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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이 여자가 정말 나를 좋아한다

‘이 여자가 정말 나를 좋아한다.’

반승제는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랐다.

전에 그에게 마음을 전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반승제는 모조리 거절하곤 했다. 하지만 이 여자는 달랐다.

그들은 이미 관계를 가진 사이였다.

물론 성혜인은 처음이 아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살과 살을 맞대는, 그런 스킨쉽이 있었으면 더 이상 상대를 보통 사람처럼 대하기 어려워진다.

그와 관계를 가졌던 여자가 지금 그를 좋아한다니.

차갑게 거절한다면 매정하게 보일것이다.

반승제는 망설이다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결혼한 것은 알고 있지?”

성혜인은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당연히 알고 있던 것이지만, 지금은 디자인에 관한 얘기를 하던 것이 아닌가?

반승제는 성혜인이 말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굴렸다.

“사실 나도... 부인과 사이가 엄청 좋아.”

아내라는 두 글자가 그의 입안에서 한참을 맴돌다가 나오질 못했다.

사이가 엄청 좋다는 말도 그의 입에서 나오다니 믿기지 않았다.

성혜인은 그를 빤히 쳐다보면서 마치 진짜냐고 묻는 듯했다.

부인인 그녀가 바로 반승제의 눈앞에 떡하니 서 있는데. 성혜인은 자신이 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심지어 지금의 반승제가 말한테 머리를 얻어 차이지 않는 이상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반승제는 진지한 얼굴로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내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너는 알 거라고 믿는다.”

뭘 알 거라는 거지.

성혜인은 오늘 그와 했던 얘기들을 생각해 보며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고용주이니 고용주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반승제는 성혜인이 고뇌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녀가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여 더 이상 뭐라 말하지 않았다.

성혜인은 서서 그가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냥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한 것뿐인데 이상한 말들만 들었다.

주기 싫으면 말할 것이지. 그냥 라인으로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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