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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장씨 아주머니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아이를 돌보고 계십니다. 잠깐만요, 제가 곧 사모님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심지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마침 진범이가 우유를 마시려고 하여 박연희가 그를 안고 나오다가 심지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순간, 그녀는 그만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젖병이 땅에 떨어져 몇 번 바닥에서 구르며 소란스러운 소리를 냈다.

심지철은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젖병을 집어 들며 말을 꺼냈다.

“이건 씻어야 어린아이에게 쓸 수 있겠네.”

박연희는 아직 멍하니 서 있었다.

이미 정신을 차린 장씨 아주머니는 상황을 모면하려 더듬더듬 말했다.

“어찌 대표님께 일을 시키겠습니까? 어르신 빨리 내려놓으세요. 제가 하면 됩니다.”

그러나 심지철은 꿋꿋이 부엌으로 가서 젖병을 씻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옛날 경서가 태어났을 때도 내가 젖병을 빨아 주었지요. 저 아이는 진범이라고 했었지? 외할아버지로서 이 정도는 해야지.”

그 순간, 장씨 아주머니의 머릿속에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뭐라고?

지금 무엇을 들은 거지?

진범이의 외할아버지라면, 그 뜻은 사모님이 심 대표님의 친딸이라는 것인가?

장씨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심지철은 직접 진범이에게 우유를 타 주며 어린아이를 품에 안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엄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온화하고 자애로운 얼굴이었다. 게다가 진범이와 놀아주는데 진범이도 전혀 낯을 가리지 않고 그의 품에 기대어 순순히 말했다.

“저 할아버지 알아요. 할아버지가 경서 형의 할아버지죠.”

심지철은 잠깐 넋을 잃더니 다시 싱긋 웃어 보이며 답해주었다.

“맞아. 경서 형이지.”

장씨 아주머니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는 조심스레 박연희를 쿡쿡 찔렀다.

“빨리, 빨리 아빠라고 부르세요.”

그런데 박연희가 어찌 그를 아빠라고 불러낼 수 있겠는가?

물론 심지철도 그녀의 마음속의 족쇄를 알고 있다. 그는 진범이와 함께 있다가 또 하민희를 보러 갔다... 그 아이의 신세는 이미 경서에게서 한 번 들었기에 그는 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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