독고영재가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병법과 무도는 뗄레야 뗄 수 없는데 당신의 술법이 더 뛰어난지 아니면 제 무도의 조예가 더 깊은지 궁금하군요.”이 말이 나오자 장내가 또 한바탕 술렁였다.이것은 노골적인 도발이다.둘의 분야는 다르다. 군사 배치를 겨루면 당연히 남궁을용이 완승할 것이다.하지만 무도를 놓고 보면 강남 전역에서도 독고영재를 대적할 사람은 몇이 안 된다.문제는 저자가 저렇게까지 도발을 했는데도 남궁을용이 거부한다면 명성에 큰 손상을 입을 것이다.“독고영재, 노장군님에게 도전하기에 너는 아직 자격이 부족하다. 내가 상대해 주마!”그때, 갑자기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리를 따라 보니 붉은색 옷을 입고 은빛 단발머리의 절색 여인이 활보해 들어오고 있었다.여자는 삼척 청봉검을 들고 있었는데 그의 기운은 싸늘했고 눈빛은 덤덤하며 미간에는 용맹함이 서려 있었다.위풍당당하고 늠름해 보였다.“세상에! 조홍연이다! 홍연 여제님이 오셨어!”“어머나! 제가 잘못 본 건 아니죠? 용국 최강의 여제님까지? 오늘 정말 무슨 일이죠?”“신선 싸움! 정말 신선 싸움이 따로 없구나!”검을 들고 들어오는 조홍연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또 한바탕 떠들썩했다.이 사람들은 모두 용국의 정상에 서 있는 거물들이다.평소에는 그들 중 한 분이라도 만나 뵈면 아주 큰 영광이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이렇게 많은 놀라운 존재들이 등장했다니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다.“또?”조윤지는 목이 메도록 놀라 얼른 선우희재의 등 뒤로 숨었다.지난번 조씨 가문에서 조홍연이 조일명을 단칼에 살해하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이미 조윤지의 마음에 트라우마로 남았다.지금 이 전쟁의 여제를 다시 보니 조윤지는 더욱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설마 조홍연도 유진우 때문에 온 건가?”조군해 쪽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창백해졌다.지난번에 조홍연이 조씨 가문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또다시 나타났으니 유진우와
“뭐? 전쟁의 신 조무진이라고? 그럴 리가! ”“세상에나! 전쟁 여제인 조홍연 뒤로 또 무극의 전쟁의 신이 나타나다니! 조씨 가문의 두 남매가 연이어 나타났어! 어떻게 된 일이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누가 조씨 남매를 움직이게 했던 거지?”조무진이 나타남으로 인해 본래 떠들썩했던 현장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전쟁의 신 조무진의 명성은 전쟁 여제 조홍연보다 못지않았고 심지어 한 수 위였다.조홍연의 무공과 관직은 모두 그녀가 직접 피바다에서 용맹하게 싸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서 얻어낸 것이다.따져보면 전쟁터에서 조홍연의 무도 수행이 훌륭했기 때문에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조무진은 그 반대로 무도 수행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주요하게 지혜로 승리를 거두었다.입군 한 이후로 조무진은 수십 번의 싸움에 참여했고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거의 모든 전투는 적은 병사들로 수많은 적과 싸워 이겼고 상대방보다 실력이 약한 병사들을 이끌고 막강한 적을 제압해버렸다.조무진은 지혜로운 두뇌로 병사들을 이끌었고 그 지휘 능력이 매우 훌륭했다.조홍연은 뛰어난 싸움 실력으로 전쟁터에서 이겼다면 조무진은 지혜로운 두뇌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다.조씨 가문의 두 남매는 훌륭한 싸움 실력과 지혜로운 계략으로 유명하여 조씨 가문의 쌍둥이 별이라 불리웠다. 두 남매가 군사방면에서 조예가 매우 깊어 용국 전체를 통틀어도 그들을 따라올 수 있는 존재가 없었다.“망했어. 전쟁의 신 조무진까지 오다니! 세상에나!”조윤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얼굴에 땀이 흠뻑 젖어있었다.전쟁 여제 조홍연도 상대하기 힘든 데다가 지금 전쟁의 신 조무진까지 나타났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선우 가문이라 할지라도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다.“어떻게 이럴수 있지? 조씨 가문의 실력이 너무 막강해!”조군해 일행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렸다.선우 가문이 만약 압박에 이기지 못하게 되면 그 책임을 전부 조씨 가문에게 미룰 것이 뻔했
조홍연은 진정한 나라의 샛별이자 미래의 권력을 짊어질 큰큰 인물이었다.독고영재는 일개 무인일 뿐 감히 조홍연과 같은 존재를 건드리지 못했다.싸워서 일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을지라도 감히 싸우지 못했다.“왜 말이 없죠? 당신 방금 자신감에 가득 차지 않았어요? 그렇게 능력 있다면 나랑 한판 붙어 봐요!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겨뤄보자고요!”조홍연은 냉랭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상대방을 도발했다.순간 모두의 시선이 독고영재에게로 집중되었다.현재 독고영재는 매우 난감했다. 패배를 인정하면 명성이 훼손될 것이고 그렇다고 이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 더 큰 골칫거리가 생길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진무사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을 건드려 블랙리스트에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다.“홍연 조카, 나도 당신 아버지와 친분이 있어. 조카가 사람을 데리고 우리 집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선우정호는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아버지와 친분이 있지 나랑 뭔 상관이죠?”조홍연은 개의치 않게 말했다.“너!”선우정호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선우정호가 백작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후배가 거만한 태도로 행동하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체면이 완전히 구겨진 셈이다.“자! 자! 모두 진정하세요.”조무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백작 대인, 저희가 오늘 찾아온 이유는 소란을 피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의를 위해서 달려온 바입니다. 당신들이 체포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체포했거든요.”“앞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으시다면 사람을 풀어주는 것이 좋을 겁니다. 모두에게 손해 볼 것 없는 일이죠.”“무극조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우리 선우 가문은 줄곧 화목을 귀중히 여기는 가문으로 함부로 사형을 실행하지 않아. 게다가 오늘 저의 손자 약혼 날인데 내가 어떻게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있겠어?”선우정호는 인정하지 않았다.“백작 대인, 저에게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재미없죠. 당신 선우 가문이 어떤 일을 벌이셨는지 뻔히 알고 계시면서... 일이 더 커지기
쾅!고위 관직 귀족들이 연이어 들어왔고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여러 외침 소리가 쩌렁쩌렁 끊임없이 들려왔다.병부상서, 황성군 통령, 덕의 장남... 그리고 연경에서 오신 많은 고관 귀족들이 많이 걸어왔다.수많은 위풍당당한 큰 인물들이 모두 줄지어서 들어오고 있었다.기세가 너무 높아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그중에서 아무나 한 사람을 잡아 와도 도시 하나를 주름 집을 수 있는 큰 인물일 것이다. 맨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모두 아연실색하고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평소에 이런 큰 인물 중 한 명을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르르 몰려들어 끊임없이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꿈에나 나올법한 장면이라 모든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하... 호 대인, 장 장군, 손 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귀한 손님들이 오시는 것을 보고 선우정호는 웃음 지으면서 급히 사람들을 거느리고 앞으로 마중 나갔다.병부상서 호인국.황성군 통령 장윤혁.덕의후의 장남 손강호.이들은 모두 연경에서 지도층 인물들이었다. 신분이나 지위 그리고 권력상으로 보았을 때 조씨 가문의 쌍둥이의 별보다 못지않았다.특히 병부상서의 리더인 호인국은 용국에서 최고 권력의 소유자로서 그 위세가 매우 높아 관직 가문에서도 그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다.이런 큰 인물들이 나선다면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아무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백작 대인, 오랜만이네요. 몸은 건강하죠?”호인국은 웃으면서 인사했다.“건강하고말고. 이 늙은 몸이 아마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거야.”선우정호는 웃으면서 이내 고개를 돌려 아들에게 소리쳤다.“희재야, 뭘 멍하니 있어? 빨리 와서 손 대인께 인사하지 않고!”“스승님을 뵙습니다.”선우희재가 앞으로 다가가더니 공손한 태도로 호인국을 향해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했다.그 장면을 본 현장의 사람들은 갑자기 떠들썩했다.선우희재의
조군해 일행은 조씨 가문 남매가 나타났을 때 선우 가문이 우세를 잃었다고 생각했기에 희생양으로 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그러나 호인국 일행이 나타남으로 인해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그들에게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하용만과 남궁을용 장군이 나타난들 무슨 소용 있으랴!조씨 가문의 쌍둥이 별까지 함께 한다 해도 병부상서를 비롯한 고관 귀족들 앞에서는 선우 가문의 지위를 조금도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희재야, 오늘 네 약혼 날이니 이 스승이 별로 선물할 것도 없어. 이 옥패가 나와 오랫동안 함께 지낸 물건이야. 오늘 이것을 너에게 선물할게. 앞으로 네가 더 노력해서 높이 올라가기를 바랄게!”호인국은 웃음 지으며 고풍스러운 옥패를 꺼내 선우희재에게 건넸다.“선생님 감사합니다.”선우희재는 공손한 태도로 양손으로 옥패를 받았다.“백작 대인, 이곳의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분위기가 무척 긴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호인국은 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바로 알아차렸다.“호 대인, 오늘 우리 집에 귀찮은 문제가 좀 생겼어요. 호 대인께서 마침 잘 오셨어요. 하마터면 제 백작부가 다른 사람에 의해 부서질 뻔했어요.”선우정호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그래요? 누가 감히 백작부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죠?”호인국은 눈썹을 살짝 들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바로 우리 코앞에 서있거든요.”선우정호는 앞을 힐끗 쳐다보았다.호인국은 그 방향으로 내다 보며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성 총감독, 호국 장군, 조씨 가문 쌍둥이별... 많이 오셨네요.”“스승님, 이놈들이 사람을 너무 괴롭혀요. 스승님께서 우리 대신 이 일을 바로잡아주세요.”선우희재는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말게. 이 스승님이 있는 한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못 할 거야!”호인국은 머리를 들고 가슴을 폈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며 유진우 일행을 노려보았다.“여러분, 오늘 축하하러 오셨다면 당연히 환영합니다만, 만약 소란을 피우러 오신
“유 대표님, 이건 이 대표님께서 준비한 이혼 합의서입니다. 사인 부탁드려요.”청성 그룹 대표 사무실 안.OL유니폼을 입은 장 비서가 A4용지 한 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그녀의 맞은편엔 수수한 옷차림에 준수한 외모를 지닌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이혼이라니? 무슨 뜻이지?”유진우가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대표님과 이 대표님의 결혼생활은 이젠 끝이에요. 두 분은 더 이상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요. 대표님의 존재가 이 대표님에겐 걸림돌만 될 뿐이에요!”장 비서가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걸림돌?”유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니까 청아가 날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두 사람이 결혼할 때 이씨 일가는 한창 저조기에 처해있어 빚더미가 산을 이뤘다.유진우가 그런 이씨 일가를 도와 난관을 극복해 주었다.그런데 인제 와서 부귀영화를 누리더니 이청아가 그를 발로 뻥 차버리다니.“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습니다.”장 비서는 턱을 치켜세우고 책상 위의 잡지를 가리켰다. 잡지 표지 화면에 절세미인과도 같은 한 여자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유 대표님, 이 타이틀 좀 보세요. 짧디짧은 3년 안에 이 대표님의 가치가 무려 2천억 원을 돌파했다고요. 기적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강능 전체에서 가장 핫한 미녀 대표가 되었어요! 이 대표님은 뛰어난 미모와 실력으로 구름 위를 걸으며 만인의 존경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유 대표님은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 이 대표님께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부디 저 자신을 알고 눈치껏 물러서세요!”유진우가 아무 말 없자 장 비서는 미간을 확 찌푸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썩 내키지 않는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현실이 이런 걸 어쩌겠어요? 전에 이 대표님을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이 3년 동안 대표님은 그 신세를 전부 다 갚았어요. 이젠 유 대표님이야말로 우리 대표님께 신세를 지고 있다고요!”“이 결혼이 한 차례 거래였어?”유진우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만약
엘리베이터 안.유진우는 낙담한 눈길로 가슴팍의 옥 펜던트를 내려다보았다.진작 예상은 했으나 막상 이혼하니 좀처럼 기분이 후련하지 못했다.그가 바라던 행복은 아주 단순했다. 하루 세끼를 함께하고 소소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뿐이었다.다만 이제야 알게 됐다.소소함도 죄라는 것을.소소한 행복에 흠뻑 빠진 3년이란 세월, 이젠 그만 깨어날 때가 되었다.“띠리링...”한창 넋 놓고 있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진우 씨, 안녕하세요. 저는 강능 상회의 안병서예요. 오늘이 진우 씨와 청아 씨의 결혼기념일이라면서요. 제가 특별히 두 분께 선물을 준비했는데 언제 시간이 되실지 모르겠네요.”“고마워요, 병서 씨 마음만 잘 받을게요. 앞으론 이런 거 준비하실 필요 없어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안병서는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문득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회장님, 또 다른 용건 남으셨나요?”유진우가 화제를 돌렸다.“그게 사실... 대표님께 부탁드릴 사연이 하나 있어서요.”안병서가 어색한 듯 마른기침을 해가며 말을 이었다.“다름이 아니라 제 친구가 요즘 이상한 병에 걸려서 온갖 명의를 수소문해 봐도 치료가 잘 안돼서요. 실례지만 진우 씨가 한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회장님도 제 룰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물론이죠! 빈손으로 감히 부탁을 청하겠나요. 제 친구 집에 마침 진우 씨가 원하던 용심초가 하나 있어요. 도와만 주신다면 이 희귀한 약재를 보상으로 드리겠습니다.”안병서가 대답했다.“진짜예요?”유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니까요!”“좋아요, 그럼 직접 한번 찾아뵙겠습니다.”유진우가 바로 허락했다.그는 돈과 보석 따위에 아무런 흥미가 없지만 일부 희귀한 약재는 꿈에도 오매불망 그릴 정도였다.왜냐하면 그것으로 목숨을 구해야 하니까!“고마워요, 진우 씨. 지금 바로 분부해서 진우 씨 모시러 가겠습니다!”안병서가 한시름 놓인 듯 웃으며 말했다.강
“꺼져!” 간결한 이 두 글자에 장경화는 겁에 질려버렸다.평소 한없이 자상하고 늘 웃기만 하던 유진우가 화를 내니 이토록 무서울 줄이야.그 눈빛은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였다.“사람 살려요! 구해주세요!”정신을 차린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곧이어 청성 그룹의 경호원들이 와르르 몰려왔다.“사모님, 무슨 일이시죠?”그중 경호 대장이 장경화를 알아보고는 곧장 그녀를 편들었다.“유성빈, 당장 저 녀석 끌어내! 감히, 감히 내 아들을 때렸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장경화가 강경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그룹 문 앞에서 소란을 피워? 죽고 싶어 환장했어?!”경호 대장이 손을 휘두르자 뭇사람들이 청성 그룹 앞에 몰려들었다.이건 대표님 어머님께 잘 보일 절호의 기회였다.표현만 잘하면 승진하고 연봉을 올리며 아름다운 미인과 결혼해 인생의 절정에 오를 천재일우의 기회였다.“뭘 보고 있어? 당장 제압하란 말이야!”경호 대장이 나서려 할 때 갑자기 앙칼진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감히 누가 손대려고?!”이때 실버 롱드레스로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낸 아름다운 여자가 경호원을 몇 명 데리고 이곳으로 걸어왔다.강렬한 불꽃과도 같은 새빨간 립스틱에서 요염한 풍채가 한껏 드러났고 살짝 눈웃음 지으니 고혹한 자태에 저도 몰래 스며들 것 같았다.그녀는 요정처럼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와, 너무 예뻐!”한 무리 경호원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눈앞의 그녀는 절세의 미인이 따로 없었다!“유진우 씨, 괜찮으시죠?”그 여인은 주변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도 마다한 채 곧게 유진우 앞으로 다가왔다.“네? 누구시죠?”유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의 눈가에 어렸던 표독한 기운도 점차 사라졌다.“안녕하세요, 저는 조선미라고 해요. 안 회장님의 소개로 왔어요.”그 여자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순간 한 무리 경호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조선미? 설마 그 조씨 일가의 따님 조선미를 말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