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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그 말이 소지아의 귀에 들어가자 지아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처음에는 이도윤이 안아주면 그저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제지하지 않았다. 근데 누가 알았겠는가? 도윤이 이토록 대담해질 줄은.

이런 일을 미리 막지 않은 것은 사실상 허락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이제는 잠을 척하는 것도 안 먹혔고, 하지 말라고 도윤을 뭐라고 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그야말로 지아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였고 도윤의 손은 여전히 지아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지아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정말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지아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숨을 헐떡였다.

“내가 살아남는 것도 힘든데,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겠어?”

도윤은 지아의 귓불을 입술로 살짝 깨물며 중얼거렸다.

“나는 매일 네 생각만 해.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

이전에 두 사람은 함께 있을 때도 달콤했지만, 도윤은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직접적이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선호를 추측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항상 절제하며 자신의 감정을 감춰왔다.

과거에는 연애 초보자 서툰 두 사람이었지만, 이 고난들을 겪으면서 도윤도 조금씩 성장해 왔다. 지아가 말했듯이, 지아가 도윤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은 정보의 차이 때문이었고 오해와 비밀이 두 사람의 결혼 파탄의 주된 원인이었다.

생사의 고비를 넘었고, 도윤은 자신의 마음을 명확하게 지아에게 전하고 싶었다. 아마 자신의 인생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윤은 지아를 사랑했으며, 지아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용기 있게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아는 도윤의 공세에 당해낼 수 없었다.

“이거 놔, 계속 이러면 정말 화낼 거야.”

지아는 몸이 뜨거워지면서 상황이 제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자 점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아야.”

도윤이 짧게 아파하는 소리를 내자 지아가 급히 멈췄다.

“네 상처를 건드렸어?”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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