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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3일 동안 당신이 날 어떻게 모욕했는데요. 난 절대 잊을 수 없어요. 그만 돌아가요.”

그 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향했고 그에 대해 아무 미련이 없는 듯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쿨하게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가슴이 아팠다.

술기운을 빌미로 상처를 빌미로 그녀의 집에 있으면서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미안하다고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그는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였다.

이씨 가문의 별장, 저녁을 먹은 후 이승하는 서유의 손을 잡고 뒷마당으로 향했다.

각양각색의 꽃들로 만발했던 정원은 이제 핑크 장미만 남게 되었고 코를 찌르는 장미의 향기가 가슴속에 스며들고 콧방울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꽃향기를 맡으며 끝없이 펼쳐진 핑크빛 꽃바다와 별빛 가로등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찡해졌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남자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문자보다 여기가 더 좋지?”

그의 말에 로맨틱했던 분위기가 와장창 깨져버렸다.

“방금은 일부러 날 놀린 거죠?”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손가락을 들어 뒤에 있는 하인에게 손짓했다.

“가위 좀.”

하인은 재빨리 가위를 가져왔고 가위를 건네받은 남자는 꽃밭으로 들어가 장미 열한 송이를 잘랐다.

그는 세심하게 가시를 제거한 후 그녀에게 꽃을 건네주었다.

“오늘은 아직 당신한테 꽃을 선물하지 않아서...”

그녀가 손을 뻗어 꽃다발을 건네받자 그가 말을 이어갔다.

“열한 송이 꽃, 한평생이라는 뜻이야.”

그녀는 허리를 굽히고 꽃밭에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남자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이런 건 또 어디서 배운 거예요?”

옅은 미소를 짓던 그는 그녀의 말에 아무 대답도 없이 손만 뻗어 계단에 서 있던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는 그녀를 안고 꽃밭을 가로질러 정원 한가운데 있는 작은 정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흔들 의자에 그녀를 올려놓은 뒤 한쪽 무릎을 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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