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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이지훈이 따끈한 커피를 한 잔 들고 와 최하준과 구민상에게 건네며 달랬다.

“여긴 무슨 일이야?”

최하준이 무신경하게 말했다.

“나 참, 나도 오늘 2호 법정에서 재판 있어. 나한테도 관심 좀 가져주지?”

이지훈이 투덜댔다.

“그런데 그 마스크는 뭐야? 감기 걸렸어?”

“…….”

“남한테 전염될까 봐? 그런 세심한 구석이 있었어? 동성 오더니 철 좀 드는구나”

10분 후, 법정 심문이 막 시작되려 할 때 최하준은 마스크를 벗었다. 퍼런 멍자국을 보고 이지훈은 커피를 뿜을 뻔했다.

“이게 뭐야….”

“부딪혔어.”

침울하게 한 마디 내뱉고 최하준은 법정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이지훈은 우스워 죽을 지경이었다. 누굴 바보로 아나, 여자에게 꼬집힌 자국이 분명했다.

‘저 재미없는 녀석이 이렇게 망가진 모습이라니, 이따가 몰래 찍어 단톡방에 올려야겠다,’

……

여름은 집에서 며칠 쉬었다. 얼굴에 멍자국이 사라지고 나서야 다시 일을 찾으러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표절한 디자이너는 채용할 수 없습니다.”

“강여름 씨, 이미 이쪽 바닥에 소문이 파다해요. 아무도 뽑지 않을 거예요.”

“TH에서 업계에 쭉 통보했거든요. 그런데 누가 겁도 없이 강여름 씨를 뽑겠어요?”

“…….”

지원했던 회사를 나서며 강여름은 망연자실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했는데 이제 일자리마저 찾을 수 없다니.

‘이제 어떻게 한다? 업종을 바꿔야 하나?’

“빵빵!”

옆에서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는데 여름이 반응이 없자 누군가 소리 질렀다.

“여름! 오랜만이다.”

여름은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옆에 있던 고급 SUV에서 훈훈하게 생긴 얼굴 하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선배, 어떻게 여기 계세요?”

놀랍게도 유학 시절 선배 도재하였다.

'재하 선배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우리 회사도 이 건물이야. 여기서 나오던데 무슨 일이야?”

도재하는 차를 세운 뒤 타라고 손짓했다.

여름은 차에 올라, 쑥스럽게 말했다.

“입사 지원하러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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