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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한동안 단식을 한 소준섭은 많이 여윈 모습이라고 했다.

마음이 약해진 소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녀와의 결혼을 포기하면 그를 풀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준섭은 포기하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죽은 사람처럼 매일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는 집안 사람들에게 그녀와의 결혼을 허락한다면 그녀가 돌아올 거라고 그녀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 말까지 듣고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참 우스운 일이다. 전에는 항상 그에게 자신과 결혼할 것인지에 대해 묻곤 했었다.

돌아오는 말은 자궁도 없는 여자가 어떻게 그와 결혼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토록 그녀를 싫어하던 그가 그녀에게 유혹당하고 그녀에게 속아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와서 죽기 살기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니... 그러나 그녀는 그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을 약속했으니까.

10년을 계획한 복수가 바로 이거였다.

원망 어린 주서희의 눈빛을 보며 정가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곧 윤 선생님과 결혼하잖아요. 지난 일의 일들은 훌훌 털어버려요.”

이제 곧 그녀만의 울타리가 생기게 되었으니 비록 아이를 낳지는 못하더라도 그녀의 앞날은 행복할 것이다.

주서희가 과거의 원한에 갇혀 사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저 남은 인생을 윤주원과 함께 잘 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요. 다 털어버릴 거예요.”

말을 마친 주서희가 손을 뻗어 연이를 품에 안았다.

“인형이 더러워졌네. 서희 이모가 깨끗하게 빨아줄까?”

“싫어요.”

인형을 씻어야 한다는 말에 연이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인형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이모랑 이모보가 돌아오면 이 인형을 줄 거예요.”

연이를 돌봐주던 아주머니가 그랬었다. 그녀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이 인형을 준 거라고.

앞으로 커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 인형을 선물하라고 엄마가 그랬었다.

이모와 이모부는 그녀가 가장 믿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돌아온 후에 그들에게 이 인형을 줄 생각이다.

꼬질꼬질한 인형을 이리 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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