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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4화

“보내 달라고? 그럴 리 없어!”

프레드는 또박또박 말했다.

손뼉을 치고 난 한소은은 돌아서서 반대편으로 가서 물을 따라 마시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단해! 그럼 끝까지 꿋꿋하게 버텨. 어차피 나도 이젠 나 스스로가 아니면 아무도 날 구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하지만 나 혼자서는 정말 보잘것없으니 당신들 Y 국과 대적할 수 없어. 그래서 기회가 한 가닥이라도 주어진다면 당연히 가장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가 나와 함께 묻혀야 해!”

한소은은 고개를 치켜들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신경도 안 써?”

통증이 좀 편해진 것 같았던 프레드는 한 손으로 책상을 짚고 버티며 일어섰다.

“신경 쓰면 뭐해, 날 놔줄 거야?”

어깨를 으쓱하더니 한소은은 어이없는 어조로 말했다.

“그럴지도...”

프레드가 단호하게 뱉은 한마디에 한소은은 멍해졌고, 잔을 쥔 손이 기울어져 물이 쏟아졌다.

한소은의 반응을 본 프레드는 아이를 가장 신경 쓰는 한소은이 아무렇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심호흡하고 난 프레드는 몸을 가누며 계속 말했다.

“너를 보내준다고, 그건 불가능해! R10에 우리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인적 물적 자원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너도 알잖아. 게다가, 너도 알다시피 다른 사람은 널 대체할 수 없어!”

한소은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대체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해 보였고, 그래서 감히 프레드를 위협한 후에도 여전히 무사할 수 있었다.

“내가 해독만 해준다면 내 아이들을 풀어주겠다는 건가?”

생각에 잠기던 한소은은 확신이 서지 않아 다시 물었다.

“둘 다 풀어줄 거야?”

“그래!”

프레드는 다시 한번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네가 해독만 도와준다면, 그들을 무사히 네 남편에게 보낼 것을 약속할게.”

솔직히 이 조건을 들은 한소은은 마음이 동요했다.

한소은은 자신이 이대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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