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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착하네

윤성아는 자신으로 인해 친구 혹은 무고한 사람이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상대가 대가를 치러야 마땅한 사람이라면 또 말이 달랐다.

저녁, 강주환은 또다시 엠파이어 가든에 찾아갔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윤성아를 발견했다.

윤성아는 퇴근하고 나서 옷을 갈아입지 않았는지 정갈한 하얀색 티셔츠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은 노란색을 띠는 조명 아래에서 보는 사람에게 편안한 느낌을 줬다.

“오셨어요?”

윤성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강주환의 정장 외투를 받아 들면서 말을 이었다.

“저녁 식사는 이미 준비됐어요. 얼른 드시러 가세요.”

“급한 것 없어.”

강주환은 손을 뻗어 윤성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 기분이 좋았던 그는 그렇게 천천히 윤성아의 호흡을 탐했다.

“착하네.”

강주환은 윤성아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그녀와 손을 맞잡고 식탁 앞으로 가서 앉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식사 시간이 지나고 윤성아는 설거지하러 주방으로 갔다. 그러자 설거지가 끝나기도 전에 강주환이 뒤에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남성 호르몬을 뿜어냈다.

“설거지는 천천히 하고 일단 방으로 가자, 응?”

강주환의 목소리에는 뜨거운 열기가 서려 있었다. 윤성아는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설거지 금방 끝나가요. 일단 씻으러 가세요.”

“같이 씻자.”

강주환은 말을 마치자마자 한 손으로 윤성아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가 들고 있는 그릇을 내려놓으며 손에 묻은 거품을 씻어냈다.

윤성아는 결국 강주환에게 안겨 침실의 욕실로 향하게 되었다. 곧이어 샤워기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두 사람 모두 흠뻑 젖게 되었다.

강주환은 윤성아를 안은 채로 따듯한 물속에서 집요하게 입을 맞췄다. 그의 열정은 다 씻고 욕실을 나설 때까지 지속되었다. 도무지 감당되지 않았던 윤성아는 피곤함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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