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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루장월은 고개를 돌려 재빠르게 입을 피했다. 허탕을 친 문연주는 끝가지 간다는 기세로 다시 끈질기게 쫓아왔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뒤적거리던 루장월이 뭔가를 잡았다.

그 순간, 치익——

코를 찌르는 하얀 연기가 문연주의 눈 앞에서 터진다.

순간 눈을 질끈 감은 문연주는 루장월에게서 떨어져 연신 뒷걸음질을 쳤다.

거의 동시에 찾아온 눈을 찌르는 듯한 고통과 목이 찢어지는 듯한 열감에 문연주는 그만 참지 못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켁!켁켁!루……켁켁!루장월!“

루장월의 상황 역시 그리 좋지는 않았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에 상대에게 뿐아니라 본인에게도 고스란히 고통을 줬다. 다행히 그녀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 채 얼른 눈을 감고 숨을 참았기에 다량의 기체를 흡입하는 건 막을 스 있었다.

그녀 역시 기침을 해대며 신속히 침대에서 내려와 연기 속을 빠져 나왔다. 욕실로 달려 간 그녀는 깨끗한 물로 입가와 눈을 씻어냈다.

——그건 다름 아닌 방호 스프레이였다.

루장월이 외출 시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던 방호 용품이었지만 이걸 처음으로 쓰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더욱이 문연주에게 말이다.

그녀가 흡입한 기체는 그 양이 많지 않았기에 조금만 숨을 돌려도 금방 괜찮아졌다.

하지만 문연주는 그리 운이 좋지 못했다. 그는 쉴새없이 기침을 하며 루장월이 욕실로 간 사이 침대 끝자락 카펫에 주저 앉아 있었다, 주위엔 온통 물병을 엎어뜨린 채로.

그는 아마 물 마시는 걸 통해 호흡기 내의 열감을 낮추려고 하는 것 같다.

그녀의 발자국 소리에 문연주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두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으나 그 지경까지 가서도 끔찍하게 휘몰아치는 그의 감정을 제어하진 못했다.

이대로라면 산 채로 그녀의 목을 부러뜨릴것만 같다.

루장월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사장님 취하지도 않으셨네요.“

진짜 취한게 맞았더라도 지금은 완전히 술에서 깼을거다.

“뭐 필요하시면 알아서 전화하세요. 전 이만 갈게요.“

그러면서 땅에 떨어진 가방을 주어 나가려고 한다.

문연주의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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