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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출장을 가다

전화를 걸었더니 기계음이 알려주었다, 지금 거신 전화기가 꺼져있다고.

나는 땅에 꿇어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하지만 지금 더욱 급한 것은 딸이었다. 나는 이를 꽉 깨물고 몸을 일으켰다. 카드를 빼고 돌아가는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중앙 홀로 돌아간 나는 이미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꺼져있었다.

나는 급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왜 다들 폰을 꺼두는 것인지. 왜 다들 매일 급할 때만 연락이 안 되는지. 어쩔 수 없이 시부모님한테 연락을 해봐야 했다. 새벽 한 시라서 두 분을 깨우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를 받은 시어머니의 목소리는 조금 놀란 듯했다.

“지아야, 무슨 일이야? 시간도 늦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어?”

시어머니의 부드러운 말투에 나는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 결국 나는 죄송스러운 태도로 콩이가 고열때문에 병원에 왔는데 내 손에 돈이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두 분은 통화를 끊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

시부모님이 도착했을 때 의사는 이미 콩이에게 링거를 놓아주었다. 급성 폐렴이라고 했다.

나는 새벽에 달려온 시부모님을 보며 미안해졌다.

“어떻게 오신 거예요? 연아를 불러서 보내주시면 되는데, 새벽에 불러서 정말 죄송해요!”

“연아는 호연이랑 같이 출장을 갔다더라. 집에 없어.”

시어머니가 얘기했다. 그리고 바로 콩이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우리 손녀, 얼마나 아픈 거야? 열은 어느 정도였니?”

“39.5도까지 올랐어요. 급성 폐렴이라고 해요. 잠시 아이 좀 봐주시겠어요? 돈을 내러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시부모님께 얘기했다.

나는 급하게 돈을 내러 가면서 속으로 신연아한테 불만을 토로했다. 정말 쓸모없는 애였다. 오빠를 따라가서 출장을 간다니, 도움이 되기는커녕 되려 발목만 잡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나는 시부모님을 돌려보냈다. 시어머님은 머뭇거리다가 우리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그들이 떠난 후 나는 점점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얼굴을 보며 무거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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