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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차량은 어느새 정가혜의 별장 앞에 도착했고 서유는 그의 관자놀이를 마사지해주던 손을 거두어들이며 말했다.

“내일 나랑 같이 병원으로 가요.”

이승하는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의 허리를 잡고 몇 번이나 더 입을 맞춘 뒤에야 천천히 놓아주었다.

“잘 자.”

“조심해서 가요.”

서유는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반쯤 내려온 차창 안으로 완벽에 가깝다 해도 될 만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서유는 그 얼굴에 한 번 웃어주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차 안에 있는 남자는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지고서야 시트에 털썩 누웠다.

“진통제.”

소수빈은 가림막을 올리고 이승하에게 진통제를 건네주었다. 이승하는 약을 건네받고는 바로 입안에 털어 넣었다.

이승하는 이제 창백한 것을 떠나 툭 건드리면 그대로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대표님, 대체 언제부터 두통에 시달렸던 겁니까?”

이승하의 형도 죽기 전 두통으로 고생했던 것이 떠오른 소수빈이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이승하는 한 손으로 머리를 마사지하더니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두통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한테도 알리지 마.”

소수빈은 전처럼 고분고분 알겠다 하지 않고 불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혹시 3년 전에 수면제를 너무 많이 복용하고 또 요즘은 제대로 주무시지 못해서 이런 거 아닙니까?”

18세라는 나이에 이씨 가문의 실권자 자리에 올랐던 이승하의 형은 과로로 죽기 전 지금의 이승하와 마찬가지로 두통 증상을 보였다.

이승하는 어릴 때부터 심한 매질을 당해 그때부터 몸에 상처를 달고 살았다. 그런 몸으로 서유가 죽었다고 들었을 때는 자해시도를 했으며 송사월을 구하겠다고 대신 총상도 입어 하마터면 병상에서 생을 마감할 뻔했다.

어찌어찌 목숨을 부지하고 나서는 술과 담배에 의지했고 수면제 없이는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잠을 자지 않고 일만 하는 날도 많았다.

그리고 서유가 돌아온 뒤에는 이제 모든 게 끝나버렸다고 생각해 몇 번이나 위에 출혈이 있기도 했었다.

또한, 워싱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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