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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이경숙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장지민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장지민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건 저도 모릅니다.”

이경숙은 찬물을 뒤집어쓴 느낌이었다.

한껏 기대치를 높여놓고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니? 대체 그럼 그 스승님 얘기는 왜 꺼냈는데?

이경숙은 치미는 분노를 억지로 삼켰다.

하지만 장지민을 탓할 수도 없었다. 그가 빌고 빌어서 이도현을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이도현은 분명히 거절했다. 이 상황에 스승님이라고 말했지만 진짜 그분의 제자라고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이경숙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장지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분이 어디 사시는지는 모르지만 연락번호가 있습니다. 번호를 드릴 테니 직접 통화하세요.”

지난번에 이도현이 약재를 구매하러 왔다가 소창열의 병을 치료한 뒤, 소창열에게 연락번호를 남긴 적 있었다. 장지민은 염치 불구하고 소창열에게서 그의 연락처를 받았다.

이경숙은 장지민이 건넨 메모지를 보물 다루듯이 두 손으로 받았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스승님 성함 좀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 당장 연락해서 그분을 모셔오겠습니다.”

이경숙은 다시 희망에 벅차올랐다. 장지민이 스승으로 인정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분명 한지음을 살릴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씨 가문의 재력으로 그분을 모셔오는 건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때 장지민이 다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

“스승님은 이씨입니다. 여러분이 그분을 설득하길 바라야죠. 두 시간 안에 그분을 모셔와야 합니다. 이 아가씨에게 허락된 시간이 단 두 시간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염라대왕 할아버지가 와도 못 살립니다.”

“장 선생,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이경숙이 정색하며 따져 물었다.

“이 아가씨는 심혈관 질병입니다. 사악한 침술을 시전해서 몸의 사악한 기운을 더 증폭시켰죠. 남아 있던 생기마저 모조리 침식되었단 말입니다. 비록 내가 시간을 벌어두기는 했지만 오래 버티는 건 무리예요. 시간이 지나면 신선이 와도 못 살립니다.”

이경숙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야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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