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고위 관직 귀족들이 연이어 들어왔고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여러 외침 소리가 쩌렁쩌렁 끊임없이 들려왔다.병부상서, 황성군 통령, 덕의 장남... 그리고 연경에서 오신 많은 고관 귀족들이 많이 걸어왔다.수많은 위풍당당한 큰 인물들이 모두 줄지어서 들어오고 있었다.기세가 너무 높아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그중에서 아무나 한 사람을 잡아 와도 도시 하나를 주름 집을 수 있는 큰 인물일 것이다. 맨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모두 아연실색하고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평소에 이런 큰 인물 중 한 명을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르르 몰려들어 끊임없이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꿈에나 나올법한 장면이라 모든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하... 호 대인, 장 장군, 손 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귀한 손님들이 오시는 것을 보고 선우정호는 웃음 지으면서 급히 사람들을 거느리고 앞으로 마중 나갔다.병부상서 호인국.황성군 통령 장윤혁.덕의후의 장남 손강호.이들은 모두 연경에서 지도층 인물들이었다. 신분이나 지위 그리고 권력상으로 보았을 때 조씨 가문의 쌍둥이의 별보다 못지않았다.특히 병부상서의 리더인 호인국은 용국에서 최고 권력의 소유자로서 그 위세가 매우 높아 관직 가문에서도 그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다.이런 큰 인물들이 나선다면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아무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백작 대인, 오랜만이네요. 몸은 건강하죠?”호인국은 웃으면서 인사했다.“건강하고말고. 이 늙은 몸이 아마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거야.”선우정호는 웃으면서 이내 고개를 돌려 아들에게 소리쳤다.“희재야, 뭘 멍하니 있어? 빨리 와서 손 대인께 인사하지 않고!”“스승님을 뵙습니다.”선우희재가 앞으로 다가가더니 공손한 태도로 호인국을 향해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했다.그 장면을 본 현장의 사람들은 갑자기 떠들썩했다.선우희재의
조군해 일행은 조씨 가문 남매가 나타났을 때 선우 가문이 우세를 잃었다고 생각했기에 희생양으로 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그러나 호인국 일행이 나타남으로 인해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그들에게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하용만과 남궁을용 장군이 나타난들 무슨 소용 있으랴!조씨 가문의 쌍둥이 별까지 함께 한다 해도 병부상서를 비롯한 고관 귀족들 앞에서는 선우 가문의 지위를 조금도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희재야, 오늘 네 약혼 날이니 이 스승이 별로 선물할 것도 없어. 이 옥패가 나와 오랫동안 함께 지낸 물건이야. 오늘 이것을 너에게 선물할게. 앞으로 네가 더 노력해서 높이 올라가기를 바랄게!”호인국은 웃음 지으며 고풍스러운 옥패를 꺼내 선우희재에게 건넸다.“선생님 감사합니다.”선우희재는 공손한 태도로 양손으로 옥패를 받았다.“백작 대인, 이곳의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분위기가 무척 긴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호인국은 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바로 알아차렸다.“호 대인, 오늘 우리 집에 귀찮은 문제가 좀 생겼어요. 호 대인께서 마침 잘 오셨어요. 하마터면 제 백작부가 다른 사람에 의해 부서질 뻔했어요.”선우정호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그래요? 누가 감히 백작부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죠?”호인국은 눈썹을 살짝 들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바로 우리 코앞에 서있거든요.”선우정호는 앞을 힐끗 쳐다보았다.호인국은 그 방향으로 내다 보며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성 총감독, 호국 장군, 조씨 가문 쌍둥이별... 많이 오셨네요.”“스승님, 이놈들이 사람을 너무 괴롭혀요. 스승님께서 우리 대신 이 일을 바로잡아주세요.”선우희재는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말게. 이 스승님이 있는 한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못 할 거야!”호인국은 머리를 들고 가슴을 폈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며 유진우 일행을 노려보았다.“여러분, 오늘 축하하러 오셨다면 당연히 환영합니다만, 만약 소란을 피우러 오신
“후원자들이 많다 이 뜻이야? 한번 보자고! 머릿수가 모두 몇 개일지!”수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떠드는 광경을 본 조홍연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검을 빼 들어 싸울 준비를 했다.하지만 조홍연이 검을 휘두르려고 할 때 유진우가 막아 나섰다.“홍연아, 충동하면 안 돼.”조홍연이 살인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로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 후과가 매우 엄중했기 때문이다..유진우 일행과 맞서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연경의 고관 귀족으로 신분과 지위가 매우 높았다. 만일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반드시 조홍연에게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심지어 관직을 앗아갈수도 있었다.조씨 가문은 기세가 높은 만큼 원수도 많았기 때문에 약점이 잡힌다면 문제를 크게 삼을 것이 뻔했다.지난번에 다른 이에게 모함받은 일이 바로 살아있는 예제이다.유진우는 조홍연이 자신 때문에 이런 큰일을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진우 오빠, 이 사람들은 천한 자들이라 우리가 힘으로 제압해서 교훈을 주어야 정신 차리는 사람들이에요.”조홍연은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알고 있어. 이 일을 나한테 맡겨.”유진우는 천천히 조홍연이 들었던 검을 아래로 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호인국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호 대인, 저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선우 가문이 사람을 풀어만 준다면 우리가 바로 떠날 겁니다.”유진우는 조선미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침착하게 말을 내뱉었다.“당신은 또 누군데! 감히 내게 말을 걸다니!”호인국은 고개를 비스듬히 들어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사람을 업신여기며 멸시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아무런 명성도 없는 젊은이가 감히 내게 말을 걸어?’“호 대인, 저는 그저 정의를 바랄 뿐입니다. 부디 저희 요구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유진우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태도로 부탁했다.“정의? 흥! 당신들이 백작 부에 침입해 모든 사람 앞에서 사람을 죽이고 소란을 피우더니, 이제 와서 나에게 정의를 바
모든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대문 방향으로 무장한 호위들과 귀족 몇 명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맨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미인이었다.그 미인은 겨우 서른 살 남짓 되어 보였고 전신 관리도 잘 되어 있었기에 척 봐도 온화하고 우아하며 기품있어 보였다.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오랫동안 상위층에 머무르고 있는 귀족의 우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미인 옆에는 잘생긴 청년 남자가 따라다녔다.그 청년 남자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건방진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세상에나! 정말 위왕 왕비께서 오셨어! 어떻게 오셨지?”“위왕 왕비? 혹시 서경에 계시는 그분?”“당연하지! 그분 말고 누가 감히 위왕 왕비라고 할 수 있겠어?”미인을 본 현장 사람들은 또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연경에서 온 고관 귀족들의 얼굴에도 경외하는 표정이 드러났다.평범한 왕비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만 위왕 왕비는 달랐다.위왕 왕비의 지위와 권세는 보통 왕비들보다 훨씬 높았다.위왕은 공적이 많고 권세가 무척 높은 분으로 유일하게 국호의 이름으로 등극한 왕이었다.위왕의 지위가 매우 높을뿐더러 심지어 관직 가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그야말로 황제를 제외한 용국의 제일인자였다!남편 덕에 위왕 왕비도 자연스레 신분이 상승했다.물론 가장 큰 이유는 위왕과 결혼하기 전에 위왕 왕비는 용국의 첫째 공주였다. 황제의 친동생이라는 의미이다.황제의 친동생이라는 신분이 바로 사람들이 그녀를 더 경외하게 된 이유이다.“이상하네. 위왕 왕비는 서경에서 줄곧 살고 계시지 않았어? 근데 왜 강남에 나타나신 거지?”고관 귀족들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더불어 이해하지 못했다.“백작 대인, 혹시 위왕 왕비와 친분이 있으세요?”한 관원이 갑자기 궁금한 표정으로 선우정호를 바라보았다.“친분이라고?”선우정호는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위왕 왕비와 친분이 있을 리가 없었다.선우
“유 대표님, 이건 이 대표님께서 준비한 이혼 합의서입니다. 사인 부탁드려요.”청성 그룹 대표 사무실 안.OL유니폼을 입은 장 비서가 A4용지 한 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그녀의 맞은편엔 수수한 옷차림에 준수한 외모를 지닌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이혼이라니? 무슨 뜻이지?”유진우가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대표님과 이 대표님의 결혼생활은 이젠 끝이에요. 두 분은 더 이상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요. 대표님의 존재가 이 대표님에겐 걸림돌만 될 뿐이에요!”장 비서가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걸림돌?”유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니까 청아가 날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두 사람이 결혼할 때 이씨 일가는 한창 저조기에 처해있어 빚더미가 산을 이뤘다.유진우가 그런 이씨 일가를 도와 난관을 극복해 주었다.그런데 인제 와서 부귀영화를 누리더니 이청아가 그를 발로 뻥 차버리다니.“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습니다.”장 비서는 턱을 치켜세우고 책상 위의 잡지를 가리켰다. 잡지 표지 화면에 절세미인과도 같은 한 여자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유 대표님, 이 타이틀 좀 보세요. 짧디짧은 3년 안에 이 대표님의 가치가 무려 2천억 원을 돌파했다고요. 기적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강능 전체에서 가장 핫한 미녀 대표가 되었어요! 이 대표님은 뛰어난 미모와 실력으로 구름 위를 걸으며 만인의 존경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유 대표님은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 이 대표님께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부디 저 자신을 알고 눈치껏 물러서세요!”유진우가 아무 말 없자 장 비서는 미간을 확 찌푸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썩 내키지 않는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현실이 이런 걸 어쩌겠어요? 전에 이 대표님을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이 3년 동안 대표님은 그 신세를 전부 다 갚았어요. 이젠 유 대표님이야말로 우리 대표님께 신세를 지고 있다고요!”“이 결혼이 한 차례 거래였어?”유진우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만약
엘리베이터 안.유진우는 낙담한 눈길로 가슴팍의 옥 펜던트를 내려다보았다.진작 예상은 했으나 막상 이혼하니 좀처럼 기분이 후련하지 못했다.그가 바라던 행복은 아주 단순했다. 하루 세끼를 함께하고 소소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뿐이었다.다만 이제야 알게 됐다.소소함도 죄라는 것을.소소한 행복에 흠뻑 빠진 3년이란 세월, 이젠 그만 깨어날 때가 되었다.“띠리링...”한창 넋 놓고 있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진우 씨, 안녕하세요. 저는 강능 상회의 안병서예요. 오늘이 진우 씨와 청아 씨의 결혼기념일이라면서요. 제가 특별히 두 분께 선물을 준비했는데 언제 시간이 되실지 모르겠네요.”“고마워요, 병서 씨 마음만 잘 받을게요. 앞으론 이런 거 준비하실 필요 없어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안병서는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문득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회장님, 또 다른 용건 남으셨나요?”유진우가 화제를 돌렸다.“그게 사실... 대표님께 부탁드릴 사연이 하나 있어서요.”안병서가 어색한 듯 마른기침을 해가며 말을 이었다.“다름이 아니라 제 친구가 요즘 이상한 병에 걸려서 온갖 명의를 수소문해 봐도 치료가 잘 안돼서요. 실례지만 진우 씨가 한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회장님도 제 룰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물론이죠! 빈손으로 감히 부탁을 청하겠나요. 제 친구 집에 마침 진우 씨가 원하던 용심초가 하나 있어요. 도와만 주신다면 이 희귀한 약재를 보상으로 드리겠습니다.”안병서가 대답했다.“진짜예요?”유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니까요!”“좋아요, 그럼 직접 한번 찾아뵙겠습니다.”유진우가 바로 허락했다.그는 돈과 보석 따위에 아무런 흥미가 없지만 일부 희귀한 약재는 꿈에도 오매불망 그릴 정도였다.왜냐하면 그것으로 목숨을 구해야 하니까!“고마워요, 진우 씨. 지금 바로 분부해서 진우 씨 모시러 가겠습니다!”안병서가 한시름 놓인 듯 웃으며 말했다.강
“꺼져!” 간결한 이 두 글자에 장경화는 겁에 질려버렸다.평소 한없이 자상하고 늘 웃기만 하던 유진우가 화를 내니 이토록 무서울 줄이야.그 눈빛은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였다.“사람 살려요! 구해주세요!”정신을 차린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곧이어 청성 그룹의 경호원들이 와르르 몰려왔다.“사모님, 무슨 일이시죠?”그중 경호 대장이 장경화를 알아보고는 곧장 그녀를 편들었다.“유성빈, 당장 저 녀석 끌어내! 감히, 감히 내 아들을 때렸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장경화가 강경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그룹 문 앞에서 소란을 피워? 죽고 싶어 환장했어?!”경호 대장이 손을 휘두르자 뭇사람들이 청성 그룹 앞에 몰려들었다.이건 대표님 어머님께 잘 보일 절호의 기회였다.표현만 잘하면 승진하고 연봉을 올리며 아름다운 미인과 결혼해 인생의 절정에 오를 천재일우의 기회였다.“뭘 보고 있어? 당장 제압하란 말이야!”경호 대장이 나서려 할 때 갑자기 앙칼진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감히 누가 손대려고?!”이때 실버 롱드레스로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낸 아름다운 여자가 경호원을 몇 명 데리고 이곳으로 걸어왔다.강렬한 불꽃과도 같은 새빨간 립스틱에서 요염한 풍채가 한껏 드러났고 살짝 눈웃음 지으니 고혹한 자태에 저도 몰래 스며들 것 같았다.그녀는 요정처럼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와, 너무 예뻐!”한 무리 경호원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눈앞의 그녀는 절세의 미인이 따로 없었다!“유진우 씨, 괜찮으시죠?”그 여인은 주변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도 마다한 채 곧게 유진우 앞으로 다가왔다.“네? 누구시죠?”유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의 눈가에 어렸던 표독한 기운도 점차 사라졌다.“안녕하세요, 저는 조선미라고 해요. 안 회장님의 소개로 왔어요.”그 여자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순간 한 무리 경호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조선미? 설마 그 조씨 일가의 따님 조선미를 말하는 거야?
“엄마, 일단 현이 데리고 병원부터 가요.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몇 초 동안 고민한 후 이청아가 끝내 마음을 정했다.“청아야, 현이가 당한 굴욕 반드시 갚아야 해. 절대 그놈 봐주지 마!”장경화가 표독스럽게 말했다.“걱정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해요.”이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두 경호원에게 장경화와 이현을 병원으로 실어 가라고 분부했다.“장 비서는 이번 일 어떻게 생각해?”이청아는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문질렀다.“대표님, 보다시피 유진우 씨가 먼저 이현 씨를 때렸어요. 방금 경호원들도 다 봤다잖아요. 이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장 비서가 대답했다.“다만 우리 엄마의 입방정이...”이청아는 말을 잇지 않았다.엄마의 표독스러움과 동생의 막무가내가 어느 지경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다.“어쨌거나 사람을 때린 건 잘못이에요!”장 비서가 진지하게 말했다.“정말 무슨 오해가 있더라도 대화로 풀어야 하잖아요? 게다가 이현 씨는 대표님 친동생인데 이 지경으로 때렸다는 것은 대표님이 전혀 안중에 없다는 뜻이에요. 이 점만으로 유진우 씨가 얼마나 저질스러운 사람인지 충분히 증명되지 않나요?”이청아는 미간을 구기고 의심의 골이 점점 더 깊어졌다.‘그래, 엄마와 현이가 아무리 표독스럽고 막무가내여도 손을 대는 건 잘못이야. 게다가 이렇게 심하게 때리다니. 전에 괜히 미안한 마음을 가졌어, 내가. 인제 보니 이혼은 더할 나위 없이 현명한 선택이야.’“대표님, 이번 일은 이대로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반드시 끝까지 추궁해야 해요! 감히 사람을 때리다니, 유진우 씨는 무조건 대가를 치러야 해요!”장 비서가 차갑게 말했다.안 그래도 심란했던 이청아는 이 말을 듣자 화가 울컥 치밀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유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도로를 질주하는 실버 벤틀리 안에서.유진우는 휴대폰에 뜬 발신자 표시를 보더니 미간을 살짝 구겼다.다만 결국 수신 버튼을 눌렀다.“유진우, 나한테 해명할 거 없어?”이청아가 다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