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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뭐라고 정확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의 시선을 받는 순간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심지어는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멀리, 아주 멀리, 그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그때 잔뜩 움켜쥔 주먹을 누군가가 부드럽게 잡아 왔다.

“무서워요?”

임유진은 강현수에게 잡힌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아니, 떨고 있는 건 오직 그녀뿐이었다.

강현수는 그녀에게 안심이라도 주려는 듯 손을 꽉 잡았다.

“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내가 계속 옆에 있어 줄게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임유진은 천천히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고 그렇게 서서히 손 떨림도 멎어갔다.

강지혁은 두 눈을 줄곧 그녀에게 고정한 채 망설임 없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마치 이곳에 온 목적이 그녀인 것처럼 말이다.

설마 아니겠지...

임유진은 자기가 괜한 생각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번 별채에서 그와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고 자신의 마음을 똑똑히 전했으니까.

게다가 그가 정말 그녀를 찾아온 것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큰 움직임을 보일 필요는 없다.

강지혁은 기다란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이윽고 임유진 바로 앞에 멈춰 섰다. 그는 입꼬리를 예쁘게 위로 말아 올리며 물었다,

“네가 이런 파티를 좋아할 줄은 몰랐네. 그런데 왜 벌써 가려고 그래? 더 있다 가지 않고.”

강지혁은 그녀와 두 눈을 마주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평범하게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임유진은 오히려 털이 쭈뼛서는 느낌이었다.

가까워진 거리로 인해 그녀는 강지혁의 두 눈에 어린 분노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지금 화를 내고 있었다.

“강지혁,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때 강현수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까지 끌고 와서 대체 뭐 하자는 건데?”

“뭐하긴. 내가 찾는 사람을 네가 데려가 버리지 않게 막으려는 거지.”

강지혁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임유진은 그 말에 흠칫했다.

설마 그가 말한 찾는 사람이라는 게 자신인 걸까?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듯 강지혁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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