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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출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뗀 소운은 얼마 알지도 못하는 영어 단어들을 총출동시켜 아랫층 파티장 로비에 있던 손님들께 대고 말했다.

“Ladies-and-gentlemen! 매우 중요한 사안 하나를 선포하려고 합니다! 다들 잘 들으세요! 저와 루……“

어디서 솟아나온 용기인진 모르겠지만 루장월은 한 손으로는 문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필사적으로 그를 뿌리치며 끌려나가지 않으려 용을 썼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그녀의 뿌리침에 소운은 밖에 있던 복도로 내팽개 쳐져서는 털썩 주저 앉아버린다. 하마터면 천장을 보며 벌러덩 자빠질 뻔했다. 아래층에서는 손님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너도나도 까치발을 들어 무슨 일이라도 났는지 올려다보고 있었다.

루장월은 얼른 두 발자국 뒷걸음쳤고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다행히 손님들은 그녀를 못 본것 같다.

침착함을 되찾은 그녀가 빠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농담도 적당히 하셔야죠!“

“저랑 도련님 알게 된지도 얼마 안 됐는데 혼사를 논하다니 이건 말도 안되죠! 전 도련님이랑 결혼하고 싶지도 않고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제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못 알아들으면 제가 나가서 사람들한테 다시 한번 말할 수도 있어요.“

그녀의 이런 태도에 소운의 체면은 이미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바닥에서 간신히 일어난 소운은 곧장 그녀를 덮치며 잡을 기세였다.

“너……”

재빠르게 피하며 겨우 두 발자국 뒷걸음질 친 그녀의 어깨가 뒤에 있던 누군가에게 부딪쳤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뒤 돌아본다.

문연주가 그녀를 스쳐 지나가며 소운의 앞을 가로 막았다.

“이 지경까지 망신 당하고도 아직 부족한가 봐?“

그의 아버지가 차갑게 웃으며 말한다.

“넌 장월이 마음에 안 든다며? 그럼 누구랑 결혼하든 너랑 무슨 상관이지?“

소운이 중얼거린다.

“그러니까! 연주 형은 백유랑 결혼한다고 안 했나? 그럼 장월은 나한테 줘야지, 공평하게  한 사람 하나씩!“

한 사람이 하나씩이라. 루장월이 믿기지 않는다는듯 물었다.

“도련님 절 무슨 시장에서 파는 배추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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