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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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생각나는 게 있어요?
“저는 따지지 않겠지만 두 분께 아드님을 잘 단속하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네요. 또다시 이런 일을 벌였다가 막무가내인 사람한테 잘못 걸리면 구씨 가문에 엄청난 골칫거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구영진을 놀려보니 고다정이 왜 재미있어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특히 구영진의 다양한 표정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여준재의 이런 속내를 모르는 구민석 부부는 그의 말을 듣고 표정이 엄숙해졌다.특히 주혜원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구영진을 덥석 잡아끌더니 사정없이 귀를 잡아당겼다.“이런 못된 놈을 봤나. 점점 더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구나. 이런 일로 사람을 속이다니. 여 대표님과 고다정 씨가 문제 삼지 않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나 해?”“아, 엄마 살살해요. 아파요. 여 대표님과 고다정 씨도 계시는데 좀 체면을 살려주세요!”아파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구영진을 보며 고다정과 여준재는 폭소를 금치 못했다.이때 구민석도 옆에서 거들었다.“쌤통이야. 여 대표님과 고다정 씨가 계셔서 다행인 줄 알아. 아니면 나도 네 엄마랑 같이 때렸을 거야. 사고만 치는 자식!”여준재가 문제 삼지 않는다고 그들이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혼나고 난 구영진은 어깨가 축 늘어졌다.온순해진 구영진을 바라보며 고다정은 미소를 지었다.“시간 나면 아주머니를 모시고 운산에 놀러 와요.”“그래. 시간 나면 꼭 갈게.”주혜원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쉬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어쩌다 아들을 후려잡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 했더니 남의 약혼녀라니.‘짜증 나! 안 되겠어. 이 멍청한 자식을 더 패야지.’이를 모르는 고다정은 그날 오후 여준재를 따라 운산에 돌아갔다.헬기에서 내리니 이상철이 멀쩡한 고다정을 반갑게 맞았다.“작은 사모님, 끝내 돌아오셨네요.”“안녕하세요.”고다정이 방그레 웃으며 인사했다.당황한 이상철은 무심코 여준재를 쳐다보았다.이게 어떻게 된 거지?여준재는 숨기지 않고 고다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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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엄마, 다시 알고 지냅시다
쌍둥이가 눈물을 머금은 것을 본 고다정은 급히 웅크리고 앉아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왜 울어? 조금 전까지 멀쩡했잖아.”“저희는 괜찮아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쌍둥이가 흐느껴 울며 말했다.사실 그들은 오랜만에 돌아온 엄마가 이전과 달리 멀게 느껴졌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아기가 생겨서 그런 걸까?쌍둥이는 속으로 허튼 생각을 했다.그들의 속마음은 여준재의 눈을 속이지 못했다.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에 여준재가 급히 설명했다.“엄마가 기억을 잃어서 지금 누구도 기억 못한단다.”여준재가 왜 갑자기 이 말을 하는지 의아했던 고다정은 붉어진 쌍둥이의 눈시울을 보고 나서야 무슨 영문인지 알았다.“미안해. 나는 과거의 기억이 없어. 그래서 이전에 내가 어떻게 했는지도 몰라. 상처받았다면 엄마가 용서를 빌게.”그녀는 겸연쩍은 눈빛으로 쌍둥이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사과했다.이 말에 쌍둥이와 강말숙, 심해영이 깜짝 놀랐다.“기억을 잃었다고?”“엄마가 기억을 잃었어요?”그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잠시 기억을 잃었습니다.”이때 여준재도 입을 열었다.“내일 다정 씨를 데리고 병원에 갈 거예요. 전면 검사를 받으려고 신경과 전문의를 예약했어요.”자기를 위한 일인 걸 아는 고다정은 반대하지 않았다.“엄마가 기억을 잃은 거였군요. 아기가 생겨서 우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앳된 얼굴로 고다정을 쳐다보았다.“엄마가 우리를 기억 못 하면 다시 자기소개 할게요. 엄마, 안녕하세요, 저는 엄마 딸 여하윤이에요. 원래 고하윤이었는데, 아빠를 찾은 후 개명했어요. 올해 6살이고요. 유치원 상급반을 다니고 있지만 독학으로 초등학교 4학년 과정까지 끝냈어요.”“초등학교 4학년?”고다정이 깜짝 놀라자, 하윤은 자랑스럽게 작은 가슴을 쫙 폈다.“이게 다 똑똑한 오빠 공로예요.”하준은 이 말을 듣고 동생을 힐끗 보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저는 하준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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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아빠 대신 감성팔이
집에 돌아간 후 쌍둥이는 줄곧 고다정 옆에 붙어있었다.고다정이 또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질까 봐 걱정하는 것 같다.애들이 불안에 떠는 것을 눈치챈 고다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저녁에 나하고 같이 자지 않을래?”그녀가 초대장을 내밀자 쌍둥이는 반가운 나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흥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들이 활짝 웃는 것을 보고 고다정은 잘한 일임을 알았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뒤통수가 따가워 돌아보니 여준재가 언제 왔는지 그들의 뒤에 서서 억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여준재의 눈빛을 읽고 무슨 뜻인지 이해한 그녀는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왜요? 설마 제가 남지 말라고 하면 당신은 남지 않을 건가요?”그러고 보니 어제도 이 남자는 그녀가 잠들면 가겠다고 해놓고, 결국 온밤 그녀의 방에 머물렀다.“그건 달라요.”여준재는 고다정이 어젯밤 일을 얘기한다는 걸 안다.그가 스스로 남는 것과 초대되어 남는 것은 성질이 다르다.고다정은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 건지?하지만 그녀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쌍둥이까지 그의 팔을 당기며 거들었다.“엄마, 아빠도 우리랑 같이 자게 해요. 우리 한 가족이 오랜만에 같이 자는 거잖아요.”“엄마가 없는 동안 아빠가 잘 쉬지 못해서 지병이 재발했어요. 스승 할아버지가 안 계셨다면 아빠는 앓아누웠을 거예요.”영리한 하준이 아빠 대신 감성팔이 했다.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꼬맹이의 말을 믿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보았다.“당신 아파요?”이 말을 들은 하준은 급히 아빠에게 연약한 척하라고 눈빛을 보냈다.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여준재는 꼬맹이 말에 따르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지병이 재발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나았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이 말을 들은 하준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아빠한테 약한 척하라고 힌트를 줬는데 아빠는 왜 모를까? 엄마가 지금 우리를 기억 못 하는데, 자꾸 애교를 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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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엄마가 멋있어
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잠시 기억을 잃은 게 맞아.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임은미는 한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묘했다.이렇게 막장 드라마 같은 일이 자기 절친에게 일어나다니.역시 드라마는 생활에서 나오는 것이었다.이때 채성휘와 여준재가 다가오더니 급히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은미 씨, 임신한 몸으로 이렇게 뛰면 안 돼요. 이러다가 넘어지면 어떡해요?”“다정 씨, 방금 왜 피하지 않았어요? 배 속에 아기가 있는데, 부딪쳐서 당신과 아기가 다치면 어떡해요?”두 남자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다정과 임은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둘이 같이 임신하리라 생각지 못한 게 분명하다.뒤이어 고다정은 임은미의 성화에 못 이겨 기억상실 후 발생한 일들을 이야기했다.다 듣고 난 후 임은미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구영진이라는 사람 진짜 웃기네. 기회가 되면 이 대단한 인물을 만나보고 싶어. 여 대표님을 놀릴 생각을 하다니.”“확실히 재미있는 사람이야.”고다정이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 사이는 고다정의 기억상실 때문에 소원해지지 않았다.오히려 기억상실 후 고다정의 성격이 활발해져 사이가 더 좋아졌다.두 여자가 다른 남자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자 여준재와 채성휘는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그쪽 여자를 좀 단속해요. 우리 다정 씨가 나쁜 영향을 받잖아요.”여준재가 인상을 쓰며 채성휘를 노려보자, 채성휘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그쪽 약혼녀가 내 여자친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고요?”두 남자의 불꽃 튀는 접전을 지켜보던 쌍둥이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웃고 떠든 후, 일행은 아침 식사를 끝내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임은미도 같이 갔다.절친이 검사받는 데 같이 가고 싶기도 했고, 또 가는 김에 외할머니를 뵈려는 것이었다.강말숙은 그들이 온 후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병실에는 강말숙 혼자가 아니라 성시원도 있었다.어제 다른 일 때문에 미처 돌아오지 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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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이번에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여준재는 실망스러웠지만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 결국 고집을 접었다. 마음속으로 이 일을 고다정에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생각에 잠긴 남자를 보며 성시원이 또 입을 열었다.“다정이 돌아왔는데, 결혼식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리고 유라는?”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놀라지도 않았다.다만 그가 대답하기 전에 고다정이 CT실에서 나왔다.“검사결과는 30분 후에 나온대요.”고다정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성시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여기서 결과를 기다릴 테니, 준재는 다정을 데리고 산부인과에 가서 태아 상태를 검사해 봐.”여준재는 알았다고 대답한 후 고다정을 데리고 산부인과로 갔다.가는 길에 고다정이 말했다.“사실 아기는 건강해요. 전에 구영진 씨와 함께 병원에 가서 검사했어요.”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갑자기 좀 불쾌해졌다.‘아빠인 나도 아직 아이와 만나지 못했는데, 구영진이 먼저 만나다니.’하지만 그가 이런 속마음을 고다정에게 알려줄 리 없다.“여러 날 지났으니 다시 한 번 검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임산부 등록도 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산전검사도 받아야 해요. 앞으로 정기 검진 때마다 제가 같이 올 거예요.”마지막 한마디는 말투가 더없이 부드러웠다.준이, 윤이가 태어날 때는 몰라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그래서 이번에 생긴 아기는 어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모든 과정에 참여하려 한다.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남자의 다정한 표정을 보고 그냥 해 본 말이 아님을 알았다.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 그녀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따라다니는 걸 허락할게요.”잘난 척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하윤의 모습이 보였다. 여준재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어이없지만 사랑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잠시 후 두 사람은 산부인과에 도착했다.줄을 서고 접수하는 등 모든 일을 여준재가 직접 했다.고다정은 아까보다 흥분된 남자의 표정을 보고 의문을 금치 못했다.“다음 검사가 많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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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계속 보고 싶어
검사가 끝난 후 여준재와 고다정은 결과지를 들고 신경과로 돌아왔다.가는 길에 여준재는 산전 검사 결과지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이리저리 살펴봤다.고다정은 그의 행동을 보고 폭소를 금치 못했다.“뭘 그렇게 계속 봐요?”“얼마나 신기한 일인데요. 아무리 봐도 모자라죠.”여준재는 고개를 들고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가 보기에 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아주 신성한 일이다.고다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속으로 기쁘기는 했다.여준재의 이런 태도는 그녀와 아이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신경과로 돌아오니 성시원이 고다정의 검사 결과를 가지고 의사와 치료 방안을 의논하고 있었다.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본 성시원은 의사와의 대화를 멈추고 그들에게 물었다.“그쪽 검사 결과는 어때?”“아기는 아주 건강해요. 어르신, 이거 봐요. 이게 아기예요.”여준재는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지금 그가 기분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안다.성시원은 고개를 숙여 검사 결과지를 힐끗 보더니 아무 문제 없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을 놓았다.“임산부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면 됐어. 그럼 이제 기억상실증에 대해 얘기해 보자.”그가 화제를 돌리자 여준재와 고다정도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내용을 기다렸다.성시원이 말을 이었다.“너희가 오기 전에 의사 선생님과 의논했어. 다정의 기억상실은 뒤통수 타박상으로 어혈이 생겨서인데,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고 어혈이 천천히 흡수되고 있기 때문에 개두술로 제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리고 다정이 지금 임신 중이라 수술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야.”“수술을 안 하면 어혈이 스스로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건가요?”여준재의 질문과 함께 고다정도 궁금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그러자 성시원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스스로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느려. 침술로 어혈이 빠지도록 유도할 생각이야. 빠르면 보름, 늦으면 한 달 걸릴 건데, 어쨌든 스스로 없어지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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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나쁜 여자가 아빠를 빼앗으려 해
빌라에 돌아온 고다정과 쌍둥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귓가에 처량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준재!”유라가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에서 내리며 그를 불렀다.그녀를 본 쌍둥이는 무의식중에 고다정 앞을 막아섰다.“엄마, 우리가 지켜줄게요. 저 나쁜 여자가 절대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거예요.”쌍둥이가 잔뜩 경계하는 것을 보고, 고다정은 실눈을 뜬 채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여인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예쁘고 세련된 분위기의 여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유라도 고다정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녀는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고다정의 눈빛을 보고, 대뜸 부하가 전한 소식이 사실임을 알아챘다.‘이년이 정말 기억을 잃었구나.”“고다정 씨,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그녀는 고다정을 걱정하는 척했다.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눈빛에서 적대감이 느껴졌다.고다정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는 여준재를 보며 말했다.“당신을 찾아온 모양인데, 저는 준이, 윤이를 데리고 먼저 들어갈 테니 천천히 얘기 나누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여준재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쌍둥이 손을 잡고 떠나갔다.이 상황을 보고 쌍둥이는 조바심을 쳤다.엄마는 왜 아빠가 저 나쁜 여자와 같이 있게 두는 걸까?그들은 참지 못하고 자기들의 생각을 말했다.“엄마, 아빠가 저 나쁜 여자와 같이 있게 두면 어떡해요? 저 여자가 아빠를 빼앗으려 한단 말이에요.”“그러게. 엄마, 우리 빨리 돌아가요. 아빠가 저 여자와 단둘이 있으면 안 돼요.”쌍둥이는 고다정을 잡아끌었다.고다정은 조바심을 치는 그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쌍둥이는 그녀의 웃는 모습에 어이없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엄마, 지금 웃을 때가 아니에요. 빨리 저희와 같이 돌아가요.”“자, 조급해 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고다정은 손에 약간 힘을 주어 자기를 끌어당기는 쌍둥이를 붙잡았다.쌍둥이는 어쩔 수 없이 진정하고 답답해하며 물었다.“하실 말씀이 뭔데요?”“울적해 하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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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무례하게 굴어도 탓하지 말아요
똑똑! 고다정이 문 앞에 서서 노크했다.서재에서 여준재의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들어와요.”고다정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준재와 아까 문 앞에서 봤던 여인이 소파에 마주 앉아 있었다.그녀는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저를 찾으셨어요? 이 집사님이 그러던데. 무슨 일이에요?”“이리 와요.”여준재는 대답 대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고다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여인을 힐끗 보더니 결국 여준재의 말에 따랐다.“왜 저를 부른 거예요?”“내 옆에 앉아서 우리가 하는 얘기를 들어요.”여준재가 말하면서 고다정을 끌어당겨 자기 옆에 앉혔다.“...”여준재가 일이 있어 그녀를 찾은 줄 알았는데, 이것 때문이라니.하지만 여준재가 이렇게 하는 의도를 알기에 마음속은 달콤했다.“당신이 초대했으니 억지로라도 방청할게요. 시작하세요.”고다정은 말하면서 편안한 자세를 취한 후 옆에 놓여있던 잡지를 들고 보기 시작했다.여준재는 이를 지켜보면서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유라는 이 훈훈한 화면을 보면서 속에서 질투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조만간 고다정 이년을 여준재 옆에서 쫓아내겠다고 속으로 맹세했다.그녀의 악감정이 너무 티 나게 드러났는지, 고다정이 갑자기 잡지를 내려놓더니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아가씨, 계속 그렇게 악의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유라는 흠칫 놀랐다. 고다정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즉시 표정이 음침해졌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라를 쏘아보더니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아직 덜 혼났나 보구나!”“여준재, 내가 누명을 쓰고 남의 죄를 뒤집어쓰고 그렇게 많은 자금과 자산을 손해 보고 심지어 너와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이 모두 이 여자 때문인데, 좀 원한을 가지면 안 돼?”유라는 이때 부인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아예 악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억울한 척했다.“내가 너를 저 여자보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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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절대 미안한 짓을 하지 않을 거예요
여준재는 고다정이 왜 동의하라고 하는지 몰랐지만 그녀의 말을 반박할 생각은 없었다.“다정 씨가 그러라고 하니 한 가지 요구를 들어줄게. 도의적으로 용납되고 내 능력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최대한 해보도록 할게.”이렇게 말하는 원인은, 유라가 이 기회를 빌려 그의 능력을 벗어난 요구를 제기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유라도 그의 말에 담긴 깊은 뜻을 알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받아들였다.“일이 해결됐으니 이제 가줄래?”여준재는 직접 축객령을 내렸다.유라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지만 여준재의 무관심한 표정을 보고 계속 치근거리면 미움만 살 것 같아 차라리 깔끔하게 작별 인사를 했다.“그럼 이만 가볼게.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 정리한 후 명세서를 가지고 다시 올게.”여준재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상철을 불러 배웅하게 했다.유라가 떠나간 후 서재에는 고다정과 여준재만 남았다.여준재는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고다정은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왜 그 여자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했는지 궁금한 거죠?”“네.”여준재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다정은 손에 들고 있던 잡지를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그 여자가 뭐 하는지 보고 싶어서요. 제 판단이 맞다면 제가 이번에 사고를 당한 것이 그 여자와 관련이 있는데, 증거가 없는 거죠.”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고다정의 계획을 대충 알 것 같아 걱정스레 말했다.“유라는 위험한 인물이에요. 보통 여자들과 달라요.”“그 말은 제가 그 여자보다 못하다는 건가요?”고다정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그녀의 도발적인 말투에서 곧 화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여준재가 다급히 말했다.“그럴 리가요? 두 사람은 아예 비교가 안 돼요.”이 말에 대해 고다정은 아무 평가와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화제를 돌려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여자는 저에게 엄청난 적대심을 품고 있어요. 당신 말대로라면, 제가 전에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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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어정쩡하게 결혼하고 싶지 않아
유라는 언짢은 표정으로 차에 돌아왔다.디카프리도가 그녀의 음침한 표정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주인님, 협상이 잘 안됐나요?”“아니, 협상은 잘됐어. 나중에 그동안의 손실을 정리해서 여준재한테 보내줘.”유라의 지시에 디카프리도가 놀라며 물었다.“주인님께서 직접 가져가지 않을 건가요?”“아니, 여준재가 나를 보기 싫어 해. 이럴 때 자꾸 눈앞에 나타나면 더 싫어할 뿐이야.”유라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고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침묵했고, 눈빛이 어두웠다.할 말을 찾던 디카프리도는 갑자기 한 가지 일이 떠올라 조심스럽게 떠보듯 물었다.“그럼 고다정 쪽은 계속 손을 쓸 건가요?”“바보야? 여준재가 지금 나를 의심하고 있는데 고다정에게 손을 쓸 거냐고? 너는 내가 아직 덜 의심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심사가 뒤틀려 욕설을 퍼붓는 유라 앞에서 디카프리도는 입을 다물었다.그날 오후 고다정은 낮잠을 자고 나서 여준재와 함께 병원에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쌍둥이도 따라갔다.네 식구는 저녁 무렵이 돼서야 병원을 떠나 여씨 저택에 갔다.그들이 도착했을 때 여진성 부부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의 뒤에는 사용인들이 서 있었다.“아버지, 어머니, 왜 밖에 나와 계셔요?”차에서 내린 여준재는 의문스럽게 그들을 바라보았다.고다정도 쌍둥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린 후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심해영이 인사를 받은 후 웃으며 설명했다.“너희가 도착했다고 해서 영접하러 나왔지. 다정이 앞으로 무탈할 수 있도록 액운도 날려버릴 겸.”그녀는 옆에 있는 사용인에게 화로를 가져오라는 사인을 보낸 후 고다정을 불렀다.“다정아, 어서 와서 이걸 건너뛰어. 그러면 모든 액운이 날아갈 거야.”고다정은 거절하지 않고 심해영이 시키는 대로 화로를 건너뛰었다.“잘했어. 이건 행운을 가져오는 돈이니 받아서 집에 돌아간 후 베개 밑에 두어라.”심해영은 또 고다정에게 두툼한 돈봉투를 건넸다.여준재는 옆에서 보면서 막지 않았다.이번 일로 어머니가 다정의 운세를 바꿔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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