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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이도윤은 천천히 소지아의 잠옷을 내렸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밝지 않은 빛에도 불구하고, 도윤은 지아의 마른 등과 아름다운 허리 라인을 볼 수 있었다. 지아는 정말 너무 말랐는데 솔직히 말해, 이전의 지아를 안았을 때부터 손이 아팠다.

아마 아이를 세 명이나 낳은 탓에, 지아의 가슴은 더 커졌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아서 탄력을 잃지 않았다. 두 번의 조산으로, 지아의 배에는 깊은 임신줄도 없이 온몸이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그랬기에 지아는 자신의 몸매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모르고 있었다.

방안에는 24시간 난방이 있어 봄처럼 따뜻했지만, 옷이 없는 상태에서도 지아는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지아야, 돌아봐봐. 너를 보고 싶어.”

“싫어!”

도윤은 지아를 바로 끌어당겼고 지아는 여전히 손으로 눈을 가리며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빨리 해.”

도윤은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을 어떻게 서둘러?”

이번에는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 하는 관계였기에 지아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냈다. 그리고 도윤은 약속을 지키며 결국 지아에게 다짐을 깨지 않았다. 한참 후, 도윤은 지아의 몸 위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지아야, 고마워.”

지아의 목소리는 약간 애교를 띠었다.

“이도윤, 이제 너한테 빚진 거 없어.”

도윤은 지아의 다리에 묻은 것들을 닦아주려고 했지만, 지아는 몸을 일으켜 말했다.

“내가 할게.”

“싸우기도 했으니 이제 자야지, 안 그래?”

“자, 바로 잘 거야.”

지아는 침대에 누웠지만,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과거의 애증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한때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던 남자를, 나중에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던 그 남자와 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다니.

이야기가 로맨스 소설에서 판타지 소설로 변해버린 듯했다. 밤이 깊어져 가는 동안, 도윤은 지아를 안고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마치 충심으로 가득 찬 큰 강아지처럼, 지아의 어깨에 턱을 기대고 온전히 감싸 안았다.

처음 세 날 동안 도윤의 등은 정말 아팠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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