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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곡을 쓰던 박민정도 비명을 듣고 의아한 표정으로 거실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한수민이 거실에 있는 게 보였고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한 손으로 박윤우를 손가락질했다.

“너 일부러 그랬지?”

한두 번이면 그럴 수 있다 쳐도 이번은 아니었다.

박윤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왜 그래요?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도우미가 박윤우 앞을 막아섰다.

“아주머니, 윤우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얼마나 착한 아인데 그래요.”

한수민은 믿지 않았다.

“이거 분명 알코올이지 빨간약이 아니에요. 지금 얼굴이 불타오르는 것처럼 뜨겁다고요.”

“윤우 아직 유치원도 안 갔어요. 어떤 게 빨간약이고 어떤 게 알코올인지 어떻게 알아요?”

도우미는 앞에 선 노인네가 만만치 않음을 발견했다.

할머니로서 손주를 용서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

한수민은 도우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박윤우는 고작 네다섯 살밖에 되지 않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윤우가 자기 얼굴을 망쳤다는 생각에 그에게 전혀 호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됐어요. 상대하기도 귀찮네. 민정이는 어디 갔어요?”

한수민도 이제 슬슬 지쳤다. 도우미가 대답하려는데 박민정이 밖에서 들어오며 차가운 표정으로 한수민을 쏘아봤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한수민은 박민정의 차림새를 쭉 훑어봤다. 오른쪽 얼굴에 아직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아우라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한수민은 박민정에게 자세를 숙이기 싫었지만 앞으로 영원히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민정아, 오해하지 마. 엄마는 그냥 네 상처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온 거야.”

“괜찮아요. 죽을병도 아니잖아요.”

박민정은 얼굴에 난 상처가 한수민이 딸이라고 끔찍이 아끼는 윤소현이 저지른 짓이라는 걸 떠올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일 없으면 나가줄래요?”

한수민이 멈칫하더니 물었다.

“너 지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네가 이 세상에 나올 일도 없었겠지. 좋은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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