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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화

양측이 현재의 가격선에서 잠시 안정을 찾았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 하고 있으나, 결국은 어느 쪽도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금은 마치 수도꼭지에서 물이 터지듯 미친듯이 쏟아졌다. 내 주문을 너가 삼키고, 너의 주문을 내가 소화한다 고나 할까.

이진기가 이전에 말했듯이, 이런 규모의 자금이 일단 충돌하면 아무리 화려한 기술적 조작도 의미가 없다. 남은 것은 누가 더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뿐이다.

“추가로, 200억 달러.”

이진기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가격을 좀더 낮추세요. 현재의 교착 상태를 반드시 깨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리의 예비 자금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진기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걸 고려할 시간이 없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시장은 마치 당황한 닭장과 같습니다. 닭들은 공포에 질려 있죠. 우리는 이들의 내면의 공포를 자극해야만 닭장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교착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맹유훈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끄덕였다. 맹유훈도 이진기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200억 달러가 시장에 투입되었다. 이 200억 달러는 겨우 균형을 유지하던 저울에 마지막 작은 추처럼, 비록 작은 무게 변화일지라도 전체 시장의 추세를 한세븐 펀드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돈을 태운다. 이게 바로 진짜 돈을 태우는 것이다. 아니, 이진기가 지금 돈을 쓰는 속도는 돈을 진짜로 태우는 것보다도 빨랐다.

매 초마다 수십억 단위의 자금이 흘러 나가고 있었다. 1억 달러의 현금을 태우려 해도 몇 시간이 걸릴 것일 텐데, 이 돈을 사용하는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원래 혼란스러웠던 서브프라임 시장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이 혼란 속에서 자금은 이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본능적인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 자금들이 철수하기 시작하면, 현재 시장을 지지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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