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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화

이른 아침 8시, 외국어 대학교 북문.

스포츠카들이 나란히 길가에 섰고, 젊고 예쁜 여학생들을 하나둘씩 픽업해갔다.

“소한아, 오늘 네 사촌 언니가 데리러 온다고 했나?”

“응.”

“너희 언니는 강남에서 유명한 셀럽인데, 오늘 드디어 볼 수 있겠다.”

소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때, 은색 렉서스 한 대가 길가에 멈춰 섰고, 소한은 한눈에 사촌 언니의 차임을 알아챘다.

“언니!”

그녀는 뛰어가며 소리쳤다. 하지만 차 문이 열리고, 낯선 남성이 차에서 내렸다.

“그쪽은?”

“저는 강책이예요, 그쪽 형부죠.”

소한의 친구들이 모두 둘러싸며 얼굴에는 조롱 섞인 비아냥거림이 일었다.

“소한아, 왜 언니가 직접 데리러 오지 않고? 언니가 널 별로 신경 쓰지 않는가 봐?”

“듣기로는 네 형부가 데릴사위라던데, 저런 사람 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는 건 너에 대한 존중이 좀 부족한 거 아냐?”

“우리 학교 미모 과탑이 데릴사위랑 같은 취급을 받다니, 정말 한탄스럽다.”

학생들이 깔깔 웃으며 잇달아 스포츠카를 탄 뒤 떠났다.

소한이 화가 나서 발을 쿵쿵거리며 말했다.

“강책, 누가 너보고 오라고 한 거야? 우리 언니가 시켰어?”

강책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네 언니가 하룻밤을 꼬박 회의를 진행해서 너무 피곤해 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마중 나와도 똑같지 않나?”

“달라!”

강책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일단 차에 타고 다시 얘기해.”

소한이 못마땅한 듯 차에 올라탔고, 대화는커녕 강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강책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창피했다.

차가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지프차 한 대가 차를 몰고 들어왔다.

차창을 열고 보자, 옆 차에는 대머리를 한 사내 네다섯 이 앉아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강책의 차를 향해 소리치며 말했다.

“야, 소한, 우리가 동문에서 널 반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북문에서 다른 사람이랑 쌩하니 가버리는 건 너무하지 않나?”

강책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것들은 뭐야?”

그러자 소한은 긴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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