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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까만 눈동자가 멀어져가는 차량의 뒷모습을 찢어 죽일 듯이 보고 있다.

강현수의 얼굴은 초조함과 분노가 뒤섞여 엉망이 되었다.

강지혁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은 무조건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이런 식으로 증명하려는 건가?

한편, 차량 뒷좌석에 거칠게 내동댕이쳐진 임유진은 몸을 절반 정도 일으키며 물었다.

“강지혁,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왜.”

그녀의 옆에 앉은 남자는 차갑게 웃더니 고개를 돌려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뜨거운 불과 차가운 얼음이 그대로 공존하는 것 같은 눈동자에 임유진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몸을 움찔 떨었다.

그때 강지혁이 갑자기 몸을 기대오더니 두 팔을 시트 위에 올려놓고 그녀를 자신의 품 안에 감싸다시피 했다.

그와 동시에 앞 좌석과 뒷좌석을 연결하는 부분에 가림막이 내려오더니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버렸다.

지금 두 사람이 있는 뒷좌석은 온전히 독립적인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에 임유진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

강지혁은 얼굴을 점점 더 그녀 가까이 가져가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현수가 그렇게도 좋아? 그래서 걔가 선물한 드레스를 입고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었던 거야?”

그의 얼굴에는 질투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렇다. 강지혁은 지금 질투하고 있다. 그것도 미칠 듯이!

아까 임유진에게 붙여준 경호원들에게서 그녀의 사진을 전해 받았을 때 그는 심장이 찢기는 것 같았다.

임유진은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서 강현수와 꼭 끌어안고 있었다.

사진 속의 그녀는 전혀 반항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그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강현수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이 생각이 머릿속에 스치는 순간 질투라는 감정이 온몸을 집어 삼켜버렸다.

강지혁은 강현수가 보라색 드레스와 원피스를 수집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건 대외적으로는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는, 친한 지인들끼리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언제 한번 이한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은 적이 있다.

“현수야, 너 그 옷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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