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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심이준은 원래 금은방 사장님이 보내온 물건을 들고 서유에게 고마움도 전할 겸 한껏 자랑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승하가 이곳에 나타날 줄이야. 이렇게 되면 이따 제대로 축하 파티를 즐길 수 없게 된다.

심이준 뒤에 있던 디자이너들도 안으로 들어와 이승하의 얼굴을 보더니 얼굴에 걸렸던 웃음을 다 지워버렸다.

그러고는 더 이상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서로서로 눈치를 봤다.

“선배님, 먼저 들어가시죠.”

선배라는 사람은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거절했다.

“아니 아니, 후배님들 먼저 들어가시죠.”

서유는 잔뜩 겁먹어 들어오지 못하는 디자이너들을 한번 보다가 다시 무서운 얼굴을 한 이승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나가 있을래요? 인사만 하고 바로 나올게요. 그리고 같이 병원 가요.”

이승하는 고통을 참으려고 꽉 쥐던 손을 풀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져주며 답했다.

“병원은 내일 가도 돼. 오늘은 네 옆에 있을 거야.”

그는 말을 마치더니 냉랭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들어오시죠.”

고작 다섯 글자일 뿐인데 디자이너들은 육식 동물을 마주한 초식 동물처럼 움찔거리며 이승하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소파에 앉았다.

반면 심이준은 무슨 배짱인지 바로 이승하의 맞은편에 앉아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님께서 저희 축하 파티에 얼굴을 다 비추시고, 이거 너무 영광인데요?”

그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애써 괜찮은 척했다. 물론 속으로는 지금 당장 이곳에서 떠나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승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이는 듯 갑자기 손을 들어 자기 옆자리를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심이준 디자이너, 이쪽으로 와서 얘기 좀 하시죠?”

심이준은 자신을 한입에 삼켜버릴 듯한 그의 눈빛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제가 어떻게 감히... 얘기는 저희 사장님과 계속 얘기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참, 매니저한테 맡긴 물건이 있는데 지금 가서 가지고 오라고 해야겠네요. 그럼 이만!”

심이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후다닥 문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마침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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