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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장

"내가 하엔 그룹과 계약을 하긴 했지만, 당신은 이걸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투자금이 6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줄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설 씨들이 그다지 기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세리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하엔 그룹에서 슬기는 노스랜드 레스토랑 사건을 다 처리하고 막 사무실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슬기는 겨울의 사무실을 지나치던 중, 겨울이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담긴 큰 가방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았다.

슬기는 여자이기에 그 물건들에 꽤 관심이 있었다.

"어떤 부잣집 도련님이 당신에게 구애하려는 것 같군요, 김 부장님." 슬기는 웃으며 말했다.

"부잣집 도련님이라니요? 그냥 설민혁 씨에요. 그는 제가 SL 그룹의 투자를 승인하도록 애쓰고 있어요. 어쨌거나 대표님께서 이미 SL 그룹과의 계획을 세웠는데, 제가 누구라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인가요?" 겨울은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이 비서님, 이 물건들을 설민혁 씨에게 돌려주게 같이 SL 빌라에 가주실 수 있나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렇지 않으면 제 핸드폰은 지난 며칠간 설민혁 씨로부터 걸려 온 전화들로 인해 폭발할 겁니다." 겨울이 물었다.

"그래요, 김 부장님이 설 씨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안 저는 먼저 가서 뭐 좀 처리할게요. 오늘 밤 거기를 방문하도록 하죠." 슬기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한 후 제안을 수락했다.

슬기는 처음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면 설 씨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설 씨들은 SL 빌라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은아로부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고, 심지어 설 씨 어르신은 담배를 피우는데 손을 떨고 있었다.

사실 모두 이미 종일 여기 있었고, 그들은 은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아가 나중에 쇼핑하러 갈 줄 누가 알았겠나? 결국 설 씨 어르신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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