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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석훈이 이 말을 꺼내자, 양훈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양훈이 애초에 윤아에게 이 제안을 했을 때, 그녀의 태도는 결코 나오기 싫다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림자도 보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사실, 석훈이 소영을 집으로 데려가고 있을 때, 양훈은 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세 번 건 후에야 윤아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고, 전에 전화할 때의 상태와는 전혀 달랐다.

윤아의 앞뒤 태도의 바뀜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 양훈은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다. 그는 물었다.

“왔었죠? 설마 본 겁니까?”

핸드폰 저편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나갔어요. 그 사람과 같이 있다니 잘 돌봐줘요.”

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쪽에서 전화를 끊었다.

처음엔 양훈은 윤아가 참 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뭔가 짚이는 데가 있었다.

만약 정말 오지 않았다면 봤냐고 물었을 때 그게 뭐냐고 되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침묵했고 조금 지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안 나갔다 답했다.

양훈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석훈이 아직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저렇게 독한 여자가 어딜 봐서 소영이보다 낫냐? 소영은 수현이의 생명의 은인이야. 그때 수현이를 구하려 자기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잖아. 손까지 다치는 바람에 지금까지 흉터 남았고. 내가 진수현이라면 반드시 강소영과 결혼한다.”

석훈의 말에 양훈은 반박했다.

“은혜와 사랑이 같냐?”

“안돼? 소영이 또 얼마나 예쁜데. 남자라면 다 좋아할 스타일이야. 그리고 네 목숨까지 구해줬다고 생각해 봐. 그때면 같다고 여겨도 되지 않냐?”

양훈은 소영에게 눈이 먼 석훈과 상대하기 싫어 방으로 들어갔다.

-

기나긴 밤이 지나갔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깬 수현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그래서인지 머리도 느리게 돌아갔다. 그는 주위 낯선 환경을 둘러보며 몸을 일으켰다.

“깼어?”

양훈이 따뜻한 물을 수현의 앞으로 내밀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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