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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눈물은 소준섭의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을 꽉 쥐며 주서희에게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때 별장 안에서 뛰쳐나온 서유와 정가혜에 의해 앞길을 가로막혔다.

정가혜는 주서희를 꼭 끌어안으며 얼굴에 난 상처를 확인했고 서유는 주서희의 앞에 서서 미간을 찌푸린 채로 소준섭을 노려보았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죠?”

서유는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주서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대체 왜 손을 올리는 거지?

소준섭은 서유 따위 보이지 않는지 오직 주서희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서희 역시 뺨을 감싼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실망밖에 남지 않았다.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다 주서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던 거,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다 했던 거 모두 거짓말이었어요.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도 결혼하고 싶지도 않아요.”

소준섭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버렸다.

“뭐라고...”

주서희는 뺨을 감싸던 손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당신도 나한테 한번 상처를 줬으니 이제 드디어 공평해졌네요. 우리는 이제 서로 빚진 게 없는 거예요.”

그러고는 서유와 정가혜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렸다.

소준섭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심장이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서희야, 나 좋아했던 적 한 번도 없었어?”

이 모든 게 오직 복수 때문이라는 건가?

주서희는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반평생을 함께한 남자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피식 웃었다.

“좋아했어요. 정말, 정말 많이요.”

서주희가 열네 살이었던 그해, 소준섭이 그녀를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그 순간부터 주서희는 그에게 마음을 뺏겨버렸다.

한번 자각한 마음은 멈출 줄을 몰랐고 소준섭이 아무리 때리고 괴롭히고 욕해도 마냥 그가 좋았었다. 그가 자신을 좋아하기만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주서희의 눈에서 서서히 눈물이 흘러나왔다.

“내가 의학을 배운 게 다 당신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 훌륭한 의사가 되면 나와 결혼해준다고 해서, 당신의 그 의미 없는 한마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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