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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 달리 민경호는 이민혁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감히 이민혁 님을 몰라뵙고 도발하여 아주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이민혁 님께 아까의 일을 사과하고자 소소한 선물을 하고 싶은데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호오?”

이민혁은 의외라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민경호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곳은 해호섬이지요. 저희 민씨 가문의 땅입니다. 제가 세상 물정을 몰라 이민혁 님께 무례를 저질렀으니 이곳을 사죄의 의미로 드리려고 합니다.”

“이곳을 저한테 주겠다고요?”

이민혁은 예상치 못한 얼굴로 민경호를 보며 말을 이었다.

“값어치가 꽤 될 것 같은데요.”

민경호는 공손하게 말했다.

“이런 가치는 이민혁 님껜 당연히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것 또한 제 성의이니 사양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

이민혁은 한참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성의라고 하시니 그럼 저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양도 절차는 제가 사람을 시켜서 얼른 처리하라고 하겠습니다.”

민경호가 바로 대답했다.

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틀어 걸음을 옮겼다.

민경호는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언성을 높여 말했다.

“오늘부터! 민씨 집안 사람들은 이민혁 님의 말씀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

서규호와 정원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

“저, 서씨 가문 서규호도 이민혁 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저, 정씨 가문 정원도 언제든지 이민혁 님께서 부르시면 달려가겠습니다!”

이민혁은 들려오는 소리에 살짝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겨 떠나버렸다.

민경호는 그제야 숙였던 허리를 곧게 펴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민씨 가문에선 단단히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다만 민씨 가문을 이어받고 가주가 된 민경호도 당연히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참패를 당한 그는 바로 태세전환을 했다.

이민혁의 실력은 이미 신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그들 가문의 실력으론 이민혁을 상대하기엔 어림도 없었다.

그를 쓰러뜨릴 수 없다면 차라리 그의 편이 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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