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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윤성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왼발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시 통제실로 향했다.

거센 바닷바람 속에서 불길은 거침없이 활활 타올랐다. 검은 연기에 숨이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다행히 밀폐된 공간이 아닌 덕에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다.

얼마 후 드디어 통제실 앞에 도착한 윤성아는 나엽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 힘껏 금속 문을 잡아당기는 소리를 들었다.

나엽은 혹시라도 윤성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어 자기 몸이 다치는 건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문을 부수려고 했다. 뼈가 찌릿찌릿하고 피를 토했는데도 그만두지 않았다. 그가 힘껏 잡아당기던 손잡이는 어느덧 슬슬 덜렁거리기 시작했다.

“나엽 씨!”

희미한 목소리를 들은 나엽은 곧바로 문틈에 대고 말했다.

“성아 씨! 성아 씨에요?”

“네!”

윤성아는 큰소리로 대답하면서 나엽에게 말했다.

“누군가가 저희 방문을 잠그고 불을 질렀어요! 제가 어떻게든 문을 열어볼게요!”

윤성아는 주변에 쓸 만한 도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힘을 다해 자물쇠를 향해 메쳤다.

결국 불이 통제실을 삼키기 전에 자물쇠가 툭 떨어졌다. 안에 갇혀 있던 나엽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나엽은 당장이라도 불에 삼켜질 것 같은 크루즈를 바라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성아 씨, 우리 바다에 뛰어들어요. 일단 잠깐만요.”

나엽은 몸을 돌려 불 속으로 뛰어들더니 아직 타버리지 않은 구명조끼 두 개를 들고 왔다. 그리고 먼저 윤성아에게 입혀주고 자신도 입었다.

손을 맞잡은 채로 바다에 뛰어든 두 사람은 마침 높은 파도를 맞게 되었다. 맞잡은 손은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한 채 풀려버렸지만 높은 파도는 잇따라 밀려왔다.

나엽을 구해내느라 오른쪽 다리가 부러질 대로 부러진 윤성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정신을 잃은 채 파도에 휘말려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성아 씨!”

나엽은 큰 소리로 외치면서 윤성아를 향해 헤엄쳐 가려고 했다. 하지만 또다시 파도가 밀려오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점점 벌어져갔다.

크루즈는 이미 불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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