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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좋은 구경

이상한 소리였다. 서로 잡아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마치...

칸막이를 밀치고 나오려는데, 한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이쁜이, 드디어 만났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나는 멍해졌다. 분명 서강훈의 목소리였다. 나는 문을 열려던 손을 갑자기 움츠렸다.

서강훈이 이렇게 대담한 사람인 줄은 전혀 몰랐다. 그의 아내는 아주 괜찮은 여자인데도 밖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면 남자는 역시 똑같다.

“뻥치지 마, 요즘 딴 년이랑 눈이 맞은 거 아니었어?”

여자는 질투 섞인 말투로 말했다.

“방금 문 앞에서 열정적이던 모습은 어디 갔어? 나한테는 왜 그만큼 열정적이지 않는 건데? 그런데도 내가 당신한테 중요한 사람이라고? 쳇. 입만 살았지.”

“오해야.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다려 봐. 키스하고 싶어 미치겠어...”

서강훈의 도발적인 말에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회사 대표님인데 당연히 열정적으로 모셔야지, 안 그래? 내 밥그릇을 잘 챙기지 않으면 뭔 돈으로 우리 이쁜이를 만나겠어?”

“당신네 대표 정말 잘생겼더라. 잠깐...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야. 이따가 누가 와... 악!”

분명 낯 뜨거운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조금 화가 난 나는 막 나가려는데 서강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잘생겨도 네가 가질 순 없어. 그분 주위에 어여쁜 꽃들이 얼마나 많은데, 넌 그냥 나만 잘 시중들면 돼.”

나는 머리가 윙윙거렸다. 보아하니 신호연의 외도를 서강훈도 알고 있는 모양이다. 난 얼굴이 갑자기 화끈거렸다. 방금 말끝마다 사모님이라고 부르며 아첨하던 그 태도가 얼마나 가식적인가!

사모님이라고 부르면서 속으로는 나를 얼마나 비웃었을까!

휴대폰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가슴이 먹먹해났다.

밖에서 나는 소리에 얼굴이 빨개진 나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휴대폰을 켜고 조용히 칸막이를 열었다.

하지만 소리만 있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가장 안쪽의 청소 도구실에서 흘러나왔다. 안에서는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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