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결혼 생활 동안 유선우는 조은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만 다른 여자를 품속의 보물처럼 여겼다. 유선우는 차갑게 조은서를 대하고 조은서에게만 각박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마치 감옥 생활 같았다.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를 사랑하는 마음, 그 하나로 모든 것을 참았다.비가 쏟아지던 그날 밤까지. 그날 밤, 유선우는 임신한 조은서를 버리고 해외로 가서 다른 여자를 품었다. 같은 시각, 조은서는 피를 흘리며 네발로 기어서 구급차를 부르려고 애썼다.그제야 조은서는 알았다. 사랑은 준 만큼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고.그래서 이혼 서류를 작성한 조은서는 그대로 조용히 사라졌다....2년 후, 다시 돌아온 조은서의 곁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달라붙었다.그런 조은서의 전남편은 그녀를 밀어붙이며 얘기했다.“조은서, 나는 아직 사인하지 않았어. 다른 남자와 결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조은서는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유선우 씨,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눈시울이 붉어진 유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할 때 했던 서약을 얘기했다.“유선우와 조은서는 평생 함께하며 절대 이혼하지 않는다!”
View More그래서 방금 전에 그의 키스를 피한 것이다.그래, 사람의 순간적 반응이 가장 솔직한거겠지.유선우는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들은 많은 이별과 죽음을 경험했고 지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하지만 마음이 아픈건 어쩔 수 없었다.조은서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고 그녀는 그를 마음 밖으로 밀어냈다.백아현의 존재 때문에.늦은 밤, 조은서는 피곤해서 잠들었다.그러나 유선우는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병실 문을 열고 복도 끝까지 걸어가서 오랫동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한 대 피웠다.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그는 검은 셔츠만 입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쓸쓸하게 어둠 속에 서 있었고 조용히 담배를 피우며 사랑하지만 얻지 못한 느낌을 고요히 느꼈다.전에 조은서가 그에게 말했다. 그녀는 이 관계가 그녀가 훔쳐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훔쳐온 것은 그 자신이라고.하지만 지금, 조은서는 과거의 일을 알게 되었다.하늘은 아직도 그에게 내린 처벌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유선우가 웃었다.그럼에도 그는 절대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조은서가 입원한 둘째 날, 임지혜가 왔다.임지혜가 문을 열 때 조은서가 소리를 듣고 눈을 떠서 그녀를 보았다.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이 사람이 임지혜,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알았다.임지혜가 그녀를 안아 주었다.임지혜는 활기찬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조용했다. 그녀는 조은서의 몸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상처가 없는지 걱정했다.조은서는 큰 상처가 없었고 그제야 임지혜는 안심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목이 멘 채 말했다."너가 돌아왔다는 걸 알고서는 일찍이 널 보고 싶었지만 갑자기 나타나서 널 당황시키고 싶지 않았어. 은서야, 난 너무 행복해! 너가 사고를 당한 걸 알았을 때, 난 미쳐 버릴 것 같았어."조은서는 모든 것을 잊었다.그러나 그녀는 임지혜 귀 뒤의
조은서가 깨어났을 때 그녀는 병원에 있었다.위쪽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전등이 있어 그녀는 눈을 감아 버렸고 잠시 후에야 유선우가 침대 옆에 있었다는 걸 보았다. 그는 정장 차림으로 회사에서 급히 온 것 같았고 눈에는 실핏줄이 터진 흔적이 있었다.조은서는 창문 밖을 향해 돌아보았다. 달이 서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가 속삭이듯 물었다. "지금 몇 시죠?""새벽 한 시야."유선우는 목소리가 흐려져 있었다. 그는 몸을 숙이고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은 후 그녀를 응시했다.비록 그들은 이미 함께였고 함께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그의 눈에 비친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의 것 뿐만 아니라 남편으로서의 부드러움도 담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그녀를 더 부드럽게 대할수록 그녀는 더 슬퍼했다.백아현의 존재는 그녀의 마음에 남아 걸림돌이 되었다.조은서가 얼굴을 하얀 베개에 기댔고 옆에는 유선우의 가벼운 숨소리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 오랫동안 말없이 있다가 마침내 조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쓰여 있는 건 진실이에요? 우리 결혼은 행복하지 않았고 백아현도 실제로 존재했어요? "유이안이 이미 유선우에게 조은서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조은서가 이 주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그녀가 마음을 조금 열었다는 것에 그는 기뻤다.하지만 어떤 여자도 그 스캔들을 신경 안 쓸 수 없다는 것을 그도 확실히 알고 있다.그는 그녀가 무엇을 신경 쓰는지 안다. 그녀는 그가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을 신경 쓰고 있으며 심지어 이번에 그들의 감정이 그가 위장한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할 것이다.그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고 싶었다.유선우는 신중하게 생각하며 창가로 걸어갔다. 이 순간 담배를 피우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가 거칠게 말했다. "조은서, 우리 결혼은 많은 걸 겪었지만 나는 그녀를 좋아한 적이 없어! 처음부터 오해였고 네가 기억을 잃기 전에 우리는 매우 사랑하는 사
몇 분 후, 그녀는 박연준과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유이안은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책을 지루하게 읽고 있었지만 귀가 예리하게 서 있었다. 박연준은 유이안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너졌다. 예전에는 유이안도 그를 '멍청이 삼촌'이라고 애정을 담아 부르곤 했지만 이제는 그녀가 그것을 잊어버렸다. 그는 시선을 돌려 조은서에게 말했다."이렇게 커버렸네."그는 조은서의 눈빛을 복잡하게 바라보았다. 조은서가 예전 일을 잊지 않았다면, 그녀가 그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기억한다면, 어떻게 그와 다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을까... 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밤, 그녀가 그를 차로 치려 했던 것을. 조은서는 자신을 잊어버렸다. 그녀는 커피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예전 일을 잊어버렸어요. 제 기억 속에는 당신이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연준은 조금 슬퍼졌고 어두운 빛 아래서 그의 눈가가 축축해졌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맞아. 우리 사이에는 감정적인 뭔가가 없어. 넌 그냥 소송 걸려고 날 찾아온 거였어. 잘 지내는 걸 보니 기뻐." 조은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지만 우리에겐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요." 박연준의 얼굴 근육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지갑을 꺼내어 어두운 탁자 위에 2만원을 가볍게 놓고 일어서며 말했다. "답을 알고 싶다면 별장을 찾아봐. 그곳은 여러 해 동안 네가 유선우와 함께 살았던 곳이야."그는 떠났으나 조은서는 여전히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방금 그 남자는 그녀에게 답을 알려주었다.그녀가 바로 그 사모님이었다.조은서는 핸드폰을 꺼내서 네이버를 열었다. 그녀는 'YS그룹'을 검색하고 '유선우'를 검색했다. 그리고 'THEONE'도 검색했다.정보들이 눈앞에 펼쳐졌고 그녀의 과거도 점차 그녀의 눈앞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그녀와 유선우의 결혼, 조씨 그룹의 사건, 변호사 박연준, 그리고 유선우와 백아현의 스캔들까지.모든 것이 인터넷에
"엄마... 리즈?"유이안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울 것 같았다.조은서는 입술을 살짝 떨며 유이안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어떤 말이나 질문도 없이... 사실 답은 하나였다. 그것만이 유선우가 그렇게 잘 대해 주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바로 아내라는 것이었다.그녀는 억누르고 억눌러야만 했다. 그런 다음 소녀의 손을 잡아 기사에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기사는 유선우에게 여쭤보고 나서야 허락했다.조은서가 유이안의 뺨을 쓸어주며 말했다. "우리 밥 먹으러 갈 거야!"유이안은 계속 조은서의 손을 놓지 않고 몰래 생각했다. '엄마가 돌아왔어!'조은서는 고급 레스토랑을 골랐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THEONE 프렌치 레스토랑에 들어가자마자 종업원은 멍하니 서 있었다. "조...!" 그는 말이 막혔다.유이안도 멍해 있었다.조은서는 잠시 혼란스러운 듯 했다. "저를 아세요?"매니저가 급하게 다가와서 설명했다. "부인, 죄송합니다! 새로 온 서빙이 실수로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잘못 본 것이었다.조은서는 가볍게 웃었다. "우연이네요. 저도 마침 조씨거든요."매니저는 약간 불편해하며 그들을 최고의 자리로 안내했다. 창문이 있는 벽면은 B시의 야경을 볼 수 있었고 매니저가 추천한 음식은 조은서와 유이안이 좋아하는 것이었다.조은서는 메뉴를 닫고 프랑스어로 말했다. "이것으로 주세요."매니저는 즉시 요리를 준비했다.조은서는 조용히 앉아 밖의 조명을 바라보았다. 맞은 편의 유이안은 자리를 떠나 그녀 품에 안기기 시작했다.어린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것이 가장 진실한 대답이었다.유이안과 유이준은 그녀의 자녀이고, 유선우는 그녀의 남편이었다.그래서 그녀의 배에는 미세한 임신 자국이 있었고, 그래서 두 아이들이 그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그래서 매번 유선우가 그런 일을 할 때마다 항상 그녀의 민감한 부위를 알고 있었고 어떻게 그녀가 욕구에 빠지도록 만들 수 있는지 항상 알고 있었다
조은서는 유선우의 목덜미를 쓰다듬어주었으나 하마터면 그를 놓칠 뻔했다.그의 살갗은 온통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땀방울이 한 방울, 또 한 방울 광택이 나는 목젖을 타고 몸의 접합부로 뚝뚝 떨어져 그곳은 어느새 홍수라도 난 듯 흥건히 젖어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말로 이룰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냈다.조은서는 결국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선우 씨, 좀 천천히 해요.”천천히 할 수가 없다.그런데도 유선우는 조은서의 마음을 헤아려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감았다.그는 약간 속도를 늦추며 그녀를 응시하더니 조은서더러 자신의 눈을 보라고 강요했다.그리고 그녀의 붉은 입술에 대고 남자와 여자 사이의 낯부끄러운 말을 했다.“은서야, 나 봐. 나를 보면 더 편안하고 더 느낌이 올 거야.”조은서는 감히 그를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차마 그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고 그들이 접합하는 장면은 더욱 볼 수 없었다...여자의 신중함과 거절은 때로 독약과도 같아서 남자는 더욱 그만두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유선우는 그녀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기에 어제의 횟수로는 전혀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그의 욕구는 갈수록 격렬해지기 시작했다.문짝이 심하게 떨리며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그때, 유선우를 꽉 끌어안고 있던 조은서의 머릿속에 수많은 장면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선우 씨, 나 일하러 나가고 싶어.”“이혼하고 싶어? 유씨 가문이 네가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나오고 싶으면 마음대로 나올 수 있는 곳인 줄 알아?”“사모님, 모든 물건에는 가격이 있듯이 결혼도 예외는 아니야.”...사모님? 무슨 사모님?조은서는 필사적으로 그 기억을 붙잡으려 했지만 순식간에 스쳐 간 기억과 함께 그녀의 눈동자에는 만족감 뒤의 공허함만 남았다.관계가 끝나고 조은서는 유선우의 품속에 쓰러지듯 엎드렸다.두 번의 격렬한 운동 후, 유선우의 가슴은 격렬하게 기복을 이루었고 그는 아직 조금 전의 만족에서 깨어나지 못한듯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그는 고개를
조은서의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유선우가 그녀와 또 다른 아이를 낳고 싶어 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이미 두 명의 자녀가 있고 특히 이안이는 벌써 8살이 되었기에 생모에 대한 기억이 있어 남동생이나 여동생을 갖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신분 차이도 너무 커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녀는 그를 응시하며 한참이 지나 힘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선우 씨.”유선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밤은 매우 조용하고 차 안에는 서로밖에 없어서 불가피하게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얼굴을 돌리고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초록 불이에요.”유선우가 피식 웃고는 계속하여 앞으로 향했다. 그는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아파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약 5분 뒤 길가의 약국 앞에 멈춰 섰다.차가 멈추고 유선우가 안전벨트를 풀었다.“뭐 좀 사 올게.”조은서는 별생각 없이 그의 말을 받아들였고 유선우가 차에서 내린 뒤 조수석에 앉아 거대한 그의 뒷모습을 지켜봤다.지금에 와서도 그녀는 여전히 이 상황이 꿈만 같았다.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유선우와 만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고 이미 관계를 맺었다는 것 또한... 두세 달 전만 해도 그들은 완전히 낯선 사람이었다.조은서도 바보가 아니다. 자신이 이렇게 빨리 그를 좋아하게 된 데는 유선우의 속셈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그런데 왜 그랬을까?그냥 좋아서 그런 걸까?어쩌면 그들도 한때 잊힌 과거가 있지 않을까... 조은서의 뇌리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사실 조은서가 원래 그의 아내이고 원래 이안이와 이준이의 엄마이며 그녀야말로 원래 유선우의 애인이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은서가 한창 망하니 있을 때, 유선우가 바깥의 한기를 조금 머금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의 손에는 작은 상자 두 개가 들려져 있었는데 비닐봉지에 담지 않아 그 물건의 정체가 D로 시작하는 것임을 쉽
조은서는 카드를 받아 슬쩍 살펴보았다.은행의 슈퍼 VIP 다이아몬드 카드는 당연히 일반 카드와 다르다. 금과 옥을 박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하지만 정말 그녀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가 특별히 그녀를 위해 카드를 만들지 않고 그의 이름으로 된 카드를 주었다는 것이다.이러면 두 사람이 매우 친근해 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너무나도 큰 선물에 차마 받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희 만난 지 두세 달밖에 안 됐는데 선우 씨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그러자 유선우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져주었다.“그런 일까지 했는데 뭐가 빨라?”조은서의 얼굴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빨갛게 되어버렸다.유선우는 그녀를 도와 옷을 잘 놓아주고 다시 몸을 기울여 뽀뽀했다.“사실 이건 내 월급 카드야. 대표도 월급 받아. 이익 분배도 아니야. 그리고 내 연봉 40억도 모두 여기에 있어. 정말 사모님이 된 것 같지 않아?”이걸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조은서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고 그들의 관계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유선우는 그녀를 데리고 내려가 밥을 먹으며 계속하여 그녀의 손을 주물렀다. 조은서는 마음속으로 오늘 밤 유선우가 그녀의 집으로 가려 하는 것은 분명 그녀와 관계를 맺으려 했다는 것임을 생각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또 한바탕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두근거렸다.식사 때 유선우는 그녀를 따로 소개하지 않았고 그녀를 자기 곁에 앉혔다.고용인은 음식을 내오며 그녀를 보고 모두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고 다들 그녀를 은서 씨라고 다정하게 불러주었다.두 아이도 매우 착했다.게다가 심정희는 더욱이 부드럽고 자애로웠으며 수시로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너무 말라서 보양해야 한다고... 그러니 앞으로 매일 여기서 밥 먹으라고 말해주었다.집안 모든 사람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조은서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황홀한 가운데서도 그녀는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아무리 유선우가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한다고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고 창유리에 마지막 한 줄기의 주황색 석양이 비쳐 사람의 얼굴에 따뜻함을 더해주었고 조은서는 조용히 이안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여자아이가 아주 예쁘게 생겼네.하지만 예쁘다는 것 말고도 이안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그 이유가 뭔지는 조은서도 뭐라 콕 집어내기 어려웠다.한참이 지나 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결국 인정하였다.“그래, 난 네 아버지가 좋아.”그러자 이안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글을 썼다.“리즈 아가씨,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이준이는 절대 아가씨와 아빠의 사랑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게요. 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저희가 결혼식 화동이 되어드릴게요.”그리고 이안이는 고개를 들어 조은서를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금 당장 엄마라고 불러라 해도 저희는 문제없어요.”“...”조은서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 아래층 정원에서 승용차 소리가 났다.아마 유선우가 돌아왔을 것이다.유선우는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뒤 문을 열고 내렸다.겨울이라 밖이 좀 쌀쌀했다.하늘에는 석양빛만 남아 있었고 그는 분명 조은서를 보고 싶은 마음이 파도가 되어 마음속에서 흘러넘치고 안달이 났지만 담배 한 대를 피우며 달콤한 마음을 달랬다.너무 꽉 찼다.진짜 꽉 차버렸다.결혼생활을 하며 그토록 많은 슬픈 이별과 기쁨의 재회를 함께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그들은 열애 중이고 현재 그들의 사랑은 신분과 과거와는 상관없이 그저 남자와 여자의 끌림일 뿐이었다.유선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차체에 기대어 천천히 피우고 있었다.연한 파란색 연기가 유선우의 입속에서 뿜어져 나와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서 갈기갈기 찢겼다. 은은한 주황빛 황혼 속 그의 얼굴은 더욱 아름다웠다.그는 이곳의 모든 것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조은서가 돌아오니 구석구석 땅을 덮은 화초와 나무들마저 새로운 생기가 돌고 있는 것만 같았다.이윽고 가볍게 눈을 들자 테라스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무심코 볼 수 있었다.조은서는 옅은
그러자 유선우는 헛기침을 한번 하며 둘러댔다.“맞아. 어젯밤 네 리즈 아가씨와 함께 있었어.”그러자 이안이는 일부러 억양을 넣어 강조하며 답했다.“엄마는 엄마지, 리즈 아가씨가 뭐예요... 아빠 정말 뻔뻔하시네요.”“...”검은 캠핑카가 별장을 떠나자 그는 다시 심정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이안이 나 말한 거예요?”“선우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구나.”유선우가 머쓱한 듯 코를 쓱쓱 어루만졌다.하지만 어젯밤은 정말 달콤했고 매우 기분이 좋았던 유선우는 이준이를 안고 뽀뽀 세례를 날렸다.“이제 곧 엄마가 돌아오실 거야. 더 이상 리즈 아가씨라고 부를 필요 없어.”이준이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하게 바로 그 말의 중점을 집어냈다.“아빠는 리즈 아가씨를 좋아해요.”유선우는 물론 심정희도 웃음을 터뜨렸다.그러자 심정희는 곧바로 시치미를 떼고 유선우를 원망하며 투덜거렸다.“네가 평소에 잘 가르치지 않으니까 두 아이도 말을 잘하지 못하잖니. 은서가 알게 되면 정말 난리 나겠네.”유선우는 따뜻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부드럽게 웃었다.“제가 잘 달래볼게요.”심정희는 또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내 조은혁을 떠올렸다...조은혁의 생각에 그녀는 또다시 걱정을 금치 못했다.심정희 역시 다 지나온 사람이고 게다가 조은혁은 그녀가 손수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기에 사실 그의 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당시 그의 복수도 진심이었지만 현재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 그 아이는 바보가 되었고 조은혁도 결국 남자이다... 남자라면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을 것인데 주변에 새로운 여자라도 생겼으니 저렇게 박연희와 이혼하지 못해서 안달 난 것이겠지.심정희는 박연준을 원망한다.하지만 박연희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그리고 그녀가 조은혁을 위해 낳은 아이는 더욱 무고하다.심정희는 그들이 마음 아팠다.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유선우는 한 손으로 아들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심정희의 어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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