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년들에게 이용당하고 5년의 감정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어떡하면 좋지?한소은은 피식웃었다, 뭘 어떡해? 내 걸 가져갔으면 도로 밷어내야지.대단할 게 뭐 있어, 그냥 복수하면 되는 걸!한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쌌다.여보, 그런 쓰레기들한테 복수할 가치가 있을까? 그냥 짓밟아 버리면 그만인데, 내가 로드 롤러라도 하나 사 줄게, 네가 원하는 대로 짓밟아버려.……그후, 그녀는 쓰레기들을 짓밟았고, 그는 그녀를 도왔다……
View More여왕 폐하는 휠체어에 앉아 상냥한 목소리로 한소은을 불렀다.“죄송해요. 당신에게 불공평한 일임을 인정해요. 그런데 당신은 운명을 믿나요?”한소은은 약간 놀랐다.“왜, 당신 나라에서도 운명을 믿어요?”“난 믿어요.”여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어쩌면, 젊었을 때는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믿어요. 몸이 점점 허약해지고 있어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나는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단지, 아직 끝내지 못한 일과 미완성된 일이 많아요. 제 백성들은 제가 필요해요.”“저는 죽을 수 없어요. 한소은 씨,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 당신만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에요. 심지어 당신의 혈액형마저도 나와 같으니 이것은 운명 아닌가요? 하늘이 정해준 거라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여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진심어린 말을 하였지만 하는 짓은 악의가 가득했다.한소은은 웃으며 몸을 돌려 자리를 찾아 앉아 여왕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내 몸은 늙고 허약하면 안 되겠네요?”“아니에요. R10의 약효가 있어서 당신의 몸은 잘 보존될 거예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가장 뛰어난 의사와 가장 똑똑한 과학자가 있어요. 그들은 당신의 몸을 잘 보호해 줄 거예요!”여왕은 고개를 돌려 프레드를 쳐다보았다.프레드는 대답하듯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한소은은 그들의 동작과 눈빛을 눈여겨보며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받치며 물었다.“당신들의 의사와 과학자들이 이렇게 대단한데 왜 나에게 R10을 연구하라고 했어요? 그들은 연구할 수 없나요?”여왕은 분명히 어리둥절했다. 한소은이 물은 이 문제는 이미 자신이 알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 분명했다.눈썹을 찡그리며 여왕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때 프레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사실 당신만이 R10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약물에 젖어 오랫동안 천천히 흡수해야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여왕은 문득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맞아요.”“당신들의 말이 모두 맞는다고 해도, 여왕 폐하...”잠시 후,
한소은의 호칭은 그야말로 벼락같았다.저쪽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어서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났다.입꼬리를 올리며 한소은은 웃었다.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고 그를 데리고 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마치 이곳에서 잊힌 것 같았다.한소은은 거기에 앉아 있기 따분하여 아예 일어나서 두 걸음 움직였다.다섯 번이나 걸은 후에야 문이 열렸는지 방안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아내지 못했다. 이 방에는 분명히 다른 문이 있었다.그 뒤로 휠체어가 바닥을 찧는 소리가 나자 한소은은 자신이 타고 온 휠체어는 보았다. 하지만 이 휠체어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병풍 뒤에서 휠체어 하나가 천천히 나타났다. 휠체어 위에는 나이가 든 여인이 앉아 있었다.그 여자는 약간 눈썹을 찡그리고 있었고, 한 남자가 휠체어를 밀고 있었으며 옆에는 프레드가 지팡이를 짚고 따라갔다.한소은은 가만히 서서 조용히 노인을 바라보았고 노인은 눈이 마주쳤지만 잠시 말이 없었다.“예의를 차려야지!”프레드가 말했다.눈을 한 번 고르고 프레드를 쳐다본 후 한소은은 차갑게 말했다.“무슨 예의?”“여왕 폐하를 만나고도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니!”프레드는 노인의 신분을 인정했다.한소은은 빙그레 웃었다.“이제야 인정하는군요, 여왕 폐하?”“이젠 신분을 알았으니 무릎을 꿇지 못할까!”지팡이로 바닥을 찌르며 프레드는 건방진 태도를 보였다.여왕은 손을 들어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했다.겉보기에는 자비롭고 상냥하지만 한소은은 여왕 폐하가 어떤 악의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앞에 계신 분이 진짜 여왕 폐하인지, 설령 여왕이라고 해도 단지 당신 나라의 여왕일 뿐이야. 난 당신 나라 사람도 아닌데 왜 절을 해야 해?”한소은이 반박했다.“너!”“그만해!”여왕은 화가 난 듯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여왕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프레드는 그제야 멈추었고 어두운 표정으로 옆에 서서 한소은을 주시했
병풍 뒤에 확성기를 놓았기에 바로 이 확성기에서 흘러나온 소리를 들었다.‘역시 교활하군!’여기에 와서도 경계심을 가지고 늦추지 않고 본색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다만, 이젠 중요하지 않다.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이면 정확하면 그만이다!한소은이 확성기를 들고 살펴볼 때 안에서 갑자기 또 목소리가 들려왔다. 훨씬 다급하고 날카로운 말투였다.“방금 무슨 사람을 해치는 실험이라고 했어요?”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한소은은 깜짝 놀라 손에 들었던 확성기를 하마터면 떨어뜨릴 뻔했다.한소은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나서 마이크를 보고 말했다.“알고 싶으면 직접 나와 얘기하세요. 인제 와서 모른 척할 필요가 있어요?”“나... 나서기가 좀 곤란해요.”잠시 머뭇거리다 계속해서 말했다.“당신이 다치게 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신의 양해를 바라지 않지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노인의 ‘진지한 사과’를 들으면서 한소은은 그저 우습다고 생각했다.“먼저 당신에게 목숨을 빼앗고 몸을 빌려야 한다고 알려준 후 사과하면 그만인가요? 이게 당신네 나라의 예의인가요? 이 나라의 예의는 이렇게 우스운가요?”한소은은 방자하게 비웃었다.안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너무 하지 마, 한소은!”한소은은 멍해졌다. 비록 두 사람은 변성기를 사용했으나 뒤에 있는 목소리와 어조가 이전에 몇 번 보았던 프레드라는 것을 알아챘다.한소은은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너무 심했어? 내가 R10을 만들어 준 다음 내 몸을 용기로 삼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겨우 두 마디로 불쾌했어? 내가 심했어?”“하물며 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한소은은 한숨을 내쉬고는 옆에 가까이 있는 의자에 앉았다.“아니면 여기에 데리고 온 게 무슨 뜻인지 네가 나에게 알려줄래? 너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야? 필요 없어, 너 같은 사람은 죄책감이 무엇인지 몰라.”“한소은 씨, 당신의 분노를 이해해요. 하지만 맹세해요. 당신의 아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해진 한소은은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병풍 뒤편에서 나온 소리였다!한소은의 주위에는 의자 몇 개 외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커다란 병풍이 있었고, 병풍 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만족하나요? 사람을 조종하고 모든 것이 다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하세요?”앞쪽을 바라보면서 한소은은 휠체어에 앉아 침착하게 말했다.한소은은 조소했다. 사실 병풍 뒤에 있는 분이 바로 배후의 지배자인지는 모르나 기왕 여기에 온 바에는 심심풀이 겸 다른 사람과 이야기라도 나누려고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니요.”상대방은 한숨을 내쉬었다.“한소은 씨, 이런 방식으로 만나 뵙게 되어 죄송합니다만 사실 나는 당신을 아주 좋아해요.”“네?”한소은은 눈썹을 찡그리며 웃었다.“나의 재능, 나의 능력, 아니면... 내 몸?”그쪽에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침묵이 흘렀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다!”“영광이네요. 그래서 내 몸이 회복되면 사용하려고요?”한소은은 고개 숙여 자기 몸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마치 수시로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거래할 수 있는 물건인 것처럼 말이다.“한소은 씨, 사실 나도 일이 이렇게 되는 건 싫지만 어쩔 수 없어요. 미안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거나, 혹은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다면 내가 다 들어줄게요.”상대방은 겸손하게 말을 건넸다. 아마 자초지종을 모르고 들었다면 대범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하지만 한소은은 맞은편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기에 찬웃음을 날렸다.“정말인가요?”“약속해요.”“좋아요. 난 살고 싶어요. 내 몸을 주고 싶지 않고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들은 모든 사람을 해치는 실험을 포기해야 해요. 할 수 있어요?”한소은은 멈추지 않고 단숨에 말을 했다.맞은편에서는 답이 없었고 단지 숨소리만 거칠게 들려왔다.“한소은 씨, 당신은 일부러 사람을 괴롭히는 거예요. 알잖아요, 난 할 수 없어요!”“그럼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준다며 허풍을 떨
“천만에요!”사정민은 대답을 마치고는 떠났다.사정민이 떠나자 김서진은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냈다. Y 국 대사관을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는 통행증이었다.그리고 통행증 외에 진정기는 자신의 친구이니 잘 대접하라는 쪽지도 써주었다.비록 일반적인 통행증이지만 김서진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김서진은 대사관을 알아봤지만 함부로 드나드는 곳이 아니어서 방법을 찾고 있었다.진정기가 그에게 보낸 이 물건은 급시우였다.이것만 있으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산후 5일째 날, 한소은은 자신의 몸이 거의 회복되었음을 느꼈다. 상처도 그리 아프지 않았다. 물론 격렬한 동작은 여전히 무리지만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한소은은 빨리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침대에서 내려와 걸어 다녔다. 몸 상태가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많은 일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한소은이 허리를 짚고 천천히 방안을 거닐고 있을 때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이어 서너 명이 휠체어를 밀며 걸어 들어왔다.한소은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너희들 뭐 하는 짓이야?”그러나 그들은 대답하지 않고 한소은의 눈을 가린 후 휠체어를 이용해 밖으로 이동시켰다.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 진정되었다.다만...이 사람들의 수법은 우스웠다. 눈을 가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사람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신분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물론 처음에는 이런 방법이 효과적이었고 또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면 단서를 찾기 어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니 이젠 규칙을 알게 되었다.처음에 한소은은 이 신비로운 조직에 대해 궁금해했다. 배경과 실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갈피가 없었다. 그러나 이곳에 며칠 머물면서 점차 이해가 되었다.‘이제 나를 데리고 그 프레드를 다시 만나러 가는 걸까, 아니면 배후에 있는 사람일까?’한소은은 조금 기대가 되었다.거리가 멀어서일까 아니면 빙빙 돌아서 왔을까?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도착했다.휠체어가 멈춰서자 한소은은 서너 명 사
김서진은 진정기의 행방을 알기 위해 주호영을 다시 한번 찾을까말까 고민했다. 이때 어떤 사람이 먼저 찾아왔다.“김 대표님.”김서진은 상대방을 알아보았다. 바로 진정기의 경호원, 엄밀히 말하자면 비밀 경호원이었다. 비밀 경호원이기에 보통 그를 만날 수 없었다.김서진도 진정기와 친하게 지내면서 겨우 한두 번밖에 보지 못했다.사정민, 1급 경호원.사정민을 보고 김서진은 진정기의 행방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잠깐만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양쪽을 둘러보며 사정민은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사정민은 인파 속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지만 그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김서진을 알고 있다.격투기뿐만 아니라 각종 무기, 열병기도 매우 익숙하다. 하여 진정기를 세밀하게 보호하기 위해 그의 신변에 안배했다.때문에 진정기가 당시 주호영에게 납치된 것은 그의 의도였다. 주호영이 아무리 교활해도 사민정의 손에서 진정기를 데려갈 수 없었을 것이다.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같은 생각이에요!”가사 도우미와 서한을 내보낸 후 김서진은 사민정과 함께 서재에 들어가 문을 닫은 후에야 물었다.“진 부장님인가요? 소식이 있어요?”사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부장님께서 당신을 찾으러 오라고 하셨어요.”이 말을 들은 김서진은 안심이 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 부장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부장님께서 나타나기 불편하기에 김 대표님께서 필요하실 거라며 저한테 이걸 가져다주게 하셨어요.”사정민은 품에서 뭔가를 꺼내 김서진에게 건네주었다.김서진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어리둥절했다.“이건...”“김 대표님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지만 부장님의 신분과 현재 상황으로는 나서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어떤 일은 대표님께서 직접 해야 합니다.”사민정이 이런 말을 할 때 김서진은 당시 진정기가 어떻게 전달했는지 거의 알 수 있었다.“좋아요!”물건을 치우고 김서진은 다시 고개를 들어 사정민을 바라보았다.“진 부장님께 전달해 주세요. 고맙게
사실 김서진의 죽음은 우연의 일치이고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먼저 서한의 출현은 하나의 의외였다. 한소은과 임상언은 현실적으로 김서진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서한은 그 사실을 모르고 무심코 행동했다.죽음을 앞둔 김서진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조직을 파괴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한을 찾았다.대표님 주변의 보호는 강력하지 않다. 모든 이들이 주인공을 건드리지 않는 것은 그가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려워서 못 건드리는 것뿐이다.그래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서한을 만나자 첫 번째 장벽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한소은과 임성언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고, 김서진이 조직의 버림받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조직은 김서진을 방치했다.물론, 조직이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이 일을 그르칠 가능성도 크다.처음에는 김서진의 손에 있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죽을 위협을 받으며 묶여 있으므로, 조직은 그가 죽으면 안심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스로 손을 더럽힐 필요도 없었다.그러던 중 주호영은 김서진에게 약을 시험했고, 독살당했다.이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 것처럼 보였고, 또한 운명으로도 여겨졌다.김서진이 죽음 후 사무실이 뒤집혔고, 아마도 조직의 사람이 그 자료를 찾으러 왔을 것이다.그러나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게 조직에서 가져간게 아니라 김서진이 찾은 것이었다.그는 물건을 다시 확인하고 크라프트지 봉투에 다시 집어넣고 비밀 칸에 넣은후 책장을 닫았다.그는 이미 단서를 찾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배후의 의도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런 신분은 정말 까다로운 존재였다!문을 열고 나온 후에도 서한은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대표님...”서한은 김서진을 바라보며 한 발짝 다가갔다.사실 서한은 이런 성격의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엔 말 한마디로 모든게 끝이었고 김서진의 지시대로 행동하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다르다. 이번 일은 서한과도 직접적으로 관
“너...”프레드는 격노했고 파란 눈에서 분노의 불꽃이 튀었다.프레드는 심호흡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그래, 죽을 사람은 마땅히 만족해야지. 주인님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당신의 영광일 거야.”프레드가 허락하는듯하자 한소은은 마침내 배후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프레드가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한소은은 조롱 조로 웃으며 말했다.“죽은 자의 몸도 걱정해준다니 당신들은 정말 착하네!”프레드는 그녀의 비아냥거림을 알아듣고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이 몸뚱이가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바라거든.”말을 마친 그는 돌아서서 가려는 듯 말했다.“맞다, 당신 바깥양반... 내 말은 남편이 요즘 활동적인 것 같아. 당신을 구하려... 시도하는 것 같다고!”단어를 다시 고르며 한 손을 허공을 두 번 휘젓던 프레드가 다시 웃기 시작했다.“하지만 내 생각에는 헛수고한 것 같아! 당신 남편이 사업을 많이 하는 거 알아. 해외 여러 나라에도 있고, 당신 나라에서도 대단한 인물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결국 그냥 상인일 뿐이지. 일개 상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어!”말 속에 경멸의 뜻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한소은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반박도 부끄러운 내색도 보이지 않은 채,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한소은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프레드는 실망하여 몸을 돌려 떠났다.방문이 닫히는 소리에 한소은이 눈을 깜박거렸다.김서진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한 많은 문제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연락할 방법이 없다.그 의사에게도 두 번이나 암시했지만 그는 반응이 없었다. 불편한 건지 소식이 없는 건지 알 수 없었다.소식이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힘들었고 믿는 것 외에 한소은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김서진은 백신 기지에서 돌아온 후 자신을 혼자 방에 가두었다.책상에 앉아 불을 켜고 책상을 깨끗하게 치운 뒤 손을
그의 말을 들은 김서진이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금고가 가장자리에 버려져 있고, 문이 크게 열려 있었는데 안이 텅 비어 있었다. 분명히, 물건은 이미 없어졌다.“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서한은 고개를 저었다.“약제 같은 거 아닐까요? 주효영이나 실험실의 사람이 만들어낸 약제 말이에요. 바이러스겠죠. 그들의 일을 전 잘 몰라요.”한동안 이곳에 숨어있었지만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웠으므로 들을 수 있는 소식은 제한적이었다.김서진은 금고를 향해 걸어가서 몸을 웅크리고 손가락을 살짝 건드려 자세히 살펴보았다.“왜요?”그 모습을 본 서한도 따라왔다.그러나 김서진은 대답하지 않고 금고 안을 들여다보고는 다시 손으로 안을 만졌다.그러고는 쓰다듬어보는가 하면 손가락 마디로 안을 살짝 튕기면서 둔탁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탁탁, 톡톡...’“칸막이가 있어요?!”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다.곁눈질로 김서진을 보았지만, 김서진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금고만 바로 세우고 그 안에서 더듬어 틈새를 열었다.겹겹이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으며, 빈틈없이 밀봉되어 있어 이렇게 폭력적으로 뜯어도 발견되지 않는 것을 보면 확실히 신경을 써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었다.김서진은 버클의 위치를 찾아내고 살짝 힘을 주었는데, 아주 작은 ‘딸깍'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칸막이를 열었다.칸막이는 사실 매우 얕아서 무엇인가를 넣을 수 없었다. 안에서 한참 동안 만지작거린 끝에 마침내 서류봉투를 하나 꺼냈다.크라프트지 서류봉투에 왁스까지 씌워져 있어 중요한 물건인 것 같았다.“이건...”서한도 그 안에 물건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이곳을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가져가자!”김서진은 조용히 말하며 자신의 옷자락을 열고 크라프트지 봉지를 쑤셔 넣었다.“네!”여기는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 부장이 여기 없으니 빨리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틀째,한소은은 유난히 조용했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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