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1221 - Chapter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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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장
한참 후. 데이비드는 용기내어 목정침의 사무실을 정리하러 들어갔다. 목정침의 사무실은 늘 그가 직접 청소를 했기에,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둬야하는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시켜서 살짝만 오차가 생겨도 목정침은 화를 낼 게 분명했다.  오늘 오전내내 분위기가 안 좋아서 데이비드도 아무 소리를 못 내고 묵묵히 할 일을 했다. 오늘 그가 늦게 와서 다행이지 아니면 더 괴로울 뻔했다.  갑자기, 목정침이 입을 열고 물었다. “너 연애해 본 적 있어?”  데이비드는 벙쪄서 순간 반응을 하지 못 했다. “뭐… 뭐라고 하셨어요?”  목정침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연애해봤냐고.”  데이비드는 침을 삼켰다. “이거… 회사 심사 기준으로 쓰이는 건가요? 이렇게 사적인 필요한가요?”  목정침은 인내심이 없었다. “이건 사적인 문제라서 내가 개인적으로 너한테 물어보는 거야. 나 지금 사장 아니니까 말해봐.”  데이비드는 안도했다. “당연히 있죠. 제 나이에 연애도 안 해봤겠어요? 안 해본 사람은 생리적으로 뭔가 결함이 있거나 변태예요.”  목정침은 생각에 잠겼다. “넌 여자랑 사귀는 거 사실 힘들다고 느낀 적 없어? 사귀면 힘들던데. 만약 감정이 격해졌을 때 상처주는 말을 했으면 어떻게 되돌려야 해? 다시 싸우지 않는 그런 방식으로.”  데이비드는 곰곰히 생각했다. “사모님 말씀하시는 거죠? 그것도 상황을 봐야죠. 모든 여자들은 다 다르니까 해결하는 방법도 다 다르죠. 사모님은 어떤 여자이신데요? 말해 보세요, 제가 방법을 생각해 낼 수도 있잖아요.”  목정침은 망설이지 않았다. “또 다른 나.”  데이비드는 투덜거렸다. “이건 혼자서 생각해 보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저는 대표님도 벅찬데, 여자버전인 대표님은 더 해결하기 힘들죠. 정 안되면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만약 대표님이 여자라면, 어떻게 해야 화가 풀릴지요. 사모님이 또 다른 대표님이라면서요? 그러면 생각이 날지도 모르잖아요.”  이건 말을 안 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목정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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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장
서양양은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이었다. “언니 오전에 갔는데요? 모르셨어요?”  목정침은 갑자기 마음 한 켠이 텅 빈 것 같았고 입술을 문질렀다. “지금 알았어요. 감사해요. 그럼 이만.” 그가 떠날 준비를 할 때 서양양이 혼자 중얼거렸다. “언니가 말한 것처럼 신랄하고 각박한데다 차갑지도 안으신 거 같은데, 늙지도 않으셨고… 엄청 예의 바르시고…”  이 말에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들은 그는 순간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온연의 눈엔 그가 그런 사람인가? 신랄하고 각박하고 차갑기까지한… 늙은 남자?  목가네로 돌아와서 문을 들어서자 그는 온연과 아이가 재밌게 놀고 있는 소리를 들었고,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너 오늘 회사에 없던데, 어디 갔었어?”  온연은 고개 들어 그를 보지 않았다. “왜요? 이제 내가 어딜가든 당신한테 보고해야 해요?”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목이 메었다. 그는 그제서야 늘 자신이 그녀를 제어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는 걸 발견했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게 습관이 되었다. 만약 그녀가 그가 아는 범위를 벗어날 때면, 그는 화가 나고 불안했기에 자신도 모르게 심문하는 말투를 썼다.  지금은 예전과는 달랐다. 그녀는 이미 8살짜리 소녀가 아니었고, 자신의 생각과 성질이 있었다. 그녀는 이제 그에게 대들기도 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 말이 아니라, 내가 널 데리러 갔는데 한 두 시간을 헛되게 기다렸어. 너랑 자주 출퇴근하는 그 아가씨가 너 오전에 갔다고 알려주길래 너가 어디 갔었는지 물어보는 정도는 괜찮지 않아?”  온연은 그를 힐끗 보았다. “괜찮죠. 근데 난 당신한테 말할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난 늘 당신이 만든 새장 안에 사는 공작새도 아니고 나도 날개가 있으니 마음대로 날아갈 수 있어요. 앞으로 나 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나도 집 오는 길 알고 택시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 당신 귀찮게 안 하려고요.”  목정침은 강제로 화를 억눌렀다. “나한테 꼭 그런 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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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장
온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저 사람 뱃속에 있는 회충도 아닌데, 아주머니 말처럼 그랬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저는 저 사람이 잘 먹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몇 그릇은 더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가 안 부르면 어디서 힘이 나서 저랑 싸우겠어요?”  잠시 후, 유씨 아주머니는 목정침이 내려와서 밥을 먹지 않자 떠봤다. “연아, 내가 도련님한테 내려와서 식사하시라고 할까?”  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 사람은 밥 먹는 시간 모른데요? 생활습관에 신경 많이쓰잖아요. 제 시간에 밥 안 먹으면 안 괴롭데요? 본인이 안 내려오겠다는데 뭐하러 불러오세요? 여긴 본인 집이잖아요. 그 사람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거지,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순간 말문이 막혀서 자리에 앉아 감히 움직이지 못 했다. 비록 온연이 크는 걸 그녀가 봐왔지만 갈수록 성질이 나오면서 오히려 그녀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식사 후. 온연은 거실에서 즐겁게 진몽요와 영상통화를 했고, 싸워서 기분이 안 좋은 건 마치 목정침 혼자인 듯했다. 목정침은 위층에서 아래층 소리를 들으며 화가 점점 치밀어 올랐지만 털어놓을 수 없어 가슴이 답답했다. 날씨가 아직 더워지지도 않았는데 그는 정작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에 짜증나서 옷을 풀었다.  온연이 방으로 들어오자 시간은 이미 저녁 11시였고, 콩알이도 이미 잠 들었다.  그녀는 부드럽게 아이를 아기 침대에 눕혔고, 알아서 침대에 누워 자려고 했다. 그녀는 창문 앞 의자에 앉아있던 목정침을 완전히 무시하며 투명인간 취급했다.  목정침이 이 분위기를 견딜 수 있을까? 그는 벌떡 일어나 침대 맡에 앉았다. “그만 좀 하지?”  온연은 그저 옅게 숨을 들이마시며 대꾸할 생각이 없었다. 왜 그가 하는 모든 말은 다 그녀의 제멋대로인 행동을 나무라는 것 같을까? 서예령이 문서를 전해준 건 그저 불씨였고, 진정한 문제는 본인들에게 있었다.  잠시 경직되었다가 목정침은 그녀 옆에 누워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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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장
다음 날 아침. 목정침은 어제의 어두움을 버리고 눈가에 웃음을 띄며 나가기 전에도 아이를 안고 놀아줬다.  온연이 준비를 다 하고 나가려하자 그는 아이를 유씨 아주머니에게 맡겼다. “가자, 데려다 줄게.”  그가 베풀은 은혜 덕분에 온연은 어젯밤 잘 자지 못 해서 머리가 살짝 멍했다. “괜찮아요, 나 혼자 택시타면 되니까 신경쓰지 말아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직도 그녀가 화가 안 풀린 줄 알고 옆에 팔꿈치로 살짝 건드렸고, 그녀는 목정침을 보더니 하품을 했다. “진짜 안 데려다 줘도 돼요. 나 이제는 제시간에 출근 안 해도 되고, 수준 있는 디자인만 그릴 수 있으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어도 우리 매니저는 불평하지 않을 거예요. 어제만해도 밖에 카페에서 반나절동안 앉아 있었어요. 당신 회사는 일이 많으니까 가서 일 봐요.”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받아드렸다. “그래,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해, 나 먼저 가볼게. 저녁에 소경이네 가서 밥 먹을 거야. 5시전에 집에 도착하면 내가 데리러 올게. 위치 변동 있으면 바로 나한테 알려줘.”  온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아이에게 뽀뽀를 하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차를 멀리 타고 나오자 목정침은 긴 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세히 방금 상황들을 회상했고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방식이 순식간에 익숙해질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적응해야 했다.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그는 진작에 그녀를 통제할 수 있는 아이처럼 대하면 안됐었고, 아내로 대했어야 했다.  어제 저녁에 잠을 잘 못 자서 온연은 밖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고 먼저 회사에서 잠을 좀 잘 생각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서양양은 황급히 목정침이 어제 회사 밑에서 기다렸다는 사실을 온연에게 알렸고, 온연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알고 있어요.”  서양양은 장난을 쳤다. “언니가 어제 남편분 신랄하고 매몰찬데다 차갑고, 늙은 남자라고 하셨잖아요. 남편한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게다가 언니가 말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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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장
온연은 부정하지 않았다. “양양씨 말이 맞아요. 어쩌면 당천씨가 진짜 괜찮은 사람일수도 있잖아요. 한번 계속 만나봐요, 속마음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도 되고요.”  서양양은 걱정에 잠겼다. “언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게… 제시카씨 일 말이에요, 당천씨한테 영향이 큰가요? 요즘 그 사람 상태도 별로 안 좋은 거 같고, 앞날에도 큰 영향이 있을까요?”  그녀의 희망찬 눈빛을 보고 온연은 까발리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양양씨, 사실 속으로 알고 있잖아요, 아니에요? 당천씨 처지는 지금 대기업에선 명예문제 때문에 고용하지 않으려 하고 작은 기업들을 이득 보려고 낮은 비용을 제시하며 모욕을 주고 있어요. 예전에는 머리 싸매면서 그를 개인 디자이너로 고용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도 다 비웃고 있을 거예요.   앞날은 더욱 말할 것도 없죠, 엄청난 반전이 있지 않는 이상요. 이 일이 몇 년이 지나더라도 이 사람 이름만 나오면 누구든지 제시카씨와의 일을 떠올릴 거예요. 그 분은 디자인 바닥에서 유명한 인물이었잖아요. 명성이 높을수록 무너질 때 누구보다 비참하게 떨어지는 법이죠. 이건 당연한 거예요.”  서양양의 표정은 점차 실망으로 가득 찼다. “알겠어요. 이렇게 말하니까 그 사람은 지금 생계도 문제네요. 그렇게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인데 생계 때문에 모욕당하면서 작은 기업에 가진 않겠죠. 당천씨로 계속 살아가게 된다면 과거의 경험이 지워지지 않는 한 이 사회에서 격리당하겠죠. 너무 잔혹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대충 디자인만 그려줘도 수입이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벌어 놓은 돈도 놀면서 다 쓰게 생겼잖아요. 앞으로 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죠?”  온연은 그녀를 잠깐 응시했다. “양양씨는 이미 그 사람 미래까지 걱정하고 있는데, 제가 두 사람 관계가 가볍지 않다고 생각해도 되죠?”  서양양의 두 볼이 붉어졌다. “언니, 장난치지 마세요. 그래도 저 그 사람이랑 만났었잖아요.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한테는 잘해야 된다고 가르치셨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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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장
목정침은 웃으며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런지 아닌지는 가봐야 알 수 있었다.  백수완 별장에 도착한 후, 목정침은 차에 내려서 아이를 안았다. 아이가 거의 1살이 다 되어가서 그런지 안으면 좀 무거웠고, 온연이 안고 있으면 가녀린 팔이 힘겨워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하람이 온연과 목정침에게 슬리퍼를 꺼내 주었다. “일찍 왔네, 소경이 아직 밥 하고 있어.”  온연은 집 안에 다른 사람이 없자 호기심에 물었다. “어머님, 설마 소경씨랑 두 분이서 몽요 챙기고 계신 건 아니죠? 산후조리사 고용 안 하셨어요?”  하람은 경사가 있을 때면 정신이 맑아졌고, 손자가 생긴 게 큰 경사라 기뻐서 입을 다문 적이 없었다. “집에 나만 있어도 소경이는 불편해하는데, 다른 사람 고용할 수나 있겠어? 게다가 다른 사람이 몽요랑 아이를 챙기는 것도 난 불안해. 소경이가 밥 하고 내가 애 보면 딱이잖아? 소경이는 이제 회사에 급한 일 처리하 때만 가끔 출근하고 평소에 집에만 있어. 한 달만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소경이도 출근하고, 밥 할 가정부만 고용해서 저녁에 퇴근시키면 소경이도 안 불편하고 크게 문제될 것도 없지.”  온연은 다시 한번 진몽요가 행운아라고 느꼈다. 이렇게 좋은 남자와 시어머니가 있으니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테다.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진몽요는 후다닥 내려왔다. “연아!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는데 드디어 날 보러 왔구나, 콩알이도 같이 왔네~ 근데 우리 집 꿀꿀이는 아직도 자고 있어, 안 그럼 인사시켜줄 텐데.”  하람은 깜짝 놀랐다. “몽요야 천천히 내려와야지! 넌 제왕절개 한 애가 산후조리 기간에 이렇게 뛰어다니면 상처가 찢어질까 봐 안 무섭니? 난 보기만 해도 무섭다 얘! 얌전히 있어, 너 때문에 놀라서 내 심장 튀어나오기 전에.”  진몽요는 민망해서 걸음을 멈추고, 억지로 수술한지 얼마 안된 환자인 척을 하며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연아, 목정침씨, 와서 앉으세요.”  온연은 하마터면 웃을을 참지 못할 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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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장
진몽요는 부끄럽지 않은 듯 웃었다. “맞다, 국청곡이 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아냈는지 모르겠는데, 요즘 거의 매일 나한테 연락하더라. 다 임신 관련된 얘기긴 한데, 내가 임신했을 때처럼 똑같이 불안한가 봐.”  온연은 심장이 덜컹했다. 국청곡이 진몽요에게 연락을 하는 건 단순히 임신 관련된 정보를 물으려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국청곡이 예군작 때문에 해성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여전히 이곳을 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국청곡이 임신 관련된 거 말고 다른 거 물어본 적 있어?”  진몽요는 생각하다가 말했다. “있지, 요즘에 예군작씨가 나한테 연락했는지 물어보던데. 그 사람은 지금 해성에 있는데, 예군작씨가 바빠서 연락을 안 했나봐. 원래 내가 퇴원했을 때 예군작씨한테 꽃 받았다고 말하려다가, 그냥 말 안 했어. 상대가 오해할 수도 있잖아?”  온연은 안도했다. “너가 진짜 멍청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만약 말 했으면 상대가 오해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예군작씨랑 너랑 이제 연락도 안 하니까 국청곡이랑도 연락하지 마. 그냥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고, 연락 안 오면 굳이 먼저 하지도 말고. 그 사람은 너랑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진몽요는 대답을 하면서 주방 쪽을 보았다. “경소경씨는 정말 치사해. 내 주변엔 목정침씨 말고 다른 이성이 하나도 안 남았는데 예전엔 왜 몰랐지?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하나?”  온연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지, 저 사람은 널 사랑해. 엄청 많이.” 그저 진몽요는 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몰랐고, 경소경이 그녀를 위해 얼마나 맞섰는지 모를 것이다.  식사 시간. 진몽요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왜냐면 모든 요리를 다 그녀에게 따로 만들어 주었고, 그녀의 요리엔 소금 조금과 기름 외에는 어떠한 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옆에 맛과 색깔이 모두 완벽한 다른 사람들의 요리를 보며 그녀는 계속 침을 삼켰다. “나… 나도 다같이 먹는 요리 먹고 싶어요. 입 안에 침이 너무 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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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장
돌아가는 길, 콩알이는 차에서 잠 들었고 온연이 물었다. “경소경씨가 무슨 일 있어서 부른 거예요?”  목정침은 바로 답했다. “일 얘기지 뭐. 실수로 너무 늦게까지 얘기했네, 졸리면 자. 곧 있으면 집 도착해.”  온연은 고개를 돌려 차 창밖을 보았다. “안 졸려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무슨 중요한 일 있나해서요.”  목정침은 뜸들이다가 물었다. “네 마음속엔 내가 정말 각박하고 차가운 남자처럼 보여?”  온연은 하마터면 침이 목에 걸릴 뻔했고 찔려서 그를 보지 못 했다. 그가 어떻게 안 거지? 그녀가 서양양한테 했던 뒷담화를 그가 알게 됐다니, 천리까지 들리는 귀를 가진 건가? 아님 그녀의 몸에 도청기를 심었나? 그럴 필요까진 없진 않나?  그는 그녀의 반응이 웃겼다. “긴장하지 마, 난 그냥 네 진실된 생각이 궁금했을 뿐이야. 사실대로 말해줘.”  온연은 입술을 움직였다. “아니요… 그냥 홧김에 뱉은 말인데, 내가 그 말한 거 어떻게 알았어요? 난 양양씨한테만 말했는데, 양양씨가 알려준 거예요?”  그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혼자 중얼거리시길래 내가 들었어. 그래서 궁금했지. 네가 대체 속으로 날 어떻게 생각하길래 그런 이상한 단어들로 날 형용했나 하고.”  온연은 민망해서 웃었다. “아니요, 진짜 그런 거 아니에요.”  목정침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그럼 나 사랑해?”  온연은 벙쪘다.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요? 이미 부부인데 사랑하고 말고가 어딨어요, 난 당신이랑 이런 얘기 나누기도 부끄럽네요.”  그는 한 손을 빼서 그녀의 손을 잡았고, 나머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난 알고 싶어. 왜냐면 난 네가 날 사랑했던 순간을 붙잡았던 적이 없어서 불안해.”  불안? 그의 입에서 이런 단어가 나온다고? 그녀는 의식적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내가 목가네에 들어간 그 순간부터 이번생은 도망가긴 글렀는데, 불안해할 게 뭐가 있어요? 내가 당신을 안 사랑한다 해도 날 놓아주지 않을 거잖아요. 우린 똑같아요. 어렸을 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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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장
온연은 그 몇 초 간 감동했다가 또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런 말은 얼음장 같은 그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그의 손을 놓았다. “운전 똑바로 해요. 방금 그 말 경소경씨가 가르쳐준 거 알아요.”  목정침은 눈가가 살짝 쳐졌다. 이런 것마저 들키다니, 그렇게 티가 났나? 하지만… 이건 그가 말하고 싶었던 속마음이기도 했고 경소경이 이번에 제대로 가르쳐 줬다고 생각했다.  목가네로 돌아온 후. 온연은 콩알이를 눕히고 콩알이를 안고 있어서 저려진 팔을 주무르며 말했다. “얼른 씻어요 난 좀 쉬고 있을게요. 애 데리고 외출 한 번 하니까 힘드네요.”  목정침은 깊이 잠든 아이를 보고 작게 말했다. “같이 하자, 시간 절약할겸. 너무 늦었잖아.”  온연의 머릿속엔 순간 아한 생각이 스쳐갔다. “아니요, 당신이 먼저 씻어요. 차에서 계속 애를 안고 있었더니 팔이 다 저려서 난 좀 있다가 씻을래요.”  그는 그녀를 잡아당긴 뒤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맞대고 눈빛이 이글거렸다. “피곤하면 내가 도와줄게.”  그녀는 그의 눈빛 때문에 두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그는 사정없이 그녀를 들추어냈다. “예전에 진몽요랑 살 때는 거의 맨날 같이 씻더니, 나는 안된다 이거야?”  온연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것까지 알고 있다니! 그녀는 살짝 당황했다. “당신 진짜 내 몸에 도청기 단 거 아니죠?”  목정침은 그녀의 턱을 들고 웃는 것 같지만 웃지 않았다.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이런 건 같이 안 있어도 알 수 있는 건데 넌 왜 내가 그런 수단을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건데? 네가 날 오해했으니 그 보답으로 같이 씻자.”  그녀의 머리가 멍해진 채로 그와 함께 욕실로 들어갔고, 이번에 그는 연기하기도 귀찮았는지 바로 진짜 목적을 드러내며 물도 틀지 않았다.  ......  벌써 진몽요의 산후 조리가 끝나는 날이 다가왔다. 그녀는 기쁘게 샤워를 했고, 너무 흥분해서 화장하는 손까지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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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장
진몽요는 웃으며 말했다. “나 좀 그만 놀려, 내가 왜 여기서 만나자고 했는지 알아? 여기 먹자골목이 쭉 있어서 한 달 동안 못 먹었던 거 오늘 여기서 다 먹고 가려고!”  서양양은 정직하게 한 마디 했다. “수유 안 하시는 거예요? 아직 못 먹는 거 많으실 거 같아서요. 특히 길거리 음식은 위생적이지 않잖아요.”  진몽요는 좌절했다. “꼭 알려줘야 했어요? 그런 말 안 해도 안 죽어요. 내가 한 달을 참았는데 만나자마자 찬물부터 끼얹으면 사람 죽겠어요.”  서양양은 가볍게 웃었다. “네네, 여기까지만 할게요. 근데 제가 말 안 했어도 온연언니가 알려드렸을 거예요.”  온연은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아니요, 난 안 알려줬을 거예요. 난 얘 걱정 하나도 안되거든요. 얘가 독버섯을 먹어도, 애 봐줄 사람도 있으니 직접 수유 안 해도 될 걸요. 얘가 임신하기도 전에 어머님이 이미 애 낳으면 봐주시기로 했고, 이미 인생의 승자인데 먹는 걸 어떻게 구속하겠어요? 그냥 먹자, 더러운 기름을 먹든 뭘 먹든 아무거나 골라.”  진몽요는 자랑스럽게 바람을 타고 걸으며 길거리 음식점 앞에 멈췄다. “일단 위를 보호할 음식부터 먹어줘야지. 여기저기 둘러보고 나서 샤브샤브 먹으러 가자. 난 벌써 샤브샤브가 먹고싶어. 다른 건 딱히 땡기는 게 없거든. 다 먹고 쇼핑하러 가자. 옷 안 산지 너무 오래됐어. 힘들면 카페 앉아서 얘기도 좀 하지 뭐. 생각만 해도 이런 삶은 너무 행복한 거 같아. 지난 한 달 동안은 울타리에 묶인 젖소 같았거든…”  온연과 서양양은 묵묵히 주변을 둘러보는 척하며 진몽요를 모른 척했다. 정말 사람 많은 데서 그녀는 못하는 말이 없었고, 특히 아직 결혼도 안 한 서양양은 민망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진몽요와 함께 반나절을 돌아다닌 후 세 사람은 카페에 자리를 찾아 앉은 뒤 동시에 긴 숨을내쉬었다. 서양양은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서 나올 때 하이힐을 신었고, 잠깐 숨을 돌린 그 순간 온 몸이 편해졌다. 온연은 애초부터 이럴 줄 알고 운동화에 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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