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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1화

한소은의 호칭은 그야말로 벼락같았다.

저쪽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어서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났다.

입꼬리를 올리며 한소은은 웃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고 그를 데리고 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마치 이곳에서 잊힌 것 같았다.

한소은은 거기에 앉아 있기 따분하여 아예 일어나서 두 걸음 움직였다.

다섯 번이나 걸은 후에야 문이 열렸는지 방안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아내지 못했다. 이 방에는 분명히 다른 문이 있었다.

그 뒤로 휠체어가 바닥을 찧는 소리가 나자 한소은은 자신이 타고 온 휠체어는 보았다. 하지만 이 휠체어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병풍 뒤에서 휠체어 하나가 천천히 나타났다. 휠체어 위에는 나이가 든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 여자는 약간 눈썹을 찡그리고 있었고, 한 남자가 휠체어를 밀고 있었으며 옆에는 프레드가 지팡이를 짚고 따라갔다.

한소은은 가만히 서서 조용히 노인을 바라보았고 노인은 눈이 마주쳤지만 잠시 말이 없었다.

“예의를 차려야지!”

프레드가 말했다.

눈을 한 번 고르고 프레드를 쳐다본 후 한소은은 차갑게 말했다.

“무슨 예의?”

“여왕 폐하를 만나고도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니!”

프레드는 노인의 신분을 인정했다.

한소은은 빙그레 웃었다.

“이제야 인정하는군요, 여왕 폐하?”

“이젠 신분을 알았으니 무릎을 꿇지 못할까!”

지팡이로 바닥을 찌르며 프레드는 건방진 태도를 보였다.

여왕은 손을 들어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했다.

겉보기에는 자비롭고 상냥하지만 한소은은 여왕 폐하가 어떤 악의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앞에 계신 분이 진짜 여왕 폐하인지, 설령 여왕이라고 해도 단지 당신 나라의 여왕일 뿐이야. 난 당신 나라 사람도 아닌데 왜 절을 해야 해?”

한소은이 반박했다.

“너!”

“그만해!”

여왕은 화가 난 듯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여왕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프레드는 그제야 멈추었고 어두운 표정으로 옆에 서서 한소은을 주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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