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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반창고

사실 소은정이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오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서민영이 생각처럼 많이 다치지 않았다는걸, 지금 일부러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수혈을 언급하며 부산을 떨었지만 어두운 밤이라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박예리가 눈물부터 흘린 탓에 다들 놀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탓이 컸다.

진작 꺼지라고 했는데 왜 굳이 지금까지 여기 남아있는 걸까? 굳이 그녀 앞에서 박수혁이 서민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모든 사람들이 서민영을 걱정하는 걸 보며 우월감이라도 느끼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이제 소은정은 서민영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싶은 생각도,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할 생각도 없었다.

방금 전 서민영을 향해 발을 날린 순간, 속에 쌓인 무언가가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은정은 뻔뻔한 사람들을 향해 피식 웃어주고 단호하게 고개를 돌렸다. 한편 소은해도 그녀를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

“잘했어. 이렇게 나와야 소은정이지.”

소은정이 오늘 또 인내했다면 소은해가 먼저 폭발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박수혁의 품에 안긴 여자와 강서진을 번갈아 바라보다 한 마디 던졌다.

“우리 은정이 피를 원한다고? 주제를 알아야지. 감히.”

한편 서민영은 방금 전 타격으로 인해 전해지는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킥을 맞는 순간, 정말 눈앞이 핑 돌며 눈물이 찔끔 나올 지경이었다. 대충 아픈 척 연기만 한 생각이었는데... 소은정, 이 악독한 여자 같으니라고.

소은정에게 그녀가 박수혁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려주려고 했었다. 그러면 알아서 떨어져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흔들리기는커녕 바로 발을 날리다니. 게다가 보는 눈도 이렇게 많은 곳에서!

강서진은 여유롭게 사라지는 소은정, 소은해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저... 저 사람들 도대체 뭐야? 뭐가 그렇게 당당해?”

한편,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의료진들을 다시 부른 김하늘은 전화를 끊고 박수혁, 강서진을 향해 말했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느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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