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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그 말에 임유진은 강현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서서히 입을 열었다.

“나는...”

하지만 이제 막 입을 열려던 찰나 강현수의 손이 입술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입술 위로 전해지는 그의 시원한 체온에 임유진은 순간 몸을 흠칫 떨었다.

강현수는 간절한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오늘은 이대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요. 이 드레스를 입은 채로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요.”

그 눈빛이 너무나도 애절해 보여 임유진은 결국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켜버리고야 말았다.

“집에 데려다줄게요. 여기서 택시 기다리는 것보다 빠를 거예요.”

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현수와 함께 파티장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출구 가까이에 다가가 보니 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가득 모여서 심각한 얼굴로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보였다.

그중에는 무전기를 든 사람도 있었고 상황을 보아하니 큰일이 터진 것 같았다.

이상함을 감지한 강현수가 그들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죠?”

“그게... 누군가의 경호원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밖에 있던 사람들을 전부 다 돌려보내고 이제는 주차장 입구까지 전부 다 막아버렸습니다.”

경호실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난감한 얼굴로 보고했다.

그 말에 강현수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오늘 이 자선 파티의 메인 주최자는 강현수이지만 그가 대표로 있는 KS 그룹 말고도 이름만 대면 알 정도의 대기업 인사들도 함께 힘을 보탠 파티이다.

그러니 여기서 일을 벌인다는 건 그 많은 회사를 한꺼번에 상대하려는 것과도 같다.

S 시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누가 이런 짓을 한 건지 지금 당장 확인해보세요.”

강현수의 말에 경호실장은 서둘러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그렇게 몇 분 정도 흐른 뒤 그는 다시 강현수 앞으로 다가와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이곳을 봉쇄한 사람은... GH 그룹의 강지혁 대표라고 합니다.”

역시 S 시에서 이런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일 수 있는 사람은 강지혁뿐이었다.

강현수는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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