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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9화

미루나는 자랑스럽게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서북에서 장작을 캐는 일도 한 적 있는데 믿을 수 있어? 등에는 아이를 업고 품에는 아이를 안고 장작을 캐고 나면 두 손으로 들고 갔고 한 번에 5,600원 정도 받을 수 있었지. 그렇게 난 조금씩 모아 보름 동안에 서북에서 서경으로 가는 교통비를 마련하여 서경 고성에 정착했던 거야.”

“그러니까 미란다를 만난 곳 말이지?”

신세희가 물었다.

“맞아.”

미란다를 떠올린 미루나는 탄식하며 말했다.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엄선희는 미란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어. 미란다가 날 받아줬을 때 나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왜 그렇게 생각한 건데?”

신세희가 물었다.

미루나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

“왜냐하면 어릴 적부터 난 좋은 사람만 만나왔고 외국에 납치된 이번 사건 말고는 항상 좋은 사람만 만나왔기 때문이야. 세희 씨도, 정아 씨도, 그리고 준명 씨도 모두 좋은 사람이고 외국에 살던 부부도 좋은 사람이었어. 그리고 나를 납치한 그 남자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고 아내분도 좋은 사람이었지. 나는 정말 나쁜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어. 그렇기에 미란다의 다정한 태도에 난 전혀 경계하지 않았고 내 과거와 경험들 모두 미란다에게 털어놓았지. 그런데 이번엔 진짜 늑대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죽이고 내 자리까지 차지하려고 한 늑대였어!”

신세희의 눈빛은 순식간에 독해졌다.

“보아하니 이 여자도 뭔가 준비를 마치고 다가온 거였고 이기세라면 틀림없어, 아니면 선희 씨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병원의 의사들도 모두 미란다가 손을 쓴 게 틀림없어, 지금 미란다가 선희 씨 부모님댁에 있으니까.”

미루나는 이내 다급해졌다.

“안돼, 세희 씨, 그러면 안 되는데..! 비록 미란다가 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내가 아닌 이상 내 부모님을 바로 해치려고 할 거야. 얼마 안 되는 노후자금과 요 몇 년 동안 준명 씨가 부모님께 드린 재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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