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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마성의 알림음을 들은 이영호는 욕설을 퍼붓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잠시 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이도현의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저 자식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이영호는 속으로 욕설을 삼키며 그냥 우연일 거라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지민 선생님 추천으로 전화드렸습니다. 장 선생님의 스승님 되십니까?”

이영호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기에 대고 물었다.

“장지민 선생은 나도 압니다만 누구시죠?”

또 같은 목소리가 양쪽에서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이도현의 방으로 쏠렸다. 장지민은 격앙된 심정을 참지 못하고 사람들의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달려가서 이도현의 방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휴대폰을 들고 있는 이도현의 모습이 보였다.

장지민은 그를 보자마자 기쁨을 금치 못하며 쪼르르 그에게 달려갔다.

“스승님이 어떻게 여기 계신 겁니까?”

스승님 얘기가 나오자 이영호는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장지민에게 따져 물었다.

“장 선생님, 저 인간을 뭐라고 불렀습니까?”

이영호는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믿고 싶지 않았다.

그가 무시했던 시골 의원이 장지민의 스승이라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해도 이건 불가능했다.

“이영호, 스승님 앞에서 예를 취하지는 못할 망정!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우리 스승님 모욕하는 자는 그게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어.”

장지민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장 선생님,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 인간이 누군지 알면 절대 그런 말씀 못하실 겁니다. 저 인간은 8년 전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였어요. 저 망나니를 왜 스승으로 모신 겁니까?”

이영호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두가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장지민 같은 인물이 무능하기로 소문난 이도현을 스승으로 모시다니!

“다시 한번 경고하지만 내 스승님을 모욕하는 자는 그게 누구라도 용서 못해! 지옥이 뭔지 경험하고 싶지 않으면 그 입 다물어.”

장지민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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