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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정가혜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매혹적인 웃음을 보였다.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에요.”

상관없다고?

늘 여자에게 다정하고 신사적이던 이연석의 얼굴은 먹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어둡게 변해버렸다.

“정가혜 씨, 지금 날 도발하는 겁니까?”

방귀 뀐 놈이 먼저 성낸다고 뻔뻔한 그의 모습에 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연석 씨, 당신이 먼저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와서 날 도발한 거잖아요.”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아요? 당신이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날 거절했기 때문이에요.”

분노로 가득 찼던 그녀의 눈빛이 갑자기 의혹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동안 이연석은 여자들을 많이 만났었지만 한 번도 그녀들에게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다.

그의 성격이라면 헤어진 후 먼저 찾아와서 그녀에게 재결합을 청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날 밤, 그는 술기운을 빌려 그녀를 안고 어린아이처럼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가혜 씨, 보고 싶었어요. 우리 헤어지지 말아요.”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짙은 술 향기를 맡으며 그가 헛소리를 하는 줄 알았고 그가 진심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다.

한참 의아해하던 그녀는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

그가 진심이든 아니든 3일 동안 그는 정말 너무 심했다. 절대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연석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그에게서 벗어나고는 뒤돌아서서 문을 밀고 나갔다.

쿨하게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그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해졌다.

한편, 룸을 나온 정가혜는 매니저를 따라 하이힐을 신은 채 재빨리 위층에 있는 룸으로 향했다.

“육성재 씨 온 지 얼마나 됐어요?”

“방금 도착하셨습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서 버튼을 누르고는 매니저에게 당부했다.

“하 매니저님, 방금 내가 육성재 씨를 내 남자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쳐야 할 거예요. 현장에 있던 사람들 아무 데서나 떠들지 못하게 입단속 잘 시켜요. 육성재 씨는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 매니저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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