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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한 대가 부족해요

여천일이 바닥에 꿇어앉아 권정용의 눈까풀을 들어 올리더니 동공을 살폈다. 동공은 이미 풀린 상태였다. 이어서 권정용의 혀와 입술, 그리고 토해낸 거품과 피를 꼼꼼히 확인했다.

검사를 마친 여천일은 얼굴이 땀범벅이 되어서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손 비서님, 권 총장님은 중독되신 거예요. 그것도 일종의 신기한 독입니다. 저도 지금 당장은 어떤 독인지 몰라서 해독은 어려울 것 같네요.”

손지창이 다급하게 물었다.

“여 신의님, 그러면 어떡합니까? 빨리 방법을 생각해서 권 총장님 좀 살려주세요!”

여천일이 미간을 찌푸리며 약상자를 열었다. 안에서 은침을 꺼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일단 먼저 은침으로 권 총장님 체내의 독소를 가둬두겠습니다. 권 총장님이 토하신 피는 이따 제가 연구해 보고 어떤 독인지 밝혀내면 거기에 맞춰 해독할 수 있습니다.”

“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손지창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러더니 권정용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서준영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여천일도 아는 게 있는 건 확실했다.

“어르신, 여천일이라는 자는 누군가요?”

서준영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안호철이 대답했다.

“강운 총원의 명예 교수네. 서울의 송강호와 동문 사제라고 알려진 자인데 의술이 그래도 뛰어난 편이지. 하지만 송강호가 서울에 가는 걸 택하는 바람에 먼저 출세한 것뿐이고.”

“여천일은 계속 강운시에 남아 있었지. 명성은 송강호보다 못하지만 의술은 송강호와 견줄 수 있을거야. 우리 강운시의 신의지.”

“여천일을 불러오느라 손 비서도 애 좀 먹었을 거야.”

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여천일도 마침 침을 다 놓고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 비서님, 제가 은침으로 권 총장님 몸에 있는 독소를 눌러두었으니 잠시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지금 바로 이 독이 든 피를 분석해 보고 해독제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여 선의님!”

손지창이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사람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여천일이 권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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