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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루장월이 표정 하나 변하지도 않고 말했다.

“귀여운 막내 아드님이 태어났다고 들었는데, 한번 볼 수 있는 영광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

진 사장은 못 들은 척하고 차를 타고 가버렸다.

하지만 그의 목적지는 집이 아닌, 사업 살롱이 열리는 한 호텔이었다.

비운의 수석 비서인 루장월 역시 자연스레 입장이 가능했지만 다른 이들과의 대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구석 자리를 찾아 조용히 앉아있었다.

파티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진 사장을 찾아가서 보충 협약 사인만 받으면 되니 말이다.

음, 안 한다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내일 다시 오면 되니까. 나흘 뒤면 퇴사하니 나흘 정도 시간을 끌어주는 게 가장 좋았다.

루장월은 무심하게 잡지를 펼쳐보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정신을 빼앗겼다.

루장월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 사장이 웬 여자와 다투고 있었다.

여자는 여기가 어떤 자리인지 까마득히 잊은 채 진 사장에게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진연! 네가 감히 회사의 재산을 되팔다니! 천벌을 받게 될 거야!”

여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살롱에 참석한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오기 시작했다.

진 사장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루장월이 낮은 소리로 옆 사람에게 물었다.

“이 여자분은 누구시죠?”

“진 사장 동생의 와이프요. 개념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해요.”

루장월은 문득 어제 계약 회동에서 방천이 그의 동생을 언급했던 일을 떠올렸다. 동생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진 사장이 손찌검을 했던 것이다.

형제가 경쟁 구도에 있을 것이 뻔했고, 현재 진 사장이 우위에 있으니 동생의 아내가 이리도 흥분하며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다.

진 사장은 그녀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것 같았다.

잠시 고민하던 루장월은 이내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진 사장과 그 여자를 조준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자, 여러분들 여기 보세요. 여기가 바로 오늘의 살롱입니다. 요구조건도 높고 뷔페도 화려해요. 연어는 무한리필에 프랑스 달팽이, 푸아그라에 캐비어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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