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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방은 조용했고 침대에는 그녀 혼자뿐이었다.

일어나 앉은 유월영은 머리가 무겁게만 느껴졌다. 밤새 어지러운 꿈을 꾸고 일어난 그녀는 아직 정신이 채 안 돌아온 듯했다.

그녀는 한참 앉아 있다 밖에서 나는 인기척이 들리자,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고 나갔다. 연재준이 식탁 앞에서 보온 팩을 열고 도시락 몇 개를 꺼내고 있었다. 그러다 방문을 여는 소리에 그가 고개를 돌렸다. 유월영의 약간 멍하고 나른한 표정을 본 연재준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깼어? 빨리 가서 씻고 밥 먹을 준비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아마 하정은이나 조형욱이 배달해 준 게 틀림없었다. 유월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왔다.

연재준은 하정은에게 음식뿐만 아니라 옷도 준비시켜서 가져왔다.

여전히 검은색 셔츠였지만 평상시와 달리 검은 넥타이를 매 평소보다 더 샤프하고 스타일리시 해 보였다. 셔츠 소매도 팔뚝까지 접혀 올라가 팔의 근육이 드러났고 손목에는 어두운 청색의 시계가 빛나고 있었다.

액세서리를 아무리 바꿔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유월영은 식탁에 앉아 둘러보고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 들었다. 샌드위치의 소스가 입가에 묻자 그녀는 재빨리 티슈를 뽑으려 손을 뻗었다. 연재준이 먼저 티슈를 뽑아 그녀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천천히 먹어.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니고.”

유월영이 그를 올려다보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고 눈에는 애정이 어려있었다.

“오늘 병원에 어머님 보러 갈 거야?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 나도 올라가서 뵙고 올게. 어쨌든 이제 장모님인데.”

유월영은 천천히 삼키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친자 확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엄마도 아버지가 자살한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유서도 알고 계실 거예요. 나를 만나려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당신을 어떻게 만나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혼자 갈게요.”

연재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누가 알려준 거야?”

“언니가요.”

연재준은 더 이상 말이 없다 화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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