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수라감옥, 이곳은 그 어떤 나라도 감히 범접할수 없는 곳이다. 그 어느 나라의 관할도 받지 않고 있는 이곳에는 흉악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범죄자들만 가득 수감되어 있었다. 그 인원이 얼마나 거대한지 오죽하면 수라감옥의 범죄자들이 함께 발을 구르면 온 세상이 흔들린다는 소문까지 돌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국가도 이곳을 관리할 엄두를 못 내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현재 수감 중인 이선우때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백 명이 넘는 범죄자들이 이선우 앞에 꿇어앉은 채 그를 공손히 모시며 헤어지기를 아쉬워하고 있었다. 오늘이 이선우가 출소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형님, 이건 제가 소유한 아이슬란드 쪽 땅의 전부 재산입니다. 고작 500억 달러밖에 안되지만 받아주십시오. 그동안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 전 오성그룹 주식의 50% 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1000억 달러정도 될 겁니다. 이거라도 제발 받아주십시오!” “형님, 로스차일드가에서 발행한 한정판 카드입니다. 전 세계에 세장밖에 없고 가치는 500억 달러정도 됩니다. 이 카드 한 장만으로 세계 5대 재벌들의 100억 달러 정도 되는 대출금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형님, 전 가진 게 하나도 없는 몸이라 고작 이 영패와 쌍둥이 딸밖에…” “형님, 저는 5만 명 정도 되는 병사를 형님한테 드리겠습니다.” … “뭐 하는 거야? 내가 뭐 이 딴것들 뺏기라도 한댔어? 왜, 나가서 굶어 죽을까 봐?” “아닙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형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몸을 숙였다. “그래, 이만 가볼게. 다들 얌전히 있어. 내 손에 너희들중 누구의 피도 묻히고 싶지 않으니까.”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몇 분 후, 이선우가 감옥밖으로 나왔다. “니들이 왜 여기 있냐?” 이선우가 감옥의 대문을 열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와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 세 사람이 있었다. “스승님, 모시러 왔습니다.” 이선
방안에서 주현호는 아직도 분에 겨워 씩씩대고 있었다. “이선우 내가 죽여버릴 거야. 5년 전 그때 죽였어야 했어.” “감히 돈을 돌려달라고 해? 딱 기다려. 내가 어떻게 하나.” 부잣집 도련님으로 살아온 주현호는 이런 모욕감을 견디지 못했다. 양지은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아까 맞은 얼굴은 이미 멍들어 있었다. 양지은네도 그다지 잘 사는 편이 아니었었다. 하지만 주현호와 만나고 난 뒤 사업도 굉장히 잘 풀리기 시작하면서 발전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니 그녀는 한 푼도 이선우에게 줄 수 없었다. “자기야 안심해, 저런 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죽이지 못하더라도 다시 감옥에 집어넣으면 그만이야. 이선우 엄마가 교외 쪽에 산다고 했지? 우리 부하들이 관리하는 곳이니까 일단 걔네한테 연락해서 엄마부터 장애인으로 만들어 버려야겠어.” 주현호가 전화를 걸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주현호 아버지로부터 온 전화였다. 전화를 끊고 난 주현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양지은에게 말했다. “아빠한테서 온 전화야. 둘째 삼촌이 곧 올 거라고 했어. 둘째 삼촌이 말하기를 부대에서 백조라고 불리는 새로 임명된 전쟁여신이 양성으로 오고 있대. 그래서 내일 아침 일찍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아.” “둘째 삼촌이랑 그 전쟁여신님을 만나러 가야 하거든. 우리 삼촌도 전쟁 영웅이셔. 이건 우리 가문이 일떠설 기회야. 전쟁여신이라 불리는 그분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이제 우리도 귀족가문으로 거듭날지도 몰라” “아, 그리고 삼촌이 허락하셨어. 직접 백조님한테 우리 결혼식 주례 좀 봐달라고 부탁해 주실 거래.” 양지은은 그 말을 듣자 너무 기뻐하며 주현호에게 입을 맞췄다. “진짜? 오빠가 최고야. 근데 그 백조님 신분이 삼촌분보다 높은 거야?” “당연하지, 우리 삼촌이 영웅이라면 그분은 신이야. 그것도 별을 7개나 단 신이시라고. 같은 레벨이 아니야.” 양지은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굉장히 짜릿하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 걸까? 이선우는 첫눈에 그녀의 외모와 몸매에 놀라긴 했으나 그보다도 그녀의 깊은 상처가 신경 쓰였다. 무술인이 틀림없었다. 최은영은 그런 이선우의 시선을 인식하지 못한 채 침대에 앉으며 물컵을 건넸다. 이선우는 물컵을 건네받고는 벌컥벌컥 들이켰다. 최은영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이선우 씨, 전 최은영이라고 해요. 당신 약혼녀고요.” “네? 약혼녀요?” 이선우는 상황판단이 안 돼서 멍하니 최은영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 최은영이 갑자기 그의 품에 안겼다. “사실 어제 절 당신께 드리려고 했어요. 근데 술을 너무 많이 드셔서 인사불성이신 상태시더라고요. 이제 술도 깨셨고 오늘 날씨도 좋으니까 지금이 기회인 거 아닐까요?” 최은영은 말을 마치고 바로 이선우에게 입을 맞췄다. 이선우는 놀라서 최은영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밀어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일단 진정하세요. 먼저 대화부터 나눠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약혼녀라고 하시는데 전 약혼을 한 적이 없어요. 저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닙니다.” 최은영은 그 말에 발끈했다. “그럼 전 쉬운 여자라는 건가요? 좋아요, 어떤 게 쉬운 건지 알려드릴게요.” 그녀는 이선우를 덮치고는 그의 볼을 잡고 입을 맞췄다. 그녀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전쟁터에서 신이라고 불리던 자신이 거절당한 것도 모자라서 쉬운 여자라는 취급을 받는 것이 참을 수 없게 분했다. 그 시각 이선우는 거칠게 입을 맞춰오는 최은영을 차마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몸을 뒤집어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제압할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최은영 몸에 난 상처가 떠올라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는 다시 한번 힘껏 그녀를 밀어내며 말했다. “죄송해요, 일단 화내지 마세요. 제 말을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전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었어요. 상처도 깊으시면서 왜 이러시는 거예요. 목숨이 아깝지도 않아요?” “제 상처를 보셨다고요?” 최은영이 깜짝 놀라 물었다. “
“조금 따끔할 거예요. 잠시만 참아줘요.” 두 번째 바늘도 들어갔다. “베개를 등 쪽에 받쳐주세요. 반시간 내로 폐 쪽에 고여있던 피들이 빠져나갈 거예요.” 이선우가 베개를 최은영에게 건넸다. 반시간 후, 최은영의 혈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원래도 아름답도 그녀의 미모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신경 쪽에 치명상을 입었어요. 치료하려면 16종류의 진귀한 약재가 필요해요. 지금은 없지만 이틀 내로 제가 구해올게요.” “정말 이것도 치료할 수 있는 거예요?” 최은영이 물었다. 이런 치료방식은 생소했기에 궁금한 점이 굉장히 많았다. “네,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이선우는 손을 멈추지 않았고 수많은 침들이 최은영의 몸에 놓였다. 최은영은 내내 조용히 누워서 이선우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전쟁터의 피비린내와 비명소리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지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요함과 편안함이었다. 그녀는 서서히 눈을 감고 이 편안함에 몸을 맡겼다. 어느덧 한 시간이 흘렀다. “이제 침을 빼볼게요. 지금 상태가 어떤 것 같아요?” 최은영의 혈색이 많이 좋아졌다. 숨도 더 이상 가빠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은영은 기쁘지 않았다. 왠지 이선우라면 자신의 병을 빠른 시일 내에 고칠 수 있을것 같았고 그때가 되면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이선우는 최은영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왜 그래요, 어디가 불편해요?” “아니요, 많이 나아졌어요. 고마워요.” “고맙긴요, 제 약혼녀라고 하셨잖아요. 일단 기본적인 치료는 마쳤어요. 하지만 격렬한 운동은 하지 마시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세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마저 치료하죠.” “아, 그리고 제가 식단과 먹어야 할 약들을 좀 정리해서 적어봤어요. 이따가 제가 보내드릴 테니까 상처가 다 낫기 전까지는 제가 적어드린 대로 드시고 약도 꼭 챙겨먹어야 돼요.” 최은영은 세심하게 챙겨주는 이선우의 모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