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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안효주의 비밀

윤성아만 원한다면 강주환이 아닌 이 세상의 신이 찾아온다고 해도 나엽은 그녀를 지켜낼 자신이 있었다. 그로 인해 치르게 될 대가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바로 윤성아가 피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녀에게 나엽은 아주 중요한 친구였고, 자신으로 인해 나엽이 영향받는 건 무엇보다도 싫었다.

“나엽 씨, 됐어요.”

윤성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돌리더니 나엽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냥 제가 멍청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줘요. 제가 멍청해서 강 대표님을 떠나지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 제발 그냥 내버려둬요.”

“...”

결국 윤성아는 강주환과 함께 떠났다. 그 뒤로 머리 한 번 돌리지 않고 말이다.

‘나엽 씨... 나한테 많이 실망했겠지?’

엠파이어 가든.

강주환은 어두운 안색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윤성아를 이끌고 침실을 향해 걸어갈 뿐이었다. 윤성아를 침대 위에 메친 그는 난폭한 손길로 옷을 찢었다. 그러고는 벌이라도 되는 듯이 거침없이 움직였다. 모든 동작이 윤성아에 대한 자신의 주권을 알리고 있었다.

치열한 밤이 지나고 이른 이튿날 아침.

윤성아는 시름시름 앓으면서 겨우 눈을 떴다. 안색은 환자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입술은 어느덧 피가 말라 딱지가 앉았다. 몸에는 평소의 붉은색이 아닌 멍에 가까운 자주색으로 가득했다.

강주환은 먼저 몸을 일으켜서 윤성아의 알람을 껐다. 그러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집에 가만히 있어. 베린 그룹에 갈 생각하지 말고.”

윤성아는 강주환의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출근을 위해 베린 그룹으로 갔다.

윤성아를 에워싼 회사 분위기는 평소와 확연히 달랐다.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직원들이 이상한 시선을 보내면서 수군거렸다.

“언니, 커피 마셔요. 제가 사왔어요.”

김지수는 윤성아에게 커피를 건네다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언니 설마 강 대표님한테 학대라도 받았어요? 강 대표님한테 맞은 건...”

김지수는 말끝을 얼버무리더니 갑자기 언성을 높이면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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