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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아가씨가 오시니까 잠이 다 깼어요. 우리 노가리나 깔까요?”

장소월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노가리... 노가리가 무슨 뜻이죠?”

은경애가 허벅지를 탁 치며 말했다.

“어머, 그걸 모르는 거예요? 제가 알려드릴게요. 노가리를 깐다는 건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이에요.”

장소월이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은경애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까 제가 집을 나설 때에도 소리를 들었어요. 제가 보기에 어르신이 곧 아가씨의 동생을 만들어줄 것 같아요.”

은경애는 어느 쪽 사투리를 쓰는지 알 수 없으나 꽤 재밌었다.

그녀의 말투는 너무나도 호탕했다.

장해진은 적지 않은 여자와 관계를 가졌지만 외부에 아이를 남겨놓는 법이 없었다. 설사 생겼다고 해도 깔끔하게 처리했다.

언젠가 서른 살 남짓한 여자가 아이를 안고 찾아와 난리를 피웠지만, 그 후 장소월은 단 한 번도 그녀와 아이의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 일 또한 한 번밖에 없었다.

책상 위에 희미한 등불이 놓여있었고 방 안엔 목탄 타는 냄새가 풍겨왔다. 은경애의 코 고는 소리와 손목의 통증 때문에 장소월은 전혀 잠들지 못했다.

좁은 침대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깨어났을 때 햇빛이 창문을 타고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장소월은 은경애를 깨우지 않으려 조용히 일어나 담요를 몸에 덮은 뒤 조심스레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밤새 눈이 내린 터라 밖엔 눈이 꽤나 두껍게 쌓여있었다.

어젯밤 젖었던 슬리퍼도 이제 완전히 말라 발에 신어보니 보송보송 산뜻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젯밤 이곳에서 잤다는 걸 숨기기 위해 그녀는 뒷문으로 에돌아 들어갔다.

마당에선 도우미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녀를 본 도우미들이 소리쳤다.

“아가씨.”

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현관으로 들어갔다.

순간 악취가 코를 찔렀고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욕실에 들어가 상처를 피해 샤워를 하고는 목에 난 흔적을 몇 번이고 연속 닦아냈다. 당시 그녀는 남자 두 명에게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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