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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서유는 간밤에 잠을 조금 설쳤다. 그 탓인지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서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스트레칭하며 정신을 차리더니 침대에서 내려온 후 씻고 빠르게 나갈 준비를 마쳤다. 이승하를 데리고 병원에 가려고 문을 나서보니 이승하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그는 핏이 딱 떨어지는 양복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장미꽃을 들고 차 문 옆에 서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이승하의 얼굴에는 단번에 예쁜 미소가 걸렸다.

“서유야.”

서유 역시 그를 보고 예쁘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서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승하는 그녀에게 손에 든 꽃다발을 건넸다.

“너 주려고 제일 예쁜 거로 골랐어.”

서유는 꽃을 받아 들고 남자를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그의 선글라스를 벗겼다.

예쁘다고 할 정도로 반짝이던 그의 눈이 지금은 잔뜩 충혈된 채 빛이 바랜 것처럼 보였다.

“눈이...”

이승하는 손으로 서유의 두 눈을 살포시 가리더니 답했다.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래.”

그러고는 그녀의 손에 들린 선글라스를 도로 쓰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서유는 맞잡아 오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요.”

이승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차에 태웠다. 그리고 늘 그랬듯 안전벨트를 해주고 간단한 조식도 먹인 뒤에야 시동을 걸었다.

주서희는 해외 세미나로 자리를 비운 상태라 진찰은 부원장이 진행했다.

부원장은 가장 먼저 눈을 검사하더니 수면 부족으로 충혈된 것이니 수면만 잘 취하게 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다음으로 머리 MRI를 찍게 하고는 약 반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밖으로 나왔다.

서유는 부원장이 나오는 걸 보더니 다급하게 물었다.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죠?”

부원장은 이승하의 눈치를 한번 살피더니 대답했다.

“편두통일 뿐이네요. 큰 문제는 없습니다.”

서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물었다.

“보고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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