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63화

서유는 이승하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앉더니 그의 귀에 다가와 속삭였다.

“여보, 내일 다시 염색하는 게 좋겠어.”

비록 그녀는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아무리 악의가 없더라도 이승하가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웨이터에게 레드 와인을 건네받은 이승하가 그녀를 흘깃 쳐다봤다.

“그럼 우리 거래는 아직 유효한 거야?”

머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지만 매일 밤 두 번의 쾌락을 이대로 ‘취소’할 수는 없었다.

서유는 한 손을 무릎에 대고 턱을 괸 채 잠시 생각하더니 도박판을 가리키며 물었다.

“놀 줄 알아요?”

남자는 두 눈에 뭐든 다 한다는 눈빛이 가득하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몰라.”

모른다는 그의 말에 서유는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원래 약속대로 오늘 밤 100억 이기면 그렇게 해요.”

사실 불야성에서 100억을 따는 것 정도는 흔한 일이었지만, 도박은 게임 방법을 아는 것 말고도 운에 달렸다...

하지만 옆에 있는 이 남자는 놀아본 적도 없었고 설사 즉흥적으로 배운다고 해도 금방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단지 운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이승하의 운을 어쩌면 새로 염색한 머리가 방해할 수도 있었기에 그와 함께 내기를 해도 나쁠 게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서유는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어 있는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언제 시작해요?”

이승하는 그녀가 서두르자 피식 웃더니 고개를 들고 건너편에서 친구들과 잔을 부딪치고 있는 로버트를 향해 턱을 까딱했다.

“시작하지.”

보스가 이렇게 말하는데 로버트가 어찌 감히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그는 곧바로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도박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

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도박판의 초록색 형광 카펫 위에는 여러 종류의 칩 카드가 놓여 있었다.

로버트는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혼혈 특유의 금색 눈동자를 번뜩이며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친구들, 오늘 내가 딜러 역할로 직접 카드를 나눠줄게.”

로버트의 말에 이승하를 제외한 몇몇 도련님들이 놀리기 시작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