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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이미지의 배준석과는 다르게 박태준은 강이한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남자였다.

혼잡한 술집 안에서 그들의 존재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왜지?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만해, 형. 핸드폰 여기 내려놓고 술도 그만 마셔!”

배준석이 강이한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았다.

여기 와서 앉은 순간부터 강이한은 유영에게 미친 듯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상대가 무시하는데도 그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그들도 오늘 노부인 생신 잔치에서 있었던 일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거 알아? 내가 그 여자랑 결혼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과거 강이한은 유영과 결혼하기 위해 가문의 모든 압력을 이겨내야 했다.

지금은 그가 세강의 대표로 부임했지만 그때는 손에 쥔 지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는 유영을 위해 친척들의 위협과 싸워야 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조차 그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물론 유영과 결혼한 뒤로 그는 회사에서 피바람을 일으켜서 빼앗겼던 것들을 전부 되찾아왔다.

하지만 그녀와 결혼하기 전에 그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족들에게 양보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래. 형수님이 잘못했네!”

배준석은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러니까 조건이 서로 비슷한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 아니야. 해준 형은 어떻게 생각해?”

“그만들 해.”

박해준은 배준석과 생각이 전혀 달랐다.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면 어느 한쪽만 잘못했다고 볼 수 없었다.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짜증만 내지 말고 제수씨가 왜 꼭 이혼을 선택해야 했는지, 네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생각해 봐.”

그들은 유영과 접촉할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유영이 이해심 많고 온순한 성격이라는 건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단호하게 이혼을 결심했다면 강이한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강이한이 냉소를 지으며 질문에 대답했다.

“그 여자 바람 났어.”

둘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바람은 부부 사이에 신뢰를 깨뜨린 엄중한 문제였다.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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