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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이승하는 문을 나서기 전에 고개를 돌려 서유를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김시후가 결혼을 파기했다고 해서 김씨 가문에서도 동의한 게 아니야. 김시후는 언제든지 이씨 가문 사위로 들어와야 할 거야. 너 침대에서 김시후에게 헛바람을 불어넣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걸. 김시후가 널 위해서 온씨 가문과 대적하게 할 게 아니라면 말이야.”

이승하는 이 말을 남기고 돌아서서 맞은편의 남자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의 거만하고 낯선 뒷모습을 응시하며 서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매번 이승하를 대면할 때마다 그녀는 마음에 형언할 수 없는 긴장이 감돌았다.

그가 두려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에게 드러낼까 봐 두려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 그녀는 다행히도 일시적인 통쾌감을 채우려고 의지와는 반대로 그에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자신의 작은 속셈이 이승하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가 어떻게 자신을 조롱하고 오해할지 알 수 없었다.

서유는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서서 세면대 앞으로 가서 손을 씻는 척하며 밖으로 나갔다.

서유를 찾으러 가는 내내 김시후는 온희수에게 시달려 짜증이 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때 물이 잔뜩 묻어 있는 손을 털며 화장실에서 나오는 서유를 보자 그는 온희수를 옆으로 밀어내고 서유에게로 다가갔다.

“서유 씨, 우리 먼저 돌아가요.”

서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시선으로 생각에 잠긴 듯 온희수를 힐끗 쳐다보았다.

온희수는 자신이 방금 충동적으로 서유의 뺨을 때린 게 생각나 그녀가 김시후에게 일러바치기라도 할까 봐 경고의 눈빛을 번뜩였다.

서유는 온희수가 그녀의 뺨을 때리고는 그녀가 말할까 봐 두려워 절절매는 꼴이 조금 우스웠다. 그리고 온희수가 사람을 얼마나 얕잡아 보는지 알았다.

서유는 온희수에게 따귀를 돌려주고 싶었지만 여기는 온씨 가문 영역이었고 만약 그녀가 모든 사람 앞에서 손찌검을 한다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분명 그녀가 온희수를 괴롭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이슈가 되어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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