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성준영의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그런데 천강에 망고는 왜 보낸 거야?”부시혁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소리야?”이에 성준영은 재잘재잘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부시혁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그는 말없이 바로 햇빛 가든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상황을 알아보겠다던 담당자가 부랴부랴 사과를 건넸다.“죄송합니다. 저희 쪽 직원이 대표님께서 이혼하셨다는 사실을 몰랐나 봐요. 그래서 올해도 윤슬 씨 주소로 보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부시혁의 옆에 붙어 통화 내용을 전
항상 우아하고 고고한 모습만 보여주던 부시혁 대표에게 저런 악독한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직원들 중 윤슬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이들이 찍은 영상의 앞부분은 잘라버리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왕수란이 악을 쓰는 모습은 완전히 편집되고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전 시어머니에게 예의 없게 구는 윤슬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게다가 이 영상을 시작으로 윤슬와 남자 모델이 아주 오래전부터 내연 관계였으며 그 관계가 들통나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부씨 집안에서 쫓겨난 것이라는 음모
“그러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일찍 세상을 뜬 큰 딸 생각에 흰 국화꽃 다발을 든 채연희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곧 오열하기 시작했다. 자식을 먼저 앞세운 부모는 떠난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큰 딸을 잃고 큰 딸에게 줄 사랑까지 모두 둘째 딸인 고유나에게 쏟았지만 해마다 기일이 될 때마다 다시 큰 딸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채연희였다.“그만 울어.”고요천은 채연희를 품에 안은 채 위로했다.“오늘은 유정이 기일이기도 하지만 유나 상견례 날이기도 하잖아. 유정이도 하늘에서 보면 분명 기뻐할 거야.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제품 퀄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는 분께서 그런 성급한 결정을 내리셔야 되겠어요?”이에 윤슬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물론 제품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여일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양 대표의 표정은 일그러졌지만 윤슬 입가에 걸린 미소는 더 환하게 빛났다.“오늘 남연시로 출장을 갔던 것도 공장을 직접 살펴보기 위함이에요. 물론 사장님을 직접 만나 뵙고 계약서에 사인도 마쳤고요.”“아니... 여일이라면 내년까지 공장 계획이 풀로 채워진 걸로 아는데... 정말 제가 아는 그 여일 맞
동생?윤슬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윤슬입니다. 저는 동생이 없어요. 전화 잘못 걸었습니다.”“맞아요. 그분이 동생이라고 했어요. 부민혁이라고 하던데.”윤슬은 이름을 듣자마자 부민혁의 온갖 악행이 떠올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죄송합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윤슬은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육재원이 의아한 듯 물었다. “무슨 동생? 신우가 너 찾는데?”“아니, 잘못 걸려 온 전화야.”윤슬과 육재원은 사무실에서 나와 밥을 먹으러 가면서 천성 그룹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했다.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할 때
“부민혁, 네 형수하고 네 형하고 이미 이혼했다는데 어떻게 형수를 불러? 네 엄마처럼 다른 사람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아주 당하네.”“네 엄마는 네가 여자인 줄 알고 낳았을 거야!”학생들의 말에 부민혁이 두 눈을 붉히며 달려들어 주먹질을 하려고 했다.그때, 윤슬이 부민혁의 옷을 잡아당겼다. “경찰서에서도 주먹질하면 네 형 부른다?”부민혁은 윤슬이 정말 부시혁을 부를까 봐 겁이 났다. 부민혁은 윤슬의 손을 뿌리쳤다. 윤슬이 보호자 동의사에 사인을 하고 학생들을 보면서 경찰에게 말했다. “애들끼리 싸우는 건 흔한 일이니
윤슬은 얻어맞은 부민혁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 문을 닫았다. 부민혁은 마치 윤슬과 친한 사람처럼 차를 마음대로 뒤적였다. “차가 안 좋아서 내 다리도 안 들어가네! 이혼할 때 형한테 차 한 대도 못 받았어?”윤슬의 차가 승용차라 부민혁은 긴 다리를 쭈그리고 앉았다. “싫으면 내리든가 형 불러서 좋은 차 타고 가든가!” 윤슬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부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천수만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민혁은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 말했다. “여기 집값이
부민혁은 발로 현관에 있는 서랍을 밀며 버티고 있었다. “정말 너무하네, 내가 설거지도 했는데 오늘 하루 소파에서 자게 해 준다고 죽기라도 해?!” 꼼짝도 하지 않는 부민혁을 보고 윤슬은 핸드폰을 찾으러 갔다.부민혁은 윤슬이 부시혁에게 전화하려고 하자 재빨리 달려가 윤슬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어디다 전화하는 거야. 빨리 끊어!”“너 안 가면 네 형 부를 거야” 윤슬은 핸드폰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형! 수!”“아무리 형수라고 불러도 소용없어. 이 집에서 안 나가면 형 부를 거야.”부민혁은 통화 버튼이 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