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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원이림의 고백

윤성아는 또다시 물었다.

“연애는 해 적 있어요?”

“네.”

천우혁은 솔직하게 대답하고 나서 윤성아에게 말했다.

“하지만 오래전의 일이에요. 정말 오래전에 헤어지고 계속 혼자 지냈거든요.”

두 사람은 점심시간 내내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천우혁이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있는 탓에 아무것도 캐낼 수 없었다. 그래서 윤성아도 금방 포기했다.

윤성아의 눈빛은 아주 어두웠고 얼굴에도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가 마치 남 일인 것처럼 얘기를 꺼냈다.

“제가 호진 그룹 대표님의 내연녀라는 소문은 우혁 씨도 들었죠? 그거 사실이에요. 저는 지금도 강 대표님과 만나면서 내연녀로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도 우혁 씨는 제가 좋아요? 제가 강 대표님과 만나고 있는데도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요?”

윤성아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천우혁은 예상치 못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개의치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이런 문제를 무시하고 지나갈 남자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진짜 성아 씨가 좋아요. 그리고 성아 씨가 그런 선택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나간 일은 어차피 지나간 일이에요, 성아 씨. 앞으로 강 대표님을 떠나 저와 함께 해준다면 과거의 일은 따지지 않을게요.”

윤성아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리고 안효주가 천우혁을 이용해 자신을 꼬시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안효주는 그녀가 천우혁에게 빠진다면 강주환에게서 멀어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좋아요.”

윤성아는 빠르게 대답하면서 말을 이었다.

“우혁 씨가 따지지 않는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우리 사귀어요.”

윤성아는 안효주의 함정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만약 이로써 강주환의 미움을 살 수만 있다면 함정도 기회가 될 것이다.

윤성아가 천우혁의 고백을 받아줬다는 사실은 곧 회사 전체에 퍼졌다. 물론 원이림의 대표이사실도 포함해서 말이다.

원이림은 윤성아를 대표이사실로 불러서 물었다.

“윤 비서, 지난번만 해도 천우혁 씨를 안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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